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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노홍철이 될 순 없다!” 가치투자 종목을 찾아라 [한여진의 투자 다이어리]

오늘도 뚠뚠! 선실패-후공부 중

  • 한여진 기자 119hotdog@donga.com

“여자 노홍철이 될 순 없다!” 가치투자 종목을 찾아라 [한여진의 투자 다이어리]

투자 전문가들은 왜 가치투자 종목을 콕 안 짚어주는 걸까. 혹시 그들도 모르는 것은 아닐까. 그 덕분에 오늘도 나는 가치투자 종목을 찾아 ‘뚠뚠’ 중이다. [GettyImages]

투자 전문가들은 왜 가치투자 종목을 콕 안 짚어주는 걸까. 혹시 그들도 모르는 것은 아닐까. 그 덕분에 오늘도 나는 가치투자 종목을 찾아 ‘뚠뚠’ 중이다. [GettyImages]

‘7일 만에 개망이라고? 손절해라’ ‘종목을 선택할 때는 최소 1년간 들고 갈 유망주를 엄선하세요’ ‘소름. 내가 쓴 줄. 투자한 곳도, 넣은 돈도 잃은 돈도 거의 똑같아요’ ‘본인의 선택, 본인의 책임!’ ‘기초부터 주식 공부해라’…. 

주식투자기를 쓴 ‘개망! 언제 팔아? 생애 첫 주식투자 7일 만에 수익률 –10.59%’ 기사에 달린 댓글 중 일부다. 공감한다는 말도, 당장 그만두라는 조언도 있었다. 그중 유독 눈에 들어온 댓글은 바로 ‘기초부터 주식 공부해라’. 아니 도대체 주식공부를 어찌한단 말인가. 

경제뉴스도 보고, 주식 책도 읽으며 나 나름 주식공부(?)를 하면서 불안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당분간 주식 애플리케이션(앱)을 보지 않겠다고 다짐한 것이 무색하게 시시때때로 주식 앱을 들락날락하는 나를 발견하고 ‘깜놀’하기도 한다. 

그러던 중 넷플릭스를 보다 ‘핵공감’ 프로그램을 만났으니, 바로 카카오TV 웹 예능프로그램 ‘개미는 오늘도 뚠뚠’이었다. 주식이든, 비트코인이든, 부동산이든 매수만 하면 ‘떡락’, 매도하면 ‘떡상’해 ‘홍반꿀’(노홍철과 반대로 투자하면 꿀이다)이라는 별명이 붙은 노홍철, 즉흥적으로 매수·매도하는 초단타 투자로 ‘딘딘하다’라는 신조어까지 만든 래퍼 딘딘, 역대급 팔랑귀에 등극한 김종민, 예수금의 뜻도 모르는 아이돌 러블리즈의 미주까지 연예계 주식 문제아들의 리얼 주식투자기가 바로 내 이야기 같았다. 

“신이 하늘에서 보고 있다 내가 주식만 사면 ‘떡락’ 버튼을 누르는 것 같다”는 노홍철의 셀프 디스에 미친 듯이 웃는 나를 발견했다. 남의 불행에서 위안을 얻는다고 했든가. ‘마이너스계의 큰손’ 노홍철의 투자 실패기를 보자 마음이 치유되고 있었다. 노홍철, 딘딘, 김종민을 보고 있자니 꼭 내 모습 같아 ‘웃프’기도 했다. 멘토로 등장하는 투자 전문가 김프로와 슈카의 조언에는 귀가 저절로 열렸다. 그들은 입 모아 “가치투자하라!”고 외치고 있었다.




가성비 따지며 주식 쇼핑해야

리얼 주식투자 웹 예능프로그램 ‘개미는 오늘도 뚠뚠’. [카카오TV 캡처]

리얼 주식투자 웹 예능프로그램 ‘개미는 오늘도 뚠뚠’. [카카오TV 캡처]

평소 청바지 하나를 사도 어느 브랜드인지, 어느 사이트에서 사는 것이 저렴한지, 브랜드 세일은 언제인지 따져보는 내가 왜 주식은 앞뒤 안 가리고 달려들어 샀을까. 백화점 세일 기간에 세일 제품을 안 사면 손해 보는 것과 같은 심리 아니었을까. 

한때 ‘70% 할인’ ‘균일가’ ‘역대급 세일’이라는 말에 필요 없는 제품을 숱하게 샀다. ‘가성비’는 물론, 필요성을 따져보지도 않고 말이다. 내 첫 주식투자는 ‘역대급 상한가’ ‘수익률 200%’ ‘코스피 3100 돌파’ 등의 단어에 현혹돼 주식을 당장 사지 않으면 손해 보는 것 같아 눈이 뒤집혀 ‘담근’ 것이었다. 마치 백화점 의류 세일 매대에서 남들이 먼저 픽할까 봐 입어보지도 않고 쇼핑백이 터져라 옷을 담았던 것처럼. 물론 그렇게 구입한 옷은 몇 번 입지 못하고 의류분리수거함으로 들어가기 일쑤였다. 첫 주식투자는 분리수거까지는 아니더라도 실패다. 

그렇다면 다음은 어찌해야 할까. 친구들 사이에서 ‘세일 매대녀’로 불리던 나는 수년 전부터 가성비 쇼핑을 즐기고 있다. 가능하면 필요한 옷만 구입하는데, 옷을 사기 전 소재를 따져보는 것은 필수, 체형에 맞는지도 꼭 입어보고 확인한다. 무엇보다 세일 기간에 구입한다. 지금 당장 입고 싶은 옷이라도 몇 달만 참으면 30~50%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데 굳이 원가에 사면 손해 보는 것 같아서다. 

주식도 옷을 구입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종목의 가성비를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이것이 주식투자 전문가들이 말하는 ‘가치투자’다. 가치투자는 기업 가치에 비해 싸게 거래되는 주식에 투자해 올랐을 때 팔아 수익을 얻는 투자 방법이다. 주식의 가치를 따져보려면 우선 시가총액, PER(Price Earning Ratio), PBR(Price Book-value Ratio), ROE(Return On Equity) 등을 확인해야 한다. 시가총액이란 상장된 주식을 시가로 평가한 총액으로, 현재 평가받는 그 회사의 주식 가치를 뜻한다. 예를 들어 배터리 제조사 LG화학과 중국 CATL을 비교해보자. 2월 17일 기준 세계 1위 LG화학 주가는 95만7000원이다. 시가총액은 67조 원. CATL 주가는 7만936원이고 시가총액은 165조 원이다. 주가 차트만 보면 LG화학 주가가 10배 이상 높은 것 같지만 시가총액으로 따지면 LG화학이 세계 1위 기업임에도 CATL보다 저평가받고 있는 것이다. 

PER는 기업 수익이 시가총액에 도달하려면 몇 년이 걸리는지 나타내는 주가수익비율이다. 특정 기업의 PER가 8이라면 그 기업은 지금의 시가총액까지 돈을 벌려면 8년이 걸린다는 뜻이다. 따라서 PER가 낮으면 저평가된 기업, 높으면 고평가된 기업이다. PBR는 주가순자산비율로, 주식이 기업의 순자산 가치에 비해 얼마에 거래되는지를 나타낸다. 어떤 편의점의 순자산가치가 1억 원인데 PBR가 0.67이라면 1억 원 상당 편의점을 6700만 원에 인수할 수 있다는 의미다. PBR 수치가 1보다 작을 경우 저평가받고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ROE는 자기자본이익률이라는 뜻으로, ROE가 높을수록 한 해 동안 많은 수익을 냈다고 볼 수 있다. 

나는 현재 이런 재무 정보를 감각적으로 익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뉴스나 일상에서 기업 이슈를 접하면 무조건 주식 앱을 열어 재무 정보를 살펴보는 습관을 들이고 있다.


백화점 세일과 같은 매수 시점

여기에 하나 더! 재무 정보 이외에 개미투자자가 따져봐야 할 것은 바로 매수 시점이다. 상한가 뒤 언젠가는 조정 단계가 온다는 사실. 한 달가량 주식 사이클을 지켜보니 10~30% 급등 뒤에는 반드시 조정 시기가 왔다. 그러니 백화점 세일 기간을 기다리는 것처럼 적절한 매수 시기를 포착해야 한다. 단, 백화점은 세일 기간이 정해져 있지만 증시는 그렇지 않으므로 다양한 종목의 사이클을 꾸준히 살펴봐야 한다. 물론 한눈에 반했는데 곧 완판될 것 같은 스니커즈가 있다면 세일 기간이 아니라도 구입해야 하는 것처럼 ‘가심비’ 주식도 있다. 

요컨대 재무 정보와 시기 등을 살펴보고 가능한 한 낮은 가격에 구입해야 한다. 주식 공부를 한다며 ‘손절’을 선언한 가운데 ‘매수’ 버튼을 꾹 누른 피비파마(950210)처럼. 

그나저나 투자 전문가들은 왜 가치투자 종목을 콕 안 짚어주는 걸까. 혹시 그들도 모르는 것은 아닐까. 그 덕분에 오늘도 나는 가치투자 종목을 찾아 ‘뚠뚠’ 중이다.





주간동아 1277호 (p30~31)

한여진 기자 119hotdo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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