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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을 피크닉처럼!

잠은 집에서 해결하는 당일캠핑, 색다른 휴식으로 인기

  • 강지남 기자 layra@donga.com

캠핑을 피크닉처럼!

경기 파주 ‘옳은휴식 하루’는
‘톰 소여의 모험’을 모티프로 한 오두막 7채를 갖추고 있다. [김도균]

경기 파주 ‘옳은휴식 하루’는 ‘톰 소여의 모험’을 모티프로 한 오두막 7채를 갖추고 있다. [김도균]

경기 고양시 일산에 거주하는 최병진(34) 씨는 ‘변절한 캠퍼’다. 총각 시절, 그리고 신혼 때 주말마다 텐트를 비롯한 각종 장비를 챙겨 전국 캠핑장을 다녔다. 아빠가 된 후에도 갓난아기를 안고 캠핑을 떠났다. 하지만 캠핑이 전처럼 신나지 않았다. 자신만큼 캠핑을 사랑하는 아내와 함께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며 텐트를 설치하는 재미가 컸는데, 아이가 생긴 후로는 아내는 아이를 돌보고 자기 혼자 텐트를 쳐야 했기 때문이다. 버려진 삼겹살과 하얗게 타버린 숯, 빈 소주병이 널브러진 캠핑장이 아장아장 걸으며 뭐든 입에 넣고 보는 아이에게는 위험한 장소라는 사실도 새롭게 알게 됐다. 

하지만 자연 속에서 느긋한 시간을 보내는 캠핑의 ‘맛’을 포기할 순 없었다. 최씨는 그 대신 ‘숙박’을 포기하기로 했다. 캠핑 장비를 내려놓고 경기 파주 연다산동의 ‘옳은휴식 하루’(옳은휴식)의 단골이 됐다. 이곳은 먹을거리만 챙겨 가 하루 종일 숲속에서 시간을 보낸 뒤 밤 10시에 퇴실해 집으로 돌아오는 당일캠핑장이다. 한 달에 두세 번씩 이곳에서 주말을 보내는 그의 가족은 어느새 다른 단골들과 어울려 지내는 사이가 됐다. “두 번째 마주치면 인사하고, 세 번째 만나면 대화를 나누게 되더라”는 것. 

“다들 사연이 나와 비슷했다. 캠핑을 좋아하지만 어린 자녀 때문에 각종 장비를 챙겨 가 야외 텐트에서 하룻밤을 보내기는 부담스럽고, 그렇다고 도시를 떠나 휴일을 보내는 즐거움을 포기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이다. 간편하게 와서 편안하게 시간을 보내다 잠은 집에 가서 자는 것에 다들 만족해한다. 나도 나이가 들다 보니 잠은 역시 집에서 자는 게 편하다.(웃음)” 


‘옳은휴식 하루’를 운영하는 이덕재-정은하 부부. [김도균]

‘옳은휴식 하루’를 운영하는 이덕재-정은하 부부. [김도균]

옳은휴식은 이덕재(48) 사장의 7~8년에 걸친 역작이다. 경기 연천에서 오토캠핑장을 운영하던 그는 국내 캠핑문화가 ‘글램핑’, 즉 캠퍼들이 직접 장비를 가져오지 않고 캠핑장이 미리 마련해놓은 캠핑 시설을 이용하는 형태로 바뀌어가는 것을 목격했다. 하지만 그가 보기에 글램핑에는 한계가 있었다. 캠핑문화를 체험하고 싶은 초보자에게 ‘텐트살이’ 적응은 쉬워 보이지 않았다. 캠핑문화가 점점 밤새 ‘먹고 마시는’ 쪽으로 바뀌어가는 것을 개선해보고도 싶었다. 

마침 그의 고향 마을이 개발 붐을 타면서 물류창고 같은 산업 시설이 하나 둘 들어서기 시작했다. 그는 6대째 살아온 고향 땅의 나무가 베어지고 흙이 콘크리트로 덮이는 것을 막는 동시에 “가족끼리 돗자리 하나 들고 나가 하루 종일 놀 만한 곳이 왜 없을까” 하는 오랜 의구심을 스스로 해소하기로 맘먹었다.




‘톰 소여’의 오두막

‘옳은휴식 하루’의 숲속 놀이터(왼쪽)와 카페. 이덕재 사장은 자신의 조부모와 부모가 사용하던 옛 물건들을 인테리어 소품으로 활용하고 있다. [김도균, 오성균]

‘옳은휴식 하루’의 숲속 놀이터(왼쪽)와 카페. 이덕재 사장은 자신의 조부모와 부모가 사용하던 옛 물건들을 인테리어 소품으로 활용하고 있다. [김도균, 오성균]

‘옳은휴식 하루’의 수영장(왼쪽)과 객실 내 소파 공간. [김도균]

‘옳은휴식 하루’의 수영장(왼쪽)과 객실 내 소파 공간. [김도균]

옳은휴식은 2016년 12월 문을 열었다. 이 사장은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3300㎡ 규모의 나지막한 산에 ‘톰 소여의 모험’을 모티프로 한 7개의 오두막과 카페, 그리고 카페 건물 위층에 자리한 2개의 객실을 마련했다. 모토는 ‘숙박을 걷어낸 새로운 개념의 당일 휴식 공간’. 각 오두막은 26~26㎡(약 7~8평) 규모로 방과 화장실, 부엌, 다이닝 공간을 갖추고 있다. 외부 데크에는 피크닉 테이블이 마련돼 있어 바비큐도 즐길 수 있다. 두 줄로 나란히 놓인 오두막을 지나면 숲속 놀이터가 나온다. 키 큰 나무에 매달아놓은 그네, 굵은 나무를 기둥 삼아 밧줄로 엮은 흔들다리, 나무판자로 지은 요새 등이 참나무 숲 아래 펼쳐져 있다. 그는 “산골짜기에서 골바람이 불어 내려와 늘 시원한 자리에서 할아버지가 낮잠을 주무시곤 했는데, 바로 그 자리에 그네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 사장은 여름에 오는 아이들에게 종이컵을 들고 다니면서 산딸기를 따보라고 권한다. 지금은 대학생과 고등학생이 된 그의 아이들이 어릴 때 심었던 산딸기가 여기저기로 퍼져 나가 여름마다 작고 빨간 열매를 맺고 있는 것이다. 그는 오두막 아래쪽에서 벼농사를 짓는다. 겨울이면 논에 볏짚을 썰어 깔아놓고 야구나 축구를 하는 공터로 활용한다.


오토캠핑  ·  글램핑장의 이유 있는 변신

경기 포천 ‘캠프오후4시’가 당일캠핑 용도로 제공하고 있는 카라반(위)과 오두막. [사진 제공 · 캠프오후4시]

경기 포천 ‘캠프오후4시’가 당일캠핑 용도로 제공하고 있는 카라반(위)과 오두막. [사진 제공 · 캠프오후4시]

예약은 한 달 전부터 가능한데, 주말 예약은 서둘러야 할 정도로 인기가 좋다. 손님은 대부분 서울과 경기지역 거주자지만, 종종 강원도나 경상도에서 ‘소문 듣고 왔다’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이 사장은 “어른들은 차 한 잔 마시며 머리를 깨끗하게 비우는 시간을 갖고, 아이들은 자연 속에서 자유롭게 노는 즐거움을 느끼길 바란다”고 말했다. 

경기 포천의 ‘캠프오후4시’도 당일캠핑 혹은 캠프닉(캠프와 피크닉의 합성어) 명소로 각광받는 곳이다. 2015년 수원산 골짜기에서 오토캠핑장으로 문을 연 이곳은 지난해 이동식 캠핑카인 카라반을 토요일을 제외한 날에 당일캠핑 용도로 운영하기 시작했다. 아기자기하게 꾸민 ‘감성카라반’은 간편하게 캠핑을 와 아이 사진을 맘껏 찍고 싶은 젊은 엄마, 아빠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이에 고경태(36) 캠프오후4시 사장은 올해 당일캠핑 전용으로 ‘감성 오두막’ 6개를 마련했다. 길쭉한 세모 모양의 오두막에는 방석과 쿠션이 놓여 있고, 그 앞쪽으로 하와이풍의 피크닉 테이블을 설치해놓아 바비큐가 가능하다. 

이 오두막 역시 이국적인 분위기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유아 자녀를 한두 명 둔 가족이나 20, 30대 여성이 친구들끼리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이돌그룹, 패션 브랜드, 화장품 등의 화보 촬영 장소로도 자주 활용된다고 한다. 

처음 오픈했을 때 40개였던 오토캠핑 사이트가 카라반과 오두막 도입으로 현재는 10개로 줄어든 상태. 캠프오후4시는 앞으로는 오토캠핑 사이트를 5개로 더 줄이고, 나머지는 당일캠핑 등 다른 용도로 활용할 예정이다. 고 사장은 “갈수록 캠핑 인구가 줄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캠핑장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어 많은 오토캠핑장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당일캠핑 수요를 확인한 만큼 이쪽 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당일캠핑을 할 경우 입실은 낮 12시, 퇴실은 저녁 7시. 다만 숙박 캠퍼들이 있는 금요일과 토요일에는 밤 10시로 퇴실시간이 연장된다.


경기 일산 ‘플랜테이션’은 바비큐 식사를 할 수 있는 카바나를 대여해준다(위). 손님들은 플랜테이션의 넓은 잔디밭과 숲, 정원에서 한가로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사진 제공 · 플랜테이션]

경기 일산 ‘플랜테이션’은 바비큐 식사를 할 수 있는 카바나를 대여해준다(위). 손님들은 플랜테이션의 넓은 잔디밭과 숲, 정원에서 한가로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사진 제공 · 플랜테이션]

경기 고양시 덕양구의 ‘플랜테이션’은 캠핑 온 것처럼 자연을 즐기되 숙박은 하지 않고 카바나에서 바비큐를 할 수 있는 문화휴식 공간이다. 1만2000㎡ 규모의 이곳은 1961년부터 묘목과 잔디, 꽃을 파는 농원으로 운영됐는데, 팔리지 않은 나무들이 무럭무럭 자라 어느새 숲을 이루자 2010년 글램핑장으로 새롭게 단장했다. 이정환 운영총괄팀장은 “하지만 글램핑장을 운영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고 말했다. 한밤에 술에 취한 손님들 사이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여기저기 쓰레기가 버려져 자연 경관이 훼손됐던 것. 

이에 플랜테이션은 숲속에서 하루 즐겁게 놀다 갈 수 있는 캠프닉 장소로 변신하기로 결정했다. 20개의 카바나와 테라스 등에서 바비큐 식사를 할 수 있는데, 입장을 식사시간으로만 제한하지 않는다. 개장시간인 오전 11시에서 밤 10시까지 언제든 들어와 넓은 잔디밭과 숲속에서 놀 수 있다. 인기 좋은 카바나만 주말과 공휴일에 점심(11~15시), 저녁(16~20시)으로 나눠 예약받을 뿐이다. 이 팀장은 “손님들이 보통 네다섯 시간씩 놀다 간다”며 “널찍한 잔디밭에서 축구나 야구, 티볼 등을 해도 된다”고 말했다. 지금도 농원을 운영하기 때문에 나무와 꽃을 가꾸는 모습을 구경할 수 있고, 플랜테이션에서 준비한 맥주와 스낵으로 구성된 피크닉 바구니를 사들고 숲속으로 소풍을 갈 수도 있다. 이탤리언 레스토랑과 카페, 갤러리도 마련돼 있다. 텃밭에서 상추와 깻잎, 고추를 직접 따다 바비큐 식사 때 곁들여 먹을 수도 있다. 반려동물 입장도 허용된다.


테마파크에서도 캠프닉 즐겨

경기 용인 에버랜드 내 ‘글램핑힐’에는 9개 동의 카바나가 마련돼 있다. [사진 제공 · 에버랜드]

경기 용인 에버랜드 내 ‘글램핑힐’에는 9개 동의 카바나가 마련돼 있다. [사진 제공 · 에버랜드]

당일캠핑은 테마파크에서도 즐길 수 있다. 경기 용인 에버랜드가 2014년부터 운영하는 ‘에버랜드글램핑힐’(글램핑힐)이 그것. 에버랜드는 곤돌라 시설인 스카이크루즈 하차장 부근의 1200㎡ 부지에 글램핑힐 구역을 따로 두고 9개 동의 카바나를 운영하고 있다. 카바나 내부에는 소파와 테이블, 냉장고, 냉난방이 가능한 에어컨 등이 갖춰져 있다. 에버랜드 관계자는 “연평균 예약률이 60~70% 수준으로, 나들이를 많이 하는 봄가을 주말에는 사전 예약이 필수”라고 전했다. 바비큐 체험도 가능하다. 별도로 바비큐 예약을 하면 요리사가 직접 쇠고기, 돼지고기, 소시지 등을 구워 즉석밥, 김치, 채소, 컵라면, 캔맥주와 함께 카바나로 가져다준다. 

글램핑힐의 주요 손님은 아이 동반 가족. 5월 글램핑힐을 이용한 박모 씨(40·여)는 “네 살 아이를 데리고 테마파크에 갈 때마다 오후 2~3시쯤 너무 피곤해 집으로 돌아오곤 했는데, 카바나에서 잠깐씩 휴식을 취할 수 있어 밤까지 놀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키 110cm 미만 유아들이 탈 수 있는 놀이기구 존이 글램핑힐 근처에 자리해 오가기 편하고, 카바나가 한적한 곳에 따로 마련돼 캠핑 분위기를 낼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고 말했다.


서울  ·  수도권에서 가기 좋은 당일캠핑 명소
경기 파주 ‘옳은휴식 하루’
7개 오두막은 평일 10만 원(7~8월 성수기 제외), 주말 14만 원. 최대 8인까지 이용 가능하며, 초과 인원은 인당 5000원 추가. 숯과 바비큐 그릴 대여료 2만 원.
주소 경기 파주시 소라지로 106-2

경기 일산 ‘플랜테이션’
BBQ세트 인당 4만 원 혹은 6만 원(주중 점심때는 3만3000원 혹은 2만5000원), 카바나 대여료 3만 원, 샌드위치와 과일, 물로 구성된 피크닉 바구니 2인 세트 3만 원.
주소 경기 고양시 덕양구 통일로 493번안길 103-20

경기 포천 ‘캠프오후4시’
오두막 8만 원, 카라반 12만 원(단, 카라반 숙박은 22만~24만 원). 성인 2인 기준 요금이며 인원 추가 시 어린이 1만5000원, 성인 2만 원. 장작과 바비큐 그릴 대여료 3만5000원, 이베리코 바비큐 세트 4만 원(2인 기준).
주소 경기 포천시 군내면 청군로2864번길 22

경기 용인 에버랜드 ‘에버랜드글램핑힐’
어트랙션 Q-pass 6매가 포함된 익스피리언스 패키지 17만~25만 원(성수기, 비성수기, 홀리데이 등으로 요금 상이), 카바나 패키지 비수기 8만5000원, 성수기 10만5000원, 선셋 BBQ 체험 13만 원(4인 기준), 에버랜드 입장권은 별도 구매.
주소 경기 용인시 처인구 포곡읍 에버랜드로 199






주간동아 2019.07.12 1197호 (p9~13)

강지남 기자 lay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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