캣닥터 이영수의 세·모·고(세상의 모든 고양이)

고양이 품종별 다른 질환

심장병 - 메인쿤, 래그돌ㅣ신장염 - 이그조틱 쇼트헤어, 히말라얀ㅣ빈혈 - 벵갈, 데본렉스

  • 수의사·백산동물병원장

    vetmaster@naver.com

    입력2019-05-27 10: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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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적으로 아메리칸 쇼트헤어와 래그돌 두 마리를 키우고 있다. 간혹 두 품종의 고양이를 데리고 내원하는 보호자 가운데 유전병을 걱정하는 이가 있다. 또 고양이 입양을 앞두고 해당 품종이 어떤 병에 잘 걸리는지 질문해오는 경우도 있다. 우리나라에서 주로 기르는 고양이 품종이 잘 걸리는 병과 주의점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1 아메리칸 쇼트헤어

    영국에서 미국으로 건너가 정착한 품종이다. 영국인이 미국으로 대거 항해 이주할 때 몇 주 동안 끄떡없었을 만큼 튼튼한 품종으로 유명하다. 1991년 영국의 한 조사에 따르면 모든 아메리칸 쇼트헤어의 혈액형은 A형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메리칸 쇼트헤어는 유전적으로 크게 문제될 만한 질병이 알려져 있지 않다.

    2 벵갈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활발한 사냥 본능을 갖고 있다. 이런 본능을 해결해주지 않으면 여러 문제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벵갈은 유전적으로 초성포도산염 키나아제(Pyruvate kinase) 결핍으로 빈혈에 잘 걸린다. 백내장과 방광 결석도 종종 발생한다고 보고되고 있다. 2009년 영국의 한 논문에 따르면 모든 벵갈 고양이의 혈액형은 A형으로 나타났다.

    3 브리티시 쇼트헤어

    브리티시 쇼트헤어는 비대성심근증(Hypertrophic cardiomyopathy)이라는 심장병과 다낭성신장질환(Polycystic kidney disease)이 잘 생길 수 있다. 또한 자연분만 시 난산 비율이 다른 품종에 비해 2.5배 높다. 여러 연구에 의하면 혈액형은 전체의 60%가 B형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4 데본렉스

    2016년 데본렉스 574마리의 보호자를 조사한 결과 사람과의 친화력에서 매우 높은 점수를 받았다. 데본렉스는 출산 시 난산 비율이 다른 품종에 비해 3배 이상 높은 편이다. 벵갈 품종과 유사하게 유전적으로 초성포도산염 키나아제 결핍이라는 질병으로 빈혈도 잘 생길 수 있다. 데본렉스의 혈액형은 54%가 B형, 45%가 A형, 1%가 AB형으로 나타났다. 어릴 때 혈액형을 미리 확인해두는 것이 좋다.



    5 이그조틱 쇼트헤어

    단두종(코가 눌린 얼굴 형태)의 대표적 품종으로 강아지에 비유하면 시추나 페키니즈와 닮은꼴이다. 따라서 대부분 유루증(눈물 흘림증)을 갖고 있다. 대표적인 유전 소인으로 다낭성신장질환이 잘 생길 수 있으므로 어릴 때부터 유전자검사와 초음파검사를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것이 좋다. 한 연구에 따르면 이그조틱 쇼트헤어 품종의 39%가 다낭성신장질환을 갖고 있다고 한다. 또한 다른 품종에 비해 임신 중 자연유산될 확률이 2배 가까이 높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6 히말라얀

    단두종 품종이다. 위, 간 같은 복강장기가 심장 쪽으로 탈장되는 질병인 복막심낭허니아(Peritoneopericardial diaphragmatic hernia·PPDH)가 잘 생기는 편이다. 2002년 한 연구에 따르면 다른 품종에 비해 복막심낭허니아 발병률이 7배 정도 많았다. 이 품종을 키울 경우 중성화 수술을 하거나 어릴 때 흉부엑스레이 검사를 통해 질병 유무를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다. 또한 진드기가 잘 꼬이는 품종이라는 보고도 있다. 따라서 외부 구충을 철저히 차단해야 한다. 특발성으로 얼굴 쪽에 피부병이 생기기도 한다. 수컷 히말라얀 품종은 문맥전신순환션트(Portosystemic shunt)라는 선천적 질환이 발병할 수 있다. 수컷의 경우 잠복 고환 발생 비율이 24%가량으로 높다. 치석도 잘 생기는 품종이라 평소 치아 관리를 잘 해줘야 한다. 비뇨기 문제로는 전체의 42%에서 다낭성신장질환이 발생했다는 연구 보고가 있다. 히말라얀은 선천적 질환이 많은 편이다. 그만큼 어릴 때부터 검진하고 관리해줘야 한다. 혈액형 분포는 A형 80%, B형 20%이다.

    7 메인쿤

    대형 고양이 품종 가운데 하나다. 태어난 직후 체중이 고양이 평균인 93.5g보다 더 많이 나가는 116.1g이라는 보고가 있다. 사냥놀이를 매우 좋아한다. 대표적 유전질환은 비대성심근증이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20~30%의 메인쿤 품종이 이 질병의 유전인자를 갖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음식 알레르기가 잘 생기고, 어린 메인쿤은 장중첩이 생기기도 한다. 레트리버 같은 대형견처럼 고관절이형성(Hip dysplasia) 같은 관절 관련 질병이 종종 생기는 편이다. 혈액형은 대부분 A형이다.

    8 노르웨이숲

    대형 고양이 품종 가운데 하나로 비대성심근증에 잘 걸린다. 영국의 한 연구 결과를 보면 당뇨가 다른 품종에 비해 많이 발생하는 만큼, 비만을 예방하는 것이 좋다. 혈액형은 100% A형이라는 연구 결과가 있다.

    9 페르시안

    우리나라에서 많이 키우는 품종으로 비대성심근증에 자주 걸린다. 또한 곰팡이성 피부병 발병 빈도가 다른 품종에 비해 높은 편이다. 대표적인 유전병으로는 다낭성신장병이 있다. 한 연구에 따르면 전 세계 페르시안 고양이의 약 38%가 이 질병을 갖고 있는 걸로 나타났다. 따라서 어릴 때부터 초음파검사, 유전자검사를 해주는 것이 좋다. 혈액형 분포는 대략 A형이 80%, B형은 20%로 보고된다.

    10 래그돌

    유전적으로 비대성심근증이 잘 생기는 품종으로 발병률은 17~27%이다. 따라서 정기적인 심장기능검사가 필요하며 어릴 때 유전자검사를 실시하는 것이 좋다. 또한 피부에 생기는 종양인 비만세포종도 다른 품종보다 3배 정도 잘 생긴다는 보고가 있다. 혈액형 분포는 A형 77%, AB형 18%, B형 5% 등이다.

    11 러시안블루

    당뇨에 잘 걸리며 비만세포종이 10배 이상 잘 생긴다는 보고가 있다.

    12 스코티시폴드

    관절과 관절 사이 연골이 닳는 연골이형성이 자주 발생한다. 대체로 귓바퀴가 접힌 고양이가 이 질병을 앓는다. 따라서 어릴 때부터 정기적으로 방사선영상검사를 통해 연골이형성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혈액형 분포는 A형 85%, B형 15%로 나타난다.

    13 샴

    행동학적으로 낯선 환경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른바 ‘쭙쭙이(wool sucking)’ 행동을 과도하게 보여 행동학적 치료를 받는 경우가 많다. 당뇨와 갑상샘기능항진증이 잘 생기는 품종이다. 따라서 일곱 살 이후에는 건강검진이 필수다. 미국과 일본에서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치주질환이 잘 생기는 품종으로, 정기적인 치아 검진도 필요하다. 비만으로 고관절에 손상이 오기도 하니 체중 관리도 해야 한다. 혈액형은 A형이 100%로 보고되고 있다.

    14 싱가푸라

    크기가 가장 작은 품종으로 최근 국내 가정에서도 많이 키우고 있다. 유전적으로 빈혈에 걸릴 확률이 높다.

    15 스핑크스

    비대성심근증과 말라세지아균에 의한 피부병이 잘 생기는 품종이다.

    16 터키시앙고라

    논문에 보고된 바는 없지만 진료 경험을 토대로 볼 때 당뇨에 걸리는 비중이 높은 편이다. 혈액형은 B형 60%, A형 40%의 분포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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