
녹즙은 반드시 유기농 채소로 만들어야 할까? 삶거나 데치면 생채소의 영양소가 파괴된다는데, 과연 얼마나 많은 영양소가 줄어드는 것일까? 부산대 식품영양학과의 박건영 교수팀과 풀무원이 공동으로 진행한 ‘유기농과 일반 야채 녹즙의 영양성분 비교’, ‘가열처리에 의한 녹즙의 영양성분 비교’연구를 보면 이 의문을 구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먼저 유기농 케일과 일반 케일의 차이점부터 살펴보자. 외관상으로 볼 때, 유기농 케일의 잎은 폭과 길이가 일반 농법으로 재배한 케일보다 조금씩 더 컸다. 특히 잎의 가로길이가 더 긴 것이 눈에 띄었다. 색깔 역시 달랐다. 일반 케일은 옅은 색, 유기농 케일은 진한 녹색이었다. 모양에서도 유기농과 일반 케일은 조금씩 차이를 보였다. 유기농 케일은 잎이 둥글게 퍼져서 자란 반면, 일반 케일의 잎은 길쭉하고 주름이 많았다.

박 교수팀은 사람의 위암세포와 결장암세포에 녹즙 시료를 투입해 암세포의 성장을 저해하는지를 실험했다. 이를 위해 유기농으로 만든 케일 녹즙과 일반 케일즙을 각각 투여해 그 차이를 알아보았다.
실험 결과는 눈에 띄게 달랐다. 일반 케일즙이 위암세포의 성장을 49.2%, 결장암세포의 성장을 27% 저해하는 반면, 유기농 케일즙은 위암과 결장암 세포의 성장을 각각 76.3%와 33% 저해했다. 케일 녹즙 외에 신선초(명일엽), 돌미나리 녹즙 등에서도 일반농과 유기농 제품의 기능성은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결과적으로 유기농 채소로 만든 녹즙이 암 예방에 더 탁월한 효과가 있으며, 영양성분의 함유량도 많음을 알 수 있다.

이번에는 녹즙을 가열했을 때 과연 얼마나 많은 영양소가 파괴되는지에 대한 실험 결과를 보자. 박 교수팀은 풀무원의 케일즙을 네 가지로 나눈 후 하나는 가열하지 않고, 나머지 셋은 각각 끓는 물에 5분, 10분, 20분 데웠다. 그 결과 케일즙에 든 클로로필(엽록소) 성분은 각각 22.6%, 27.3%, 42.5% 감소했다. 케일즙을 20분 동안 데우면 엽록소의 양이 거의 반으로 줄어드는 셈이다. 비타민 C 역시 가열에 따라 함유량이 차례로 줄어들어 20분 가열한 케일즙에는 생케일즙에 함유된 비타민 C의 절반 이하만이 남았다.
클로로필이나 비타민 C에 비해 유산균은 더 큰 차이를 보였다. 단 5분만 물에 끓여도 케일즙에 든 유산균의 80% 이상이 파괴된다. 10분 끓이면 98%의 유산균이 사라져버린다. 유산균 중에서도 락토바실러스는 5분 가열만으로 100% 소실돼버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