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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한-베 상생경제협력

직접투자 가장 많이 한 한국, 경제협력도 선도적 역할

베트남은 한국의 3위 수출 대상국이자 한-아세안 무역액 중 45% 차지

  • 김기준 코트라 동남아대양주지역본부장

직접투자 가장 많이 한 한국, 경제협력도 선도적 역할

11월 8~9일 베트남 꽝남성에서 열린 ‘한국-베트남 투자기술협력 포럼’ 개막식. [사진 제공 · 코트라]

11월 8~9일 베트남 꽝남성에서 열린 ‘한국-베트남 투자기술협력 포럼’ 개막식. [사진 제공 · 코트라]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이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G조 선두를 지켰다. 경기가 있는 날이면 하노이 미딩국립경기장까지 이어지는 대로가 꽉 막힐 정도로 베트남은 축구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그리고 이 관심은 자연스럽게 베트남에서 가장 유명한 한국인, 박항서 감독에게로 이어진다. 베트남의 열정 있는 선수들과 한국 박항서 감독의 탁월한 코칭기술이 맞아떨어진 결과인 것이다. 박 감독이 전하는 승전보는 마치 한국 기업들과 베트남 기업들이 경제협력을 이뤄가는 과정과 비슷해 보인다.


상생협력의 경제공동체

한국 측 발표 내용을 청취하는 베트남 기업인들. [사진 제공 · 코트라]

한국 측 발표 내용을 청취하는 베트남 기업인들. [사진 제공 · 코트라]

우리 정부의 신남방정책은 바로 3P(People, Peace, Prosperity)에 기반을 두고 상생번영을 추구하고 있다. 과거 우리나라가 고도성장기에 이룩한 산업·경제발전의 노하우를 통해 자국 경제를 육성시키고자 하는 베트남의 필요를 채워주면서 시장 규모를 확대해가는 것이다. 

우리 정부는 2017년 말부터 신남방정책을 통해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국가와 경제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베트남은 한국과 아세안 교역액의 45%를 차지한다는 점, 베트남에 진출한 우리 기업이 약 8000개에 이를 만큼 제조·생산 네트워크가 긴밀하게 구축됐다는 점에서 양국은 상생과 협력의 경제공동체로 발돋움했다고 할 수 있다. 

1992년 수교 당시 5억 달러에 불과하던 양국의 교역 규모는 짧은 시간에 130배 이상 성장했으며, 베트남은 이제 한국의 3위 수출 대상국이 됐다. 또한 8000여 개에 이르는 우리 기업들의 탁월한 기술력, 지역경제에 대한 기여, 활발한 사회공헌활동은 양국 간 문화적 동질감, 역사적 유대감과 어우러져 한국에 대한 우호적인 인식을 형성하는 데 이바지하고 있다. 

코트라(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는 지난해 8월 1일 동남아대양주지역본부를 기존 싱가포르에서 하노이로 이전하고, 올해는 다낭 무역관을 개소해 신남방지역 진출 지원을 위한 조직 재정비를 완료했다. 내년부터는 베트남을 비롯한 신남방 국가 무역관에 ‘신남방 기업협력센터’를 설치해 개별 기업이 접근하기 어려운 정보의 제공과 현지 주력 산업 협력의 거점 역할을 할 계획이다. 우리 정부의 ‘신남방정책 2.0’ 시대를 앞두고 이러한 기능을 보강해 우리 기업들에게 지속적으로 현장 정보를 제공하고, 국가별로 주요 산업 밸류체인을 구축하기 위한 직접투자나, 현지 기업과 조인트벤처(JV) 또는 기업 인수합병(M&A) 등이 자연스럽게 활성화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그린필드형에서 브라운필드 방식으로

직접투자 가장 많이 한 한국, 경제협력도 선도적 역할
1986년 호찌민의 도이머이(개혁정책) 이후 외국인투자금액(FDI) 집계가 시작된 1988년부터 올해 9월(9월 20일 기준)까지 한국은 8190개 프로젝트에 약 657억7000만 달러(약 77조5430억 원)를 투자해 베트남의 최대 투자국이 됐다(누계 기준· 표 참조). 단순 금액 기준으로도 전체 베트남 FDI의 약 18.4%를 차지해 일본과 싱가포르를 앞질러 베트남과의 경제협력에서 선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다만 2016년부터 별도로 집계되고 있는 주식 매입 및 지분 투자 등 간접투자는 올해 3분기까지 홍콩(41억4000만 달러·39.7%), 싱가포르(20억2000만 달러·19.2%), 한국(13억3000만 달러·12.8%), 중국(5억7000만 달러·5.5%) 순으로 나타났다. 최근 타이어 제조, 철강, 화학제조 분야에서 중국의 8억 달러 규모 투자 사례 등을 감안할 때 중국계 자본의 베트남 투자 동향 추이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도 견고한 성장세

스타트업 쇼케이스관에서 비즈니스 미팅을 하고 있는 
한-베트남 기업인들(오른쪽). 베트남 빈롱성 투자 제도 및 인센티브와 관련해 베트남 지방정부 관계자와 우리 기업이 상담하는 모습. [사진 제공 · 코트라]

스타트업 쇼케이스관에서 비즈니스 미팅을 하고 있는 한-베트남 기업인들(오른쪽). 베트남 빈롱성 투자 제도 및 인센티브와 관련해 베트남 지방정부 관계자와 우리 기업이 상담하는 모습. [사진 제공 · 코트라]

최근 한국 기업들의 투자 동향에서 주목할 점은 ‘형태’와 ‘지역’의 변화다. 올해 우리 기업의 베트남 간접투자는 총 1973건, 13억3000만 달러(약 1조5330억 원) 규모로 건수로는 직접투자 형태를 넘어섰으며, 금액으로는 직접투자의 약 40.4% 수준에 이르렀다. 역대 우리나라의 베트남 간접투자액은 2017년 8억4000만 달러 → 2018년 12억8000만 달러 → 2019년 9월 13억3000만 달러로 확대됐으며, 그 형태도 그린필드형 투자보다 리스크가 적은 브라운필드 방식으로 변모해가고 있다. 

한국 기업이 진출한 베트남 최대 지역은 박닌성으로 전체 투자의 15.6%(102억7000만 달러)를 차지한다. 지역별 투자 분포는 북부 57.5%, 남부 36.1%, 중부 및 기타 지역이 6.4%이다. 초기 한국 기업들이 호찌민을 기점으로 남부지역에 주로 진출했다면, 부품소재 기업들이 클러스터를 형성하면서 북부지역으로 투자 거점이 옮겨가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베트남 정부가 균형성장 정책의 일환으로 중부지역에 집중적으로 경제특구(Economic Zone)를 건설해 매력적인 투자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항만 인프라 개발 등도 이뤄지고 있어 우리 기업들의 중부지역 제조업 투자 수요 역시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최근 베트남은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도 견고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북부와 남부지역에 집중된 경제성장으로 중부지역의 균형성장이 중요한 해결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이러한 베트남 정부의 균형성장 수요에 한국 기업의 자본과 기술력을 결합시킬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자 신남방정책특별위원회를 비롯한 다양한 한국 정부 기관이 머리를 맞댔다. 그리고 11월 8일 코트라와 여러 민관 주체들로 구성된 ‘신남방 비즈니스 연합회’는 베트남상공회의소(VCCI)와 공동으로 8~9일 베트남 중부 꽝남성에서 ‘한국-베트남 투자기술협력 포럼’을 개최했다. 베트남 중부에서 최초로 개최되는 고위급 인사 참여 경제포럼이었다. 특히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앞두고 2020년 아세안 의장국인 베트남과 협력을 공고히 하면서 명실상부한 경제 동반자 관계임을 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베트남 지역 균형성장에 일조

꽝남성은 베트남 중부 대표 도시인 다낭에서 서남쪽으로 약 60km 떨어진 곳으로, 2003년 4만2000ha 규모의 출라이(Chu Lai) 자유경제구역이 조성됐으며 베트남 최대 자동차 기업 타코(Thaco)가 진출해 있는 지역이다. 

베트남에서는 찡 딩 중 경제부총리를 비롯해 베트남상공회의소장, 꽝남성 인민위원회 당서기 등이 대표로 포럼에 참석했고 한국에서는 주형철 청와대 경제보좌관 겸 신남방정책특별위원장, 권평오 코트라 사장, 김영주 한국무역협회장, 박노완 주베트남 한국대사, 김광현 창업진흥원장 등이 참석했다. 

이번 행사는 11월 8~9일 양일간 비즈니스 포럼, 비즈니스 상담회, 출라이 자유경제구역 시찰, 현지 진출 기업 간담회로 구성됐으며, 한국 기업인 150여 명, 베트남 기업인 3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띤 협력의 장을 만들었다. 양국의 스타트업 또한 상호 교류와 투자 협력 기회 마련을 위해 참석했다. 

11월 25~26일 문재인 대통령과 아세안 각국 정상들은 사람 중심 공동체, 상생 번영의 혁신 공동체, 평화로운 동아시아 공동체라는 3대 미래청사진에 합의하는 것으로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의 막을 내렸다. 향후 ‘신남방정책 2.0’을 본격 추진함에 앞서 한국의 아세안 대외정책에 각 신남방국가들이 지지와 공감을 표하면서 한층 심도 있는 추진 동력을 마련한 셈이다. 

현재 우리 경제는 대외적으로는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불확실성의 일상화에 시달리고 있고, 내부적으로는 내수시장 위축과 제조업 경쟁력 약화라는 위기에 봉착해 있다.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려면 한-베트남 양국을 하나의 경제공동체로 인식하고, 양국 간 상호협력을 통해 기술·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물자·인력·문화 등 다방면에서 교류를 확대하려는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정부의 ‘신남방정책 2.0’에 맞춰 코트라도 양국 기업들의 수요와 강점을 결합한 ‘윈윈(win-win)’형 경제협력 모델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다.






주간동아 2019.11.29 1216호 (p28~31)

김기준 코트라 동남아대양주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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