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0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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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유커 사라져도 솟아날 구멍 있다

남이섬·제주 등 내국인과 동남아인 관광 증가세 … 정성과 배려가 관건

  • 송화선 기자 spring@donga.com, 제주=임재영 동아일보 기자 jy788@donga.com, 박세준 기자 sejoonkr@donga.com

    입력2017-03-27 11: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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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일 이어지던 미세먼지 주의보가 사라진 3월 22일, 강원 춘천시 남이섬 하늘은 가을처럼 청명했다. 눈부시게 쏟아지는 봄볕 사이로 ‘TODAY IS YOUR NAMI ISLAND’라고 적힌 다홍빛 현수막이 나부꼈다. 바로 옆에는 ‘WELCOME TO NAMINARA REPUBLIC’이라는 영어와 ‘설렘~’이라는 한글, 그리고 한자 ‘春(봄 춘)’이 어우러진 오색 현수막이 붙어 있었다. 그 앞에서 보라색 히잡을 쓴 말레이시아 여성 관광객이 활짝 웃으며 기념사진을 찍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남이섬 뒤덮은 히잡 물결

    이날은 중국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대응 조치로 자국민의 한국 단체관광을 전면 금지한 뒤 꼭 일주일째 되는 날이었다. 그사이 제주와 서울 명동, 홍대 앞 등 중국인으로 붐비던 국내 관광지는 거짓말처럼 한산해졌고, 한국 관광산업의 위기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남이섬만큼은 이 모든 변화에서 자유로워 보였다. 이 섬의 상징인 메타세쿼이아 길을 통해 히잡을 쓴 외국인 관광객의 물결이 연이어 흘러갔기 때문이다. 하양, 파랑, 분홍 등 다양한 색의 스카프로 머리를 감싼 여인들은 가족, 친구 혹은 연인으로 보이는 이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남이섬 곳곳을 걸어 다녔고, 그들의 움직임에 따라 다양한 외국어가 들려왔다.

    동남아 출신으로 보이는 여성 관광객 3명에게 말을 붙여봤다. 2명은 인도네시아, 1명은 말레이시아 출신으로 한국행 단체여행팀에서 알게 된 사이라고 했다. 인도네시아에서 교사로 일한다는 20대 여성이 먼저 입을 열었다. “늘 여름만 있는 나라에 살다 한국에 와서 봄 날씨를 접하니 상쾌하고 좋다”고 했다. 말레이시아 여성은 2002년 남이섬을 배경으로 촬영한 한국 드라마 ‘겨울연가’ 이야기를 꺼냈다. 그동안 한국 드라마를 여러 편 봤지만 처음 접한 ‘겨울연가’의 느낌이 계속 마음에 남아 남이섬에 꼭 와보고 싶었다고 한다.

    식구들과 함께 남이섬을 찾은 또 다른 말레이시아 여성도 한국 방문 이유로 한국 드라마를 꼽았다. 그에 따르면 말레이시아에서는 거의 매주 새로운 한국 드라마가 방송된다. 그것들을 대부분 챙겨보는 이 여성이 최고 한국 드라마라고 생각하는 작품은 ‘Goblin’이었다. 기자가 어떤 드라마인지 바로 알아채지 못하는 눈치를 보이자 그는 또렷한 한국어 발음으로 ‘도깨비’라고 일러줬다.

    중국 동시 방영을 겨냥해 만든 드라마 ‘도깨비’는 사드 배치 여파로 정작 중국에 공식 진출하는 데는 실패했다. 하지만 국내 방송과 거의 동시에 동남아, 중남미, 일본, 대만, 홍콩 등에서 인기를 얻으며 적잖은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번에 한국에 와서 인천에도 다녀왔다”고 자랑했는데, 알고 보니 인천은 ‘도깨비’의 주요 촬영지 가운데 한 곳이었다. 그가 인천과 더불어 남이섬을 찾은 건 먼저 한국을 다녀간 친구가 이곳 풍경이 아름답다고 얘기했기 때문이라고. 전명준 남이섬 사장은 이에 대해 “요즘 동남아에서 남이섬은 한국의 대표 여행지 가운데 하나로 널리 알려졌다. 남이섬이 ‘겨울연가’의 배경이다 보니 일본인 관광객이 많을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사실 남이섬을 찾는 일본인은 한 해 4000명 수준에 불과하다. 요즘 남이섬을 찾는 주류는 동남아 출신 관광객으로, 이들은 남이섬을 필수 코스로 놓고 다른 일정을 정한다”고 밝혔다.





    중국을 넘어 세계로

    남이섬 통계에 따르면 특히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필리핀, 베트남 등 동남아 주요 6개국 출신의 남이섬 방문이 크게 늘고 있다. 2015년 39만 명에서 지난해 58만 명으로 48.7% 증가했다. 베트남인 관광객이 1년 사이 6만 명 많아지고 말레이시아(4만 명), 인도네시아(3만 명) 출신 관광객 또한 증가한 영향이라고 한다. 반면 같은 기간 중국인 관광객은 30만 명에서 35만 명으로 5만 명(16.6%)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지난해까지만 해도 단일 국가 중 관광객 수 1위를 차지하던 중국이 올해 3월 3위로 내려앉고 1, 2위는 차례로 태국, 대만 차지가 됐다. 4위는 말레이시아, 5위는 베트남이다. 지난해 남이섬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의 출신국은 121개국에 이른다.

    이처럼 다양한 나라의 관광객이 남이섬을 찾다 보니 중국인 관광객이 줄어든 상황에서도 남이섬을 방문하는 외국인 수는 오히려 늘고 있다. 3월 현재 방문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7~8% 늘었다. 중국인을 제외하면 22% 증가했다. 게다가 남이섬을 찾는 전체 관광객의 약 60%(지난해 기준으로 전체 330만 명 중 200만 명가량)는 한국인이다. 이들 외국인은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적 환경 변화와는 무관하게 꾸준히 남이섬을 찾는다. 남이섬만큼은 최근 한국을 덮친 관광업계 위기의 안전지대에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최근 업계에서는 사드 후폭풍을 계기로 한국 관광업의 체질을 바꾸려면 남이섬을 배워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눈을 잠시 다른 곳으로 돌려보면 남이섬 사례가 얼마나 특별한지 금세 알 수 있다. 제주관광공사가 2월 발표한 ‘해외관광시장 동향보고서’에 따르면 1월 제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 중 중국인 비중이 86.3%에 달하는 것. 최근 들어 중국인 비중이 가장 높았던 지난해 8월(90.5%)에 비하면 다소 떨어졌는데도 이 정도다. 그러다 보니 중국인 관광객의 존재를 상수로 여기고 영업해온 여행사, 면세점, 식당 등은 당장 생존 자체가 불투명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직원을 줄였는데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아요. 매장을 접어야 할지, 손해를 감수하면서라도 견뎌야 할지 판단이 서지 않습니다.”

    중국인 단체관광객(유커)의 필수 방문코스 가운데 하나인 제주시 연동 ‘바오젠 거리’에서 화장품 매장을 운영하는 A씨의 얘기다. 길이 400m가량의 바오젠 거리는 2011년 중국 바오젠그룹 직원들의 대대적인 인센티브 여행을 계기로 조성됐다. 화장품, 식당, 기념품점 등 중국인 단체관광객을 겨냥한 업소가 즐비하지만 3월 21일 거리 풍경은 말 그대로 썰렁하기 그지없었다.

    중국인 관광객이 주로 투숙하는 제주시 연동 한 호텔의 출입문은 굳게 잠겼고, 발 디딜 틈이 없던 면세점에선 개별여행객(싼커)만 드문드문 보였다. 중국인들이 제주 방문 시 반드시 들러야 하는 ‘성지’처럼 여기는 성산일출봉, 제주국제공항 근처 무료 관광지인 제주시 용두암 등도 한산했다.



    텅 빈 명동 거리

    3월 21일 제주를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866명으로 지난해 같은 날 5822명의 15% 수준으로 확 줄었다. 중국 도시와 제주를 잇는 항공기 162편 가운데 98편이 운항을 중단했으며, 크루즈 221편이 제주 기항을 취소했다. 왁자지껄한 중국어, 선물꾸러미 등으로 넘쳐나던 제주국제공항 국제여객터미널, 제주항국제국내여객선터미널은 수년 전처럼 조용하게 변했다.

    서울의 중국인 관광 중심지 명동 역시 마찬가지 풍경이었다. 명동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B씨는 “이제 명동에서 중국인을 보기 어려워졌다. 가끔 중국어를 하는 외국인 손님도 대부분 대만이나 홍콩 사람”이라고 했다. 3월 21일 찾은 명동에서는 중국어 간판조차 찾기 어려웠다. 2주 전인 7일 같은 거리를 찾았을 때만 해도 식당 앞에는 대부분 중국어로 써놓은 메뉴 간판이 서 있었다. 그것이 영어나 일본어 간판으로 바뀐 것이다.

    역시 서울에서 중국인이 많이 찾던 장소인 서울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 근처 거리에서도 중국인을 만나기 어려웠다. 인근에서 부동산중개업소를 운영하는 C씨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홍대 앞 거리에서는 행인과 어깨를 부딪치면 대부분 중국인일 정도로 중국인 관광객이 많았다. 그런데 이제는 거리에서 중국어를 듣기도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거리에서 6년째 외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소품점을 운영하는 D씨는 “최근 매출이 지난달에 비해 20~30%가량 줄었다. 이참에 아예 옷가게나 내국인 대상 소품점으로 업종을 바꿔볼까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작은 건물과 옷가게가 밀집한 인근 ‘홍통 거리’도 상황은 비슷했다. ‘홍대로 통하는 거리’라는 뜻에서 이런 이름이 붙은 이 거리에는 평소 중국에서 인기 높은 SBS 예능프로그램 ‘런닝맨’ 관련 홍보물이 붙어 있었다. 그러나 이날은 어느 곳에서도 ‘런닝맨’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었다. 홍통 거리에서 기념품 가게를 운영해온 상인 E씨는 최근 판매 물품을 모자와 휴대전화 케이스 등으로 바꿨다며 “중국인이 더는 오지 않으니 내국인용 물품 위주로 들여놓은 것”이라고 밝혔다.



    7개국 언어로 된 안내문

    10년 동안 인도네시아 전문 여행가이드로 일한 F씨는 여행업계의 이런 분위기를 매우 걱정했다. 그에 따르면 중국인은 그동안 한국이 뭘 잘해서 우리나라에 온 게 아니다.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았는데도 알아서 한국을 찾았고 막대한 돈을 써왔다. 여기에 익숙해진 여행업계는 호황이 계속될 줄 알고 현실에 안주하다 돌발 상황을 맞았다.

    “여행업계에서는 그동안 중국어 가이드를 ‘걸어 다니는 중소기업’이라고 불렀어요. 똑같이 30명 규모의 팀을 인솔할 경우 중국인은 팀당 1000만 원쯤 쓰는 게 일도 아니거든요. 수수료로 먹고사는 가이드가 막대한 수입을 올리는 거죠. 하지만 인도네시아 팀은 100만 원도 안 쓰는 경우가 많아요. 그러니 중국어 가이드를 하던 분들이 다른 나라 관광객을 가이드하려 해도 성에 안 차는 겁니다.”

    F씨의 얘기다. 반면 남이섬은 달랐다. 돈이 되는 나라, 안 되는 나라를 구분하지 않았다. 남이섬 입구에는 한국어, 영어, 중국어, 일본어뿐 아니라 타이어, 베트남어, 말레이-인도네시아어로 각각 제작한 7종류의 안내 브로슈어가 비치돼 있다. 산책로 한편에서 각국 전통의상을 입은 눈사람 모양의 인형이 방문객을 반기고, 여러 나라 말로 쓰인 환영 입간판도 각 나라의 국기와 함께 시선을 빼앗는다.

    남이섬에 들어가려면 반드시 타야 하는 배 위에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와 대만인이 국기로 여기는 청천백일기가 나란히 걸려 있는 것도 남이섬에서 볼 수 있는 특별한 점 중 하나다. 배에 몸을 싣고 하늘로 시선을 돌리면 태극기, 성조기, 일장기, 베트남기, 태국기 등 말 그대로 ‘만국기’가 펄럭이는 가운데 중국과 대만의 상징 깃발도 차별 없이 어울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전명준 사장은 이것을 ‘배려와 정성’이라는 단어로 설명했다. “남이섬을 찾는 사람들, 여기서 예쁘고 아기자기한 풍광을 즐기고 사람 냄새를 맡으며 평화로운 순간을 누리려는 이라면 누구에게든 마음을 활짝 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는 것이다. 그는 “청천백일기를 내걸면 중국인 관광객이 안 오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애초부터 하지 않았다. 여기는 정치와 국경을 초월한 ‘나미나라 공화국’ 아닌가”라고도 했다. 중국인 관광객이 사라진 3월 남이섬에서 여전히 중국어가 들리는 건 많은 대만 사람이 이곳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

    남이섬 안에 2011년 건립된 무슬림을 위한 기도실 ‘무솔라(Musolla)’도 주목할 장소다. 한국관광공사는 2010년 한국을 배경으로 하는 말레이시아 드라마의 제작을 지원한 일이 있다. 당시 남이섬이 주요 배경 가운데 하나로 등장했는데, 이 드라마가 말레이시아뿐 아니라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 동남아 다른 나라에서도 방송되면서 남이섬은 ‘겨울연가’ 이후 또 한 번 동남아 관광객의 눈길을 끌게 됐다고 한다. 이들 지역에 많이 사는 무슬림 관광객의 남이섬 방문도 자연스레 늘어났다. 이들을 맞이하면서 남이섬은 매일 메카를 향해 기도해야 하는 이슬람교도들이 좀 더 편안히 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아예 섬 내부에 68㎡ 규모의 전용 기도실을 짓기로 했다. 2011년의 일이다. 전명준 사장은 “당시엔 무슬림 관광객이 얼마나 늘어날지 확신이 없었다. 하지만 이익보다 중요한 건 배려라고 생각했고, 그분들이 편안하게 머무는 데 꼭 필요한 공간이라면 만들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고 했다. 이 기도실은 이후 144㎡ 규모로 확대됐고, 이제는 남이섬을 상징하는 명소가 됐다.



    무슬림 친화형 여행 명소

    최근 강원연구원이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현재 강원도를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의 67.7%가 남이섬을 찾았다. 설악산(16.9%)이나 스키장(16.5%)보다 훨씬 높은 비율이다. 이들이 강원도에서 굳이 남이섬을 찾는 배경에는 풍광과 한국 드라마 등 여러 요소가 있겠지만, 방문객에 대한 남다른 배려도 그중 하나라는 것이 많은 이의 평가다. 특히 동남아인 관광객이 지속적으로 증가한 배경에는 한 번 찾았던 이들의 강력한 ‘입소문’이 있다고 한다.

    3월 22일 오후 성별로 나뉜 무솔라에서 여자 전용 기도실을 찾았다. 가장 먼저 눈에 띈 건 이슬람 율법에 따라 무슬림들이 기도 전 씻을 수 있도록 마련해둔 세족대였다. 그곳에서 몸을 씻는 의식을 마친 이들은 기도실 안에서 메카 방향으로 절을 한 뒤 조용히 방을 빠져나왔다. 현장에서 만난 한 말레이시아 여성은 “같은 건물 안에 무슬림이 걱정 없이 다양한 음식을 먹을 수 있는 할랄 식당이 있는 점도 말레이시아 사람들이 남이섬을 좋아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라고 밝혔다.

    할랄은 이슬람 율법 하에서 무슬림이 먹고 쓸 수 있도록 허용된 제품을 총칭하는 용어다. 한국관광공사가 인도네시아 등에 사는 무슬림 소비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9.1%가 식품 구매 시 할랄 로고를 확인한다고 답했다. 할랄 인증 여부가 가격보다 중요하다고 답한 비율도 97.9%에 달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는 공식 할랄 인증을 받은 식당이 10여 곳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중 하나가 남이섬에 있는 아시안패밀리레스토랑 ‘동문’이다. 기도실 앞에서 만난 말레이시아 여성은 “다음에 다시 한국에 온다면 그때는 부산을 가보고 싶다”며 “부산은 시푸드가 풍부해 상대적으로 걱정 없이 음식을 먹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무슬림 종파에 따라 다르지만 해산물은 일반적으로 할랄이라고 한다. 그는 “서울의 깨끗한 환경이 마음에 들지만 좋은 식당을 찾는 게 어려웠다”고 말하면서 “‘동문’ 같은 식당이 다른 관광지에도 많이 생겼으면 한다”고 했다.



    한국인이 찾는 한국 관광지

    다행히 최근 우리나라 다른 관광지에서도 이들을 배려하는 변화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가 2월 발표한 핵심 사업 계획 중 ‘방한시장 다변화’ 항목에는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의 출신국을 다양하게 하기 위해 동남아 고성장 7개국(MVPS HIT·말레이시아, 베트남, 필리핀, 싱가포르, 홍콩, 인도네시아, 대만의 머리글자를 딴 용어) 소비자를 겨냥한 테마 상품 30선을 개발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또 관광시장의 새로운 중심이 될 수 있는 무슬림이 편하게 여행할 수 있도록 5대 접점(공항, 관광지, 호텔, 쇼핑시설, 식당) 인프라를 개선하고 무슬림 관광전문가를 육성하겠다는 내용도 담겼다.

    문화체육관광부, 법무부 등 8개 부처는 3월 22일 제5차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동남아인 관광객이 제주 방문을 위해 인천·김해국제공항에서 환승할 경우 닷새 동안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기로 했다. 이에 발맞춰 그동안 중국인 관광객에 대한 시장 의존도가 너무 높았다는 반성이 나온 제주지역에서도 ‘관광시장 다변화’ 노력이 시작된 참이다. 특히 관광 마케팅 활동 범위를 동남아를 비롯해 일본, 대만 등지로 넓히는 분위기다. 올해 일본, 대만, 동남아 지역 4개국을 잇는 6개 직항노선을 개설하고 마카오, 필리핀, 미얀마, 라오스 등 8개국 9개 도시를 연결하는 직항 전세기를 취항할 계획. 또 무슬림 관광객 유치를 위해 인프라 개선사업을 전개하고 관광지 순환버스와 입장료를 하나로 결제 가능한 ‘원 패스 스마트 투어’ 시스템도 도입하기로 했다.

    한편 제주도는 상대적으로 한적한 제주를 즐기기를 원하는 내국인 관광객 유치에도 본격적으로 나섰다. 4월 한 달 동안 제주에서 열리는 왕벚꽃축제, 유채꽃축제, 우도소라축제, 한라산 청정고사리축제 등과 연계한 그랜드 세일을 실시하고 28개 공영관광지를 무료로 개방하며 관광숙박업소, 사설관광지, 골프장, 관광식당 등은 최대 65%까지 할인행사를 한다. 전문가들은 한국 관광업의 ‘중국 쇼크’를 해결하는 또 하나의 방법은 이러한 국내 관광산업 육성이라고 입을 모은다.

    3월 21일 제주를 찾은 내국인 관광객은 3만3722명으로 지난해 같은 날 3만1705명에 비해 2000명가량 증가했다. 올해 들어 21일까지 제주를 찾은 내국인 관광객도 255만624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34만4413명)에 비해 8.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여유 있게 제주관광을 즐기려는 내국인이 늘어 국내선 탑승률은 별다른 차이가 없다”고 했다. 카페들이 즐비한 제주시 구좌읍 월정리와 애월읍 한담리,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 등은 쪽빛 바다와 노란 유채꽃을 배경으로 봄 정취를 즐기려는 내국인 관광객으로 여전히 붐비기도 했다. 이승찬 제주도 관광국장은 “국내 시장 극대화, 개별관광객 확대, 시장 다변화로 이번 위기를 극복하겠다”며 “이를 계기로 고질적인 저가관광 등 관광시장 구조도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명준 사장도 “중국의 한국 단체관광 중단 결정은 그동안 중국시장에만 집중해 성장해온 한국 관광업계에 변화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면서 “한국은 사계절이 뚜렷하고 문화콘텐츠가 풍부해 동남아와 중남미 등 해외 여러 지역의 관광객이 매력을 느낄 만한 곳이다. 풍광 좋은 북한강을 따라 이어지는 청평~가평~남이섬~춘천~화천의 다양한 관광지를 모아 ‘북한강 관광벨트’를 조성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통해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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