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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 플레이스

아이돌 카페 팝업스토어 탐방기

  • 강현숙 기자 life77@donga.com

아이돌 카페 팝업스토어 탐방기

강렬한 레드 컬러의 서울 마포구 ‘카페 와디즈’ 외관에는 방탄소년단 멤버 진의 대형 얼굴 현수막이 걸려 있다. [김도균]

강렬한 레드 컬러의 서울 마포구 ‘카페 와디즈’ 외관에는 방탄소년단 멤버 진의 대형 얼굴 현수막이 걸려 있다. [김도균]

# 얼마 전 X1(엑스원) 김요한의 ‘광팬’인 지인으로부터 아이돌 콘셉트의 카페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아이돌의 생일이나 데뷔 1주년 같은 특정 기념일이 되면 카페에서 컵홀더를 나눠주는 이벤트를 벌이고, 아이돌의 사진도 전시해놓아 팬들의 핫 플레이스로 등극했다는 것이다. 과연 어떤 곳일지 자못 궁금해졌다. 

요즘 아이돌 팬은 팬심 보여주기에 무척 적극적이다. 아이돌의 생일이나 기념일에 해당 이름으로 기부하는 것은 물론, 시내버스 외부광고 또는 지하철 전광판 광고로 아티스트를 축하한다. 근래 들어 인기를 끄는 곳은 일명 ‘컵홀더 이벤트’로 불리는 카페 팝업스토어다. 팬들이 카페를 통째로 빌려 자체 제작한 컵홀더를 무료로 나눠주면서 짧게는 1~2일, 길게는 일주일가량 자신들이 좋아하는 스타를 축하하고 알리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 동시에 이벤트가 벌어지기도 한다.


진의 얼굴 사진이 들어간 컵홀더. [김도균]

진의 얼굴 사진이 들어간 컵홀더. [김도균]

방탄소년단(BTS) 팬클럽인 ‘아미’라고 밝힌 한 팬에 따르면 “컵홀더 이벤트가 생긴 것은 연예기획사 측이 고가의 선물을 받지 않는 분위기가 조성됐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아끼는 아티스트의 특별한 날을 맞아 선물 대신 카페를 대관해 그를 주인공으로 카페를 꾸미고, 컵홀더를 나누면서 함께 축하한다는 것이다. 아이돌 연예기획사의 한 간부는 “새로운 형태의 서포터나 팬서비스로 이해하고 있다. 아티스트를 사랑하는 마음은 감사하지만, 간혹 팬들 사이에 과열된 경쟁구도가 형성돼 걱정스럽기도 하다”고 전했다. 팬들끼리 카페 규모나 컵홀더 제작 개수 등으로 과열 경쟁을 벌이기도 한다고. 이 간부는 “회사 입장에서 볼 때 아티스트의 이미지 관리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사진이 쓰이면 난감하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아이돌 서포터용 카페 팝업스토어가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며, 카페는 어떻게 꾸며지는지 살펴보고자 아이돌 카페로 소문난 ‘카페 와디즈’를 12월 2일 방문했다.


방탄소년단 ‘진’의 생일 축하 이벤트

1, 2 카페 내부는 다양한 진의 
사진으로 꾸며져 있다. 3 카페 곳곳은 포토존으로, 사진을 찍는 팬들로 가득했다.

1, 2 카페 내부는 다양한 진의 사진으로 꾸며져 있다. 3 카페 곳곳은 포토존으로, 사진을 찍는 팬들로 가득했다.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 자리한 ‘카페 와디즈’는 아이돌 컵홀더 이벤트를 벌이는 곳으로 유명하다. 지난해 6월 문을 열고 현재까지 방탄소년단, 몬스타엑스, 엑스원, NCT(엔시티), 러블리즈, 빅스, 위너 등 수많은 아이돌 팬덤의 행사가 열렸다. 기자가 방문한 날에는 방탄소년단의 멤버 ‘진’의 생일을 축하하는 이벤트가 열리고 있었다. 11월 30일부터 생일 당일인 12월 4일까지 닷새간 진행됐다. 




진의 얼굴이 클로즈업된 사진에 팬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김도균]

진의 얼굴이 클로즈업된 사진에 팬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김도균]

강렬한 레드 컬러의 카페 외관에는 진의 대형 얼굴 현수막이 걸려 있어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10개 테이블 조금 넘는 자리가 마련된 카페 내부는 그야말로 진에게 헌정하는 공간이다. 벽 곳곳에는 이벤트를 주최한 팬이 직접 촬영한 사진으로 제작한 액자들이 조르르 걸려 있다. 한 코너에는 진의 사진으로 장식된 생일 축하 상도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다. 카페에 흐르는 음악은 당연히 방탄소년단의 노래. 음료는 기존 메뉴와 동일하지만 행사 기간에는 음료를 주문할 때 주최 측이 제공하는, 진의 얼굴이 새겨진 컵홀더와 미니 포토카드를 선물로 준다. 또한 메뉴 중 딸기우유와 밀크티, 더치커피는 진의 얼굴 스티커가 붙은 보틀에 담아 판매한다. 이 기간에는 특별히 그의 이름을 따 ‘딸기찌니’ ‘밀크티찌니’ ‘찌니더치’로 불린다. 계산대 바로 옆에 붙은 판매대에 보틀이 가득해 마치 스타와 함께 음료를 주문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김대환 ‘카페 와디즈’ 대표는 “카페 대관료는 따로 받지 않고 추가 비용 없이 통째로 빌려준다. 케이팝(K-pop) 전도에 일조하는 기분도 들고, 아이돌에 따라 1시간 넘게 대기줄을 설 만큼 인기라 카페 홍보와 매출에도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국내외 팬들의 만남, 이익 남는 이벤트?

1 진의 얼굴 스티커가 붙어 있는 음료 3종은 보틀에 담아 판매한다. 2 아기자기하게 연출한 생일 축하 코너.

1 진의 얼굴 스티커가 붙어 있는 음료 3종은 보틀에 담아 판매한다. 2 아기자기하게 연출한 생일 축하 코너.

아이돌 카페 팝업스토어 공지는 보통 아이돌 팬 계정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게시된다. 이를 팬들이 보고 공유하며 방문하는 방식이다. ‘카페 와디즈’에서 열린 진의 생일 이벤트 주최자는 평소 사진 찍기를 즐기는 여성 열혈 팬이다. 그는 “진을 좋아하는 팬의 마음으로 생일을 축하해주고 싶어 이벤트를 열게 됐다. 카페에 디스플레이된 액자 사진은 모두 직접 촬영했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진을 아끼는 여러 팬과 만날 수 있고, 카페를 방문한 일반 손님에게는 아티스트를 알리는 기회가 되기 때문에 좋다”고 덧붙였다. 

카페 손님은 학생, 주부, 중국인, 대만인 등 연령과 국적이 다양하다. 카페에서 만난 30대 주부 차모 씨는 “트위터 공지를 보고 컵홀더와 포토카드를 받으려 방문했다. 전시된 진의 사진이 무척 예쁘고 카페도 잘 꾸며놓아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또 다른 방문객인 대구에서 온 20대 바리스타 윤모 씨(여)는 “방탄소년단 7명은 모두의 사랑이다. 진의 생일을 축하하고 싶어 지난주 서울에 왔는데 일부러 일정을 늘려 카페를 찾았다”고 밝혔다. 

진의 사진으로 꾸며놓은 카페 내부는 곳곳이 포토존이다. 손님은 대부분 음료 주문을 마치면 매장 구석구석을 촬영하느라 바쁘다. 특히 중국과 대만에서 온 외국인들이 눈에 띄었다. 한국어학당에 다닌다는 20대와 30대의 대만 여성들은 “스타의 사진을 보는 재미가 크고 생일도 축하해줄 수 있어 기쁘다”고 입을 모았다.


아이돌 카페 점차 늘어날 전망

1 카페 곳곳에 진의 사진이 전시돼 있어 찾아보는 재미가 크다. 2 진의 얼굴 스티커가 부착된 음료 보틀은 인기 메뉴. 3 음료를 주문하면 무료로 주는 컵홀더와 선착순으로 제공되는 포토카드. [김도균]

1 카페 곳곳에 진의 사진이 전시돼 있어 찾아보는 재미가 크다. 2 진의 얼굴 스티커가 부착된 음료 보틀은 인기 메뉴. 3 음료를 주문하면 무료로 주는 컵홀더와 선착순으로 제공되는 포토카드. [김도균]

컵홀더 이벤트가 열리는 카페에서는 주최자의 성향에 따라 다양한 행사도 마련된다. 예를 들어 ‘석진(방탄소년단 진)이가 쏘는 겁니다’라는 식으로 주최자가 선착순 50명에게 아메리카노를 무료로 주기도 하고, 마지막 날에는 팬들이 모여 케이크 촛불을 켜놓은 뒤 생일 축하 파티를 열기도 한다. 김 대표는 “간혹 스타가 깜짝 방문해 팬들을 감동시킬 때도 있다. 아이돌의 엄마가 지인들과 함께 찾아와 뿌듯해하는 경우도 봤다”고 전했다. 

진의 생일 축하 컵홀더 이벤트는 전국적으로 100개 넘는 카페에서 열렸다. 버블티 전문점 ‘아마스빈’의 전국 190개 지점에서는 컵홀더와 포토카드를 선물로 주는 이벤트를 생일날부터 물품이 없어질 때까지 벌이기도 했다. 영국 런던 한 카페에서는 진의 생일을 맞아 컵홀더를 받으려고 길게 줄을 선 광경이 펼쳐지기도 했다. 

축하 이벤트가 열리는 카페 여러 곳을 돌며 인증샷을 찍는 팬도 많다. 그만큼 아이돌 카페 팝업스토어를 통한 컵홀더 이벤트가 앞으로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카페 와디즈’의 경우 이진혁, 한승우, 방탄소년단 뷔의 행사가 기획돼 있고 내년 상반기까지 일정이 꽉 차 있다”고 말했다. 

컵홀더 이벤트를 벌이는 카페가 많아지면서 순수한 팬심을 악용하는 사례도 종종 들려온다. 카페 공간 활용에 따라 과도한 추가 비용을 요구하는 식이다. 이와 함께 컵홀더 이벤트 주최자의 상당수인 ‘홈마’(아이돌의 사진을 찍는 ‘홈마스터’의 줄임말)의 굿즈가 저작권, 초상권에 저촉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홈마가 직접 제작, 판매하는 컵과 응원도구 등은 높은 인기를 보이며 불티나게 팔리는 실정이다. 

스타를 사랑하고 아끼는 순수한 팬심이 담겨 있다면 이벤트는 즐거움으로 시작해 즐거움으로 끝난다. 하지만 팬심을 상업적으로 악용한다면 문제가 될 여지가 충분하다. 팬들 역시 진짜 자신의 스타를 위한다면 어떤 행동이 옳은지 판단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주간동아 2019.12.06 1217호 (p4~7)

강현숙 기자 life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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