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 자유와 함께 내게 엄습한 것은 인생에 대한 책임이다. 자신의 인생을 설계해야 한다는 중압감을 느낄 때면 종종 3년간의 고등학교 생활이 그리워진다.
옛말에 ‘자식을 보면 부모를 알 수 있다’는 말이 있다. 가정교육이 사람의 초기 인격 형성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알려주는 말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고등학교 때 내 안에 쌓인 모든 것은 지금 내가 자유의 바다에서 헤엄쳐나가는 데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을 것이다.
서울대 의예과에 입학한 지 이제 2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나는 포항제철고등학교를 나왔다는 게 항상 자랑스럽고, 인생에 큰 행운이었다고 생각한다.
모교 포철고를 생각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훌륭한 시설이다. 경북 포항의 포스코 주택단지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가보지 않은 사람들은 잘 모른다. 그 아름다운 터전 가운데에서도 가장 좋은 곳에 포철고가 들어서 있다.
입학하기 전부터 나는 늘 학교 주위의 아름다운 경관과 나무 풀 꽃들에 감동했는데, 이러한 것들은 고등학교 3년 내내 힘들 때마다 내게 큰 정신적 위로가 되어주었다. 낮에는 창 밖 야산의 뻐꾸기와 꿩 울음소리를 들으며 수업했고, 밤에 귀가할 때면 소쩍새 울음소리에 가슴을 적시곤 했다.
아름다운 환경 안에 있는 학교 시설도 좋았다. 여름에는 에어컨, 겨울에는 히터를 아끼지 않고 적정한 시간에 적절히 틀어주었기 때문에 공부하면서 온도차로 인해 겪는 어려움이 없었고, 계절에 구애받지 않고 항상 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학생 개개인의 지정석으로 이루어진 도서관도 우리가 받은 혜택 중 하나였다. 이 도서관은 자율학습의 기반이 되는 곳이다. 교실 책상의 경우에는 시야가 열려 있어 공부에 집중하기 힘든 한계가 있는데, 칸막이가 있는 도서관에서는 학생 자신의 계획에 맞춰 집중해 공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학원에 다니거나 과외를 하지 않아도 우리는 도서관에서 밤늦게까지 자학자습하며 학력을 향상시킬 수 있었다.
포철고의 특징은 시설만이 아니다. 우리 학교의 자랑할 만한 전통 가운데 하나로 ‘자주(自主) 주간’을 꼽을 수 있다. 한 달에 한 주 우리 스스로가 주인이 되는 제도인데, 자주 주간이 되면 월요일 아침 조회를 학생회가 구성해 진행하고, 그 주의 하루를 지정해 역시 학생회와 학생들이 중심이 되는 ‘자주 종례’도 한다. 자주 종례는 2, 3학년 학생들이 1학년생들에게 교칙과 학교의 전통을 전달해주는 행사로, 1학년생들은 이 시간을 통해 선배에게서 학교 생활에 대해 많은 조언을 들을 수 있다. 선배들은 1학년에게 가르침을 주는 위치에 있기 때문에 자율적으로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제도들은 우리들이 자율적으로 생활을 조절하는 습관을 갖게 해 대학에 가서도 스스로를 이끌어갈 수 있는 힘을 갖게 해준다. 내 경우를 보아도, 고등학교 때 몸에 밴 자율적인 조절 습관이 홀로 떨어져 삶으로써 무절제해지기 쉬운 대학생활에서 스스로를 다스리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포철고의 장점을 이야기할 때 절대 빼놓을 수 없는 또 한 가지는 면학 분위기다. 포철고는 자율학습 시간에 스스로 남아서 공부하는데, 일찍 가고 싶어도 주변에 남아 있는 학생들이 많아서 그냥 가기 힘들다. 결국 그것이 학력 향상의 원동력이 되었다. 선배들의 면학 분위기가 그대로 후배들에게 전달되는 것도 장점이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1, 2학년 때 3학년 선배들이 열심히 공부하는 모습을 보며 자신을 제어한다. 그러다 3학년이 되면 자신도 모르는 새 공부하는 습관이 몸에 배어 후배들에게 또 ‘3학년의 전통’을 물려주게 되는 것이다.
포철고 학생들이 대입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이유의 절반은 이러한 면학 분위기 덕분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또 다른 절반을 채워주는 것이 훌륭하신 선생님들의 심도 있는 수업이다. 포철고는 사립학교이기 때문에 선생님들이 자주 바뀌지 않는다. 포철고를 ‘나의 학교’라고 생각하는 우리 선생님들이 이끌어가는 수업 수준은 서울 강남의 어느 유명한 학원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정도로 뛰어나다. 뿐만 아니라 입시 위주의 학원 수업과 달리 심화학습이 중심이기 때문에 학생들은 대학 입시라는 극한 상황 아래서도 늘 탐구학습의 태도를 유지할 수 있다.
과학을 예로 들면, 보통 고등학교들은 수능에 대비하느라 문제풀이 위주로 수업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은데, 포철고는 각 과목마다 갖가지 실험을 통해 재미있게 과학을 익히게 한다. 이러한 심도 있는 학습은 대학에 와서 필수 과목들과 실험 과목들을 이수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과학고 학생들과 견주어도 그다지 어려움을 겪지 않을 만큼 ‘특혜’를 누린 것이다. 이러한 탐구적인 수업은 전 과목에 걸쳐 이루어지며, 그 과정에서 교과서 외에도 각종 자료들이 활용된다.
포철고에는 특히 해당 과목 선생님들이 만든 보조교재가 정말 많다. 선생님들이 직접 만든 교재로 수업을 진행하는 경우도 매우 많은데, 그 교재들은 시중의 어느 참고서보다 좋아서 우리들은 수능 시험을 대비할 때도 아예 그 교재를 이용해 공부하곤 했다. 사실 고등학교에 다닐 때는 포철고의 혜택에 대해서 크게 느끼지 못했다. 그런데 삭막한 서울 생활에서 과중한 책임을 느끼며 힘겹게 살아가다 보면, 종종 모교에 대한 추억이 되살아나곤 한다. 그럴 때마다 마음 한구석에서는 그리움과 함께 자랑스런 모교에 대한 긍지가 피어오른다.
포철고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이 학교를 선택하는 것은 미래를 위한 ‘최고의 선택’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옛말에 ‘자식을 보면 부모를 알 수 있다’는 말이 있다. 가정교육이 사람의 초기 인격 형성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알려주는 말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고등학교 때 내 안에 쌓인 모든 것은 지금 내가 자유의 바다에서 헤엄쳐나가는 데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을 것이다.
서울대 의예과에 입학한 지 이제 2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나는 포항제철고등학교를 나왔다는 게 항상 자랑스럽고, 인생에 큰 행운이었다고 생각한다.
모교 포철고를 생각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훌륭한 시설이다. 경북 포항의 포스코 주택단지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가보지 않은 사람들은 잘 모른다. 그 아름다운 터전 가운데에서도 가장 좋은 곳에 포철고가 들어서 있다.
입학하기 전부터 나는 늘 학교 주위의 아름다운 경관과 나무 풀 꽃들에 감동했는데, 이러한 것들은 고등학교 3년 내내 힘들 때마다 내게 큰 정신적 위로가 되어주었다. 낮에는 창 밖 야산의 뻐꾸기와 꿩 울음소리를 들으며 수업했고, 밤에 귀가할 때면 소쩍새 울음소리에 가슴을 적시곤 했다.
아름다운 환경 안에 있는 학교 시설도 좋았다. 여름에는 에어컨, 겨울에는 히터를 아끼지 않고 적정한 시간에 적절히 틀어주었기 때문에 공부하면서 온도차로 인해 겪는 어려움이 없었고, 계절에 구애받지 않고 항상 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학생 개개인의 지정석으로 이루어진 도서관도 우리가 받은 혜택 중 하나였다. 이 도서관은 자율학습의 기반이 되는 곳이다. 교실 책상의 경우에는 시야가 열려 있어 공부에 집중하기 힘든 한계가 있는데, 칸막이가 있는 도서관에서는 학생 자신의 계획에 맞춰 집중해 공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학원에 다니거나 과외를 하지 않아도 우리는 도서관에서 밤늦게까지 자학자습하며 학력을 향상시킬 수 있었다.
포철고의 특징은 시설만이 아니다. 우리 학교의 자랑할 만한 전통 가운데 하나로 ‘자주(自主) 주간’을 꼽을 수 있다. 한 달에 한 주 우리 스스로가 주인이 되는 제도인데, 자주 주간이 되면 월요일 아침 조회를 학생회가 구성해 진행하고, 그 주의 하루를 지정해 역시 학생회와 학생들이 중심이 되는 ‘자주 종례’도 한다. 자주 종례는 2, 3학년 학생들이 1학년생들에게 교칙과 학교의 전통을 전달해주는 행사로, 1학년생들은 이 시간을 통해 선배에게서 학교 생활에 대해 많은 조언을 들을 수 있다. 선배들은 1학년에게 가르침을 주는 위치에 있기 때문에 자율적으로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제도들은 우리들이 자율적으로 생활을 조절하는 습관을 갖게 해 대학에 가서도 스스로를 이끌어갈 수 있는 힘을 갖게 해준다. 내 경우를 보아도, 고등학교 때 몸에 밴 자율적인 조절 습관이 홀로 떨어져 삶으로써 무절제해지기 쉬운 대학생활에서 스스로를 다스리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포철고의 장점을 이야기할 때 절대 빼놓을 수 없는 또 한 가지는 면학 분위기다. 포철고는 자율학습 시간에 스스로 남아서 공부하는데, 일찍 가고 싶어도 주변에 남아 있는 학생들이 많아서 그냥 가기 힘들다. 결국 그것이 학력 향상의 원동력이 되었다. 선배들의 면학 분위기가 그대로 후배들에게 전달되는 것도 장점이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1, 2학년 때 3학년 선배들이 열심히 공부하는 모습을 보며 자신을 제어한다. 그러다 3학년이 되면 자신도 모르는 새 공부하는 습관이 몸에 배어 후배들에게 또 ‘3학년의 전통’을 물려주게 되는 것이다.
포철고 학생들이 대입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이유의 절반은 이러한 면학 분위기 덕분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또 다른 절반을 채워주는 것이 훌륭하신 선생님들의 심도 있는 수업이다. 포철고는 사립학교이기 때문에 선생님들이 자주 바뀌지 않는다. 포철고를 ‘나의 학교’라고 생각하는 우리 선생님들이 이끌어가는 수업 수준은 서울 강남의 어느 유명한 학원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정도로 뛰어나다. 뿐만 아니라 입시 위주의 학원 수업과 달리 심화학습이 중심이기 때문에 학생들은 대학 입시라는 극한 상황 아래서도 늘 탐구학습의 태도를 유지할 수 있다.
과학을 예로 들면, 보통 고등학교들은 수능에 대비하느라 문제풀이 위주로 수업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은데, 포철고는 각 과목마다 갖가지 실험을 통해 재미있게 과학을 익히게 한다. 이러한 심도 있는 학습은 대학에 와서 필수 과목들과 실험 과목들을 이수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과학고 학생들과 견주어도 그다지 어려움을 겪지 않을 만큼 ‘특혜’를 누린 것이다. 이러한 탐구적인 수업은 전 과목에 걸쳐 이루어지며, 그 과정에서 교과서 외에도 각종 자료들이 활용된다.
포철고에는 특히 해당 과목 선생님들이 만든 보조교재가 정말 많다. 선생님들이 직접 만든 교재로 수업을 진행하는 경우도 매우 많은데, 그 교재들은 시중의 어느 참고서보다 좋아서 우리들은 수능 시험을 대비할 때도 아예 그 교재를 이용해 공부하곤 했다. 사실 고등학교에 다닐 때는 포철고의 혜택에 대해서 크게 느끼지 못했다. 그런데 삭막한 서울 생활에서 과중한 책임을 느끼며 힘겹게 살아가다 보면, 종종 모교에 대한 추억이 되살아나곤 한다. 그럴 때마다 마음 한구석에서는 그리움과 함께 자랑스런 모교에 대한 긍지가 피어오른다.
포철고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이 학교를 선택하는 것은 미래를 위한 ‘최고의 선택’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