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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닥거리는 몸과 마음을 풀어주는 ‘솔푸드’
내 인생에서 결코 잊을 수 없는 때가 있다면 당연히 2002년 6월이다. 나뿐 아니라 여러 사람에게 좋은 기억을 안겨준 한 달이었을 테다. 그때만큼 올해 6월도 참 오래 회자될 것 같다. 1950년 동생을 업고 피란을 다녀야 했던 …
푸드칼럼니스트 2018년 06월 26일 -
주어진 것을 겸허히 즐기는 스웨덴의 지혜
욜로(YOLO · You Only Live Once), 휘게(hygge · 덴마크어로 ‘편안한’), 라곰(lagom · 스웨덴어로 ‘충분한’), 피카(fika · 스웨덴의 커피 브레이크 문화)…. 휴식을 주제로 한 이국의 낯선 단어…
푸드칼럼니스트 2018년 06월 19일 -
더위에 입맛 없을 땐 매콤새콤 시원한~
5월 마지막 주 경북 영덕에 다녀왔다. 하필이면 올해 들어 가장 더운 날, 가장 더운 시간에 영덕에 도착했다. 영덕은 여름 기온이 높기로 따지면 대구, 영천, 밀양에 전혀 밀리지 않는 지역이다. 자동차 계기판에 표시된 외부 온도가 …
푸드칼럼니스트 2018년 06월 12일 -
가만히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면 ‘마들렌하세요’
사람은 대부분 즐겨 듣는 음악이나 노래방 열창 목록이 있을 것이다. 나만의 뮤직 플레이 리스트를 누군가에게 보여준다고 생각하면 금세 낯이 붉어진다. 하나같이 좋은 노래지만 목록 공개는 어쩐지 창피하다. 노래 하나하나가 유행하던 시절…
푸드칼럼니스트 2018년 06월 05일 -
간식의 제왕은? 전국 특산 간식
얼마 전 사나흘 간격을 두고 지방 출장을 다녀온 친구들로부터 ‘기념품’을 받았다. 해외여행도 아닌데 무슨 기념품인가 싶겠지만, 바로 현지에서 사온 ‘특산 간식’이다. 하나는 레트로 스타일의 붉은 패턴 상자 안에 줄줄이 든 ‘학화호도…
푸드칼럼니스트 2018년 05월 29일 -
희고 크고 맑고 아름다운 ‘백합’
계절이 바뀌면 철에 맞는 꽃이 핀다. 꽃은 낮 길이, 온도 변화 등을 감지해 스스로 피어난다. 자연의 생리이긴 하지만 생각할수록 신기한데, 이 같은 개화 메커니즘만 연구하는 이들도 있다. 올해는 꽃샘추위가 가시자마자 이상하리만큼 무…
푸드칼럼니스트 2018년 05월 22일 -
차진 맛, 구수한 이름의 쇠고기 ‘뭉티기’
20대 시절 한창 유행하던 프랜차이즈 술집의 캐치프레이즈가 ‘친구가 기다리고 있다’였다. 당시엔 이 글귀가 무척 좋아 친구를 만나면 그곳으로 함께 달려가 변변치 않은 안주 한 접시를 곱씹으며 밤새 떠들곤 했다. 그때 나에게는 친구들…
푸드칼럼니스트 2018년 05월 14일 -
죽순밥에 초간장 넣고 한입 아앙~
요즘처럼 미세먼지가 많을 때는 비가 반갑다. 세찬 봄비에 꽃잎이 떨어져 아쉽고 이 비가 그치고 나면 여름이 훌쩍 다가오지 않을까 걱정도 되지만, 대지를 충분히 적시는 일은 하늘이 아니면 누가 할 수 있을까. 게다가 4월 말부터 5월…
푸드칼럼니스트 2018년 05월 08일 -
매운 찜요리로 나른한 봄을 깨운다
최근 돼지 삼겹살과 목살을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는 식당이 꽤 생겼다. 바로 하몽(jamo′n) 덕이다. 하몽은 돼지 뒷다리를 염장해 자연 건조 및 숙성 과정을 거쳐 완성하는 스페인의 유명한 생 햄이다. 하몽을 만들려면 이베리코…
푸드칼럼니스트 2018년 04월 30일 -
면발이 툭툭 끊겨야 제맛이라는 생각은 그만
국수를 좋아하는 아버지와 살았다. 아버지로부터 독립할 즈음 역시 국수를 좋아하는 남편을 만났다. 그리하여 방방곡곡 다니면서 이 국수, 저 국수 참 많이도 먹었다. 그중 막국수를 가장 많이 먹었다. 생각해보면 냉면과 짜장면, 짬뽕집은…
푸드칼럼니스트 2018년 04월 24일 -
꽃처럼 예쁜 밥을 섞어 먹다
얼마 전에 외국인 친구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메신저로 사진을 하나 보내왔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돌솥비빔밥 사진 아래에는 ‘어떻게 먹으면 좋은가’라는 질문이 따라왔다. 이탈리아 작은 어촌 마을 출신인 어린 친구는 영국 런던에…
푸드칼럼니스트 2018년 04월 18일 -
모든 음식의 결정적 한 방, 소금
과거 개그맨 이휘재가 ‘그래, 결심했어’라는 대사와 함께 다른 선택을 한 삶의 결과를 보여주는 TV 프로그램이 있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가보지 않은 길이 궁금한 것은 변함없다. ‘그랬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해보지만, 모든 선택은…
푸드칼럼니스트 2018년 04월 10일 -
정갈하고 금빛 풍미 내뿜는 달걀 파스타
파스타는 알면 알수록, 먹으면 먹을수록 흥미로운 음식이다. 파스타라는 카테고리 안에 어마어마하게 다양한 형태가 존재한다. 면 모양에 따라 어울리는 소스도 가지가지다. 요리법은 라면만큼 간단하다. 물, 소금, 후추, 마늘, 올리브 오…
푸드칼럼니스트 2018년 04월 03일 -
봄 바다의 기운으로 펄떡이는 ‘봄 멸치’
우리 식탁에 빠질 수 없는 생선이라면 무엇이 있을까. 바로 멸치다. 마른 멸치는 온갖 국물의 바탕 재료가 되고, 크기에 따라 다양한 반찬과 간식으로도 먹을 수 있다. 이토록 흔한 생선이지만 정작 ‘싱싱한 멸치’는 쉽게 맛보기 힘들다…
푸드칼럼니스트 2018년 03월 27일 -
사계절 내내 있지만 지금이 제때
긴 겨울 뒤라 유난히 봄이 기다려진다. 마음에서는 봄이 스멀스멀하는데 몸은 여전히 스산하고 춥다. 그나마 애타게 기다려 맞은 봄이 오자마자 더위에 자리를 내주지 않을까 걱정이다. 그렇다면 가만히 앉아 기다리지 말고 남쪽으로 봄맞이를…
푸드칼럼니스트 2018년 03월 20일 -
많은 것이 바뀌었지만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다
서점이나 문구점에 자주 들른다. 책을 쓰는 사람이라는 직업적 의무감보다 ‘아이쇼핑’과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원해서다. 내가 알지 못하는 세계를 책으로 만나고, 기분 좋게 쓸 연필이나 메모지 한두 개를 구매하는 것은 스스…
푸드칼럼니스트 2018년 03월 13일 -
누군가에게는 사무치게 그리웠을 가족의 맛
나는 명절마다 간사한 자신을 만난다. 결혼 전에는 명절이 나에게 ‘축제’와 같았다. 아무것도 하지 않을 자유와 넘쳐나는 시간, 평소 맛보지 못하는 귀한 음식과 반가운 친척 방문으로 집 안이 북적북적하는 것을 즐겼다. 그러다가도 문득…
푸드칼럼니스트 2018년 03월 06일 -
북어, 황태, 백태, 먹태의 차이는?
명태는 한때 이름 없는 생선이었다. 조선 고종 때 영의정을 지낸 이유원의 ‘임하필기’에 따르면 ‘도백이 맛있게 먹은 생선 이름을 물었으나 아무도 모른 채 다만 (함경도) 명천(明川)에 사는 어부 태(太)씨가 잡은 것이라고 했다. 산…
푸드칼럼니스트 2018년 02월 13일 -
툭툭 끊어지는 면발 위의 손맛
경기도 동쪽에서부터 강원도 해안가까지 곳곳을 여행하다 보면 막국수는 매 끼니 먹어도 될 만큼 흔하다. 맛집으로 유명한 곳도 많지만 동네 분식집처럼 허름한 막국수 식당도 꽤 있다. 메밀은 척박한 땅과 추운 기후에서도 잘 자라고, 파종…
푸드칼럼니스트 2018년 01월 30일 -
향신료 없어야 비로소 즐길 수 있는 참맛
우리는 양고기에 익숙지 않다. 양고기와 첫 대면은 대부분 양꼬치, 양고기카레, 양갈비구이 중 하나일 것이다. 양꼬치는 쯔란(커민 · Cumin)이라는 강렬한 향신료에 찍어 먹고, 카레는 그 자체가 향신료다. 양갈비구이에는 머스터드나…
푸드칼럼니스트 2018년 01월 2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