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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비대위는 ‘공감하는 보수’로 탈바꿈하는 시험대” [당돌한 초선]

브랜드·이미지 메이커 미래통합당 허은아 의원

  • 박세준 기자 sejoonkr@donga.com

“김종인 비대위는 ‘공감하는 보수’로 탈바꿈하는 시험대” [당돌한 초선]

허은아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당선인. [조영철 기자]

허은아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당선인. [조영철 기자]

21대 국회는 신인의 장이다. 전체 의원 가운데 초선의원이 50.3%로 절반을 넘는다. 저마다 전문성과 비전을 품고 국회에 입성한 정치 신인을 만나 어떤 정치로 한국을 바꿔나갈 계획인지 들어봤다. 

허은아(48)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당선인(현 미래통합당)은 국내 최고 이미지 전략 전문가로 꼽히는 인물이다. 삼성전자, SK텔레콤, LG전자 등 크고 작은 기업의 이미지 컨설팅은 물론, 대선후보, 국무총리, 장관, 국회의원 등 정치인의 인사청문회와 TV토론의 자문 역할을 맡아왔다. 2011년 한상대 전 검찰총장의 인사청문회 준비 때도 허 당선인이 활약했다. 

그는 1월 정계에 입문했다. 미래통합당 전신인 자유한국당에 영입된 것. 이후 자매정당인 미래한국당 비례대표로 21대 총선에 출마, 마지막 당선번호인 19번으로 원내 진출에 성공했다. 브랜딩 전문가인 그는 앞으로 보수 색채가 짙은 미래통합당을 어떻게 쇄신해나갈 것인가. 그의 포부와 구상을 들어봤다.

‘미래통합당=차갑고 무능력한 남자’

-총선에서 미래통합당이 패배했다. 그 이유가 어디 있다고 생각하나. 

“과거 보수 야당 이미지를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차가운 도시 남자’였다. 친절하지는 않지만 능력 있는 정치 집단이라는 인식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 이미지는 차갑고 무능력한 남자다. 친절하지도, 그렇다고 능력이 있지도 않은 이미지다. 실제로 무능력해진 것은 아니다. 단지 그렇게 보일 뿐이다. 정책과 방향에 대해 국민에게 친절히 설명하고 설득했어야 하는데, 결과로 보여주면 국민이 알아주리라 생각했던 것 같다. 반면 여당은 상당히 친절하다. 국민 눈높이에 맞춰 같은 메시지도 여러 번 전달한다. 이 과정에서 국민은 여당이 일하고 있다는 인식을 갖게 된다. 비유하자면 설명을 열심히 하는 과외 선생님 같은 이미지다. 보수당은 능력은 있는데 이를 설명하는 일에 소홀했던 것 같다.” 

- ‘발목 잡는 야당’이라는 이미지도 있는 듯하다. 

“밖에서 보면 ‘왜 야당은 발목만 잡을까’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런데 막상 당에 들어와 직접 보니 발목을 잡는 것이 아니었다. 토론하려고 의견을 개진하는 것뿐이었다. 모든 정책에는 명과 암이 있는 만큼, 정책의 문제점을 짚고 부작용을 최소화하자는 것이 당과 각 의원의 생각이었다. 다만 말하는 방식이 다투는 것처럼 보일 여지는 있다. 친절하게 미괄식으로 정책과 의안의 좋은 부분을 설명하고 우려되는 부분을 밝히는 방식이 좋다. 하지만 보통은 두괄식으로 문제점을 먼저 말해 오해가 생겼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체제가 들어서게 됐다. 당에 어떤 이미지 변화가 생길 것으로 예상하나. 

“그간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경륜을 갖춘 관료나 학자, 법조인 출신이 주류를 이뤘다. 하지만 이번 김종인 비대위는 청년, 중도, 여성에 방점을 두었다. 이 인선부터가 김종인 체제의 지향점을 나타내고 있다. ‘가르치는 보수’에서 ‘공감하고 해결하는 보수’로의 이미지 변화를 기대한다.”

“국민이 원하는 리더상 찾아낼 것”

허은아 당선인은 “국민이 원하는 리더상을 찾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허은아 당선인은 “국민이 원하는 리더상을 찾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 보수당에 대한 인식을 어떤 방법으로 바꿀 계획인가. 

“이미지 컨설팅을 하면서 여러 집단을 관찰한 결과, 리더가 집단의 특성과 성격을 정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정치도 마찬가지다. 여야 관계없이 어떤 리더를 내세우느냐에 따라 국민 인식은 물론, 당 성격까지 달라질 수 있다. 이때 가장 중요한 점은 국민이 원하는 인물을 찾는 것이다. 그동안 정치권이 제시한 인물과 국민이 원하는 인물상에는 간극이 있었다. 단적인 예로 대선주자를 살펴보자. 정치권에서 거론되는 ‘차기 주자’ ‘잠룡’은 있지만, 정작 국민이 원하는 인물이 어떤 특성을 갖췄는지에 대한 고민은 해본 적이 없다. 이 특성을 찾아볼 계획이다. 전문가들의 조언과 빅데이터 분석 등을 통해 국민이 원하는 리더상을 찾아내고 이에 맞는 인물을 정당에서 제시할 수 있다면 보수의 이미지 쇄신은 물론, 국민이 정치권에 대해 갖고 있던 일종의 불신도 해결할 수 있으리라 본다.” 

-기간은 얼마나 걸릴까. 

“일단 ‘국민이 원하는 리더’와 ‘국민이 원하는 보수’라는 매뉴얼을 정립하는 일에 3~4개월을 쓸 생각이다. 당선 직후부터 지속적으로 자료를 모으고 각계각층 전문가들로부터 이야기도 들으며 리더상을 찾고 있다. 내년 3월부터는 이에 맞춰 보수당의 리더, 대선주자를 찾을 예정이다.” 

-보수의 정체성을 세우고 리더를 찾는 것은 그간 해오던 외부 전문가 자리에서도 할 수 있는 일로 보인다. 

“의원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발언권 차이는 크다. 과거 정치인들에게 자문할 때도 전문가의 이야기가 당이나 의원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는 적었다. 단적인 예로 3, 4선 의원들이 젊은 전문가의 이야기를 귀담아듣기는 어렵다. 초선이라도 일단 의원이 되면 내 전문성에 대한 발언권이 커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브랜딩 영역 외에 의원으로서 하고 싶은 입법 활동이 있을 것 같다. 관심 있는 상임위원회가 있나.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를 1순위로 써서 냈다. 해외에서 보는 한국 이미지는 여전히 IT(정보기술) 강국이다.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가장 주효한 전략은 강점을 최대한 살리는 것이다. 한국의 강점은 바로 ‘IT 강국’이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이미 갖췄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부 법안이 IT산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 최근 개정된 ‘데이터 3법’(개인정보 보호법,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처럼 시장에는 이미 기술과 인력이 있지만, 법상 문제로 관련 산업의 발달이 늦어지는 경우가 있다.” 

-불필요한 규제를 고치는 것 외에 과방위에서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규제해야 할 부분에 대해서는 확실히 짚고 넘어가려 한다. IT산업 현황을 제대로 공부해 최근 ‘n번방 사태’처럼 수사망의 빈 곳을 이용한 범죄를 막고 싶다. 동시에 청년 창업에도 도움을 줬으면 한다. 20년간 회사를 경영한 당사자로서 한국에서 스타트업을 창업해 살아남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누구보다 잘 안다. 일단 자본이 없으면 시작이 어렵다. 투자를 받는 것도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제도 개선을 통해 청년들이 좀 더 쉽게 창업에 도전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





주간동아 1242호 (p8~10)

박세준 기자 sejoonk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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