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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큼 교사와 엉뚱 학생 웃음과 연민의 이중주
여자에게 사랑의 독해력이 없다는 것은 짝짓기 무대에선 치명적 결함이 아닐 수 없다. 영화 ‘미쓰 홍당무’의 양미숙은 바로 그런 경우다. 시도 때도 없이 얼굴이 빨개져 ‘미쓰 홍당무’라 불리는데, 그것도 예쁜 여자한테라야 귀여운 것이…
20081028 2008년 10월 22일 -
불나비 경성 청년 치명적 ‘러브 스토리’
확실히 이 시대는 개인적인 소소한 감정들에 매달린다. 최근 수작 다큐멘터리 ‘소리 아이’를 관람했는데, 2000년대 이전의 다큐 ‘낮은 목소리’나 ‘상계동 올릭픽’과는 비교도 안 되게 심미적이고 개인적인 주제들을 다루고 있는 듯 보…
20081014 2008년 10월 08일 -
이주 노동자들의 짓밟힌 런던 드림
Diaspora. 떠나온 자. ‘디아스포라’는 원래 팔레스타인을 떠나 전 세계에 흩어져 사는 유대인을 이르는 말이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경제적 이유로 파리와 런던, 뉴욕과 서울에서 일하는 ‘이산(離散)의 백성’을 일컫는다. 한국의 …
20080930 2008년 09월 24일 -
헛똑똑이 父女 사랑에 눈뜨다
예전 학부시절의 교수님은 정말 세상 물정 모르는 분이었다. 연구실에서 책만 보신 것이 문제였을까? 하루는 연구실에 둘 플라스틱 휴지통을 사라며 주신 돈이 1990년대 당시 돈으로 3만원! 플라스틱 휴지통 10개는 사고도 남을 돈이었…
20080909 2008년 09월 01일 -
선과 악 혼돈의 땅 영웅 배트맨 화려한 귀환
푸르고 검은 화염이 온 도시를 뒤덮는다. 그건 꿈일까, 계시일까, 전조일까. 이어지는 장면은 은행털이를 하는 일당의 남자들. 모두 조커 마스크를 쓴 이들은 전작 ‘배트맨 비긴즈’의 암시대로 기어이 이 도시 고담을 털러 돌아왔다. 마…
20080826 2008년 08월 20일 -
신분의 벽에 막힌 비극적 러브스토리
보통 연애과정에서 열정은 가장 짧게 지속되는 감정이다. 이 감정을 위해 심지어 연인들은 목숨까지 바친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열정은 증오로 끝난다. 그렇다면 거꾸로 증오에서 시작해 열정으로 번진 연애담은 어떠한가. 누구도 인정하지…
20080812 2008년 08월 04일 -
‘영웅본색’의 카리스마와 ‘첩혈쌍웅’의 의리 ‘짬뽕’
오우삼이 ‘삼국지’를 만든다. 그것도 유비 관우 장비의 도원결의(桃園結義)부터 시작했던 삼국지의 허리 한가운데를 뚝 끊어, 조자룡이 유비의 아들을 구했던 장판교의 전투부터 시작한단다. 제작비 800억원, 엑스트라 2000명, 우리나…
20080729 2008년 07월 21일 -
터뜨리고 부수고 쏘고 액션 히어로들의 세계
영화의 마지막은 물어본다. ‘당신은 가장 최근에 무슨 일을 했는가’라고. 사실 난 ‘원티드’란 영화를 본 것 외에, 이번 주 내내 별다른 일을 한 게 없다. 주인공 역시 아주 시니컬하게 고백한다. 퇴근 시간이 행복한 이유는 내일도 …
20080715 2008년 07월 07일 -
로버트 루케틱 감독의 21 MIT 천재 공대생 메가바이트 욕망 베팅
강원 카지노랜드에서든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든 단 한 번이라도 슬롯머신을 당겨본 사람이라면 너나 없이 알게 되는 도박의 진리 중 하나. 결국 도박은 ‘돈을 만들어내는 게임’이 아니라, ‘돈을 나누는 게임’일 뿐이다. 그럼에도 이러한 …
20080701 2008년 06월 23일 -
참기 힘든 치명적 욕망 카인과 아벨의 비극
세상에는 악마와 싸우다 악마를 닮아가는 인간도 있지만, 태어날 때부터 악마인 인간도 있다. 해군에서 막 전역한 엘비스(가엘 가르시아 베르날)는 창녀에게서 자신의 욕구를 채운 뒤, 친아버지인 데이비드(윌리엄 허트)를 찾아간다. 그리고…
20080617 2008년 06월 11일 -
게임·만화·영화 버무린 퓨전 스크린의 무한질주
워너 브라더스의 로고가 노란색에서 빨간색으로 변하더니 총천연색 무지갯빛으로 변한다. 어라, 워쇼스키 형제의 영화는 워너 브라더스의 로고부터 시작이 아니던가. ‘매트릭스’ 때도 그 유명한 불길한 녹색이 워너의 로고를 물들이면서, 우리…
20080520 2008년 05월 13일 -
상처받은 18세 청년 회색빛 성장드라마
영국의 북동부 광산에서 발레리노를 꿈꾸던 앳된 소년은 과연 어떻게 변했을까? 이제는 훌쩍 커버린 청년을 만나 청년은 무엇으로 사는지 물었더니, 역시 바람구두를 걸쳐 신고 지옥에서 한 철을 보내야 마땅하다는 대답이 메아리로 돌아온다.…
20080506 2008년 04월 30일 -
마약 쾌락 천국에서 잔혹한 지옥으로 추락
그러니까 이건 ‘외로워도 슬퍼도 나는 안 울어’의 캔디가 아니다. 술에 취하고 담배에 절어가며 결국 캔디와 캔디, 즉 아름다운 소녀 캔디와 또 다른 캔디(헤로인)에 중독돼가는 커플의 심연으로의 여행이다. 캔디. 그 첫맛은 달콤하지만…
20080422 2008년 04월 14일 -
남편에게 차이고 돈은 없고 분노의 아줌마 인생 방랑기
시네마 천국의 땅에서 분노라는 샘물은 유독 남성들의 왕국에서 철철 솟아오른다. ‘분노의 주먹’ ‘성질 죽이기’ ‘아귀레, 신의 분노’ 등등. 이 영험한 샘물을 마신 남자 주인공들은 용기와 용맹이란 갑옷을 입고 칼을 휘두르고 주먹을 …
20080408 2008년 04월 02일 -
검은 황금 좇는 냉혈한 통해 부패한 개척정신 꼬집기
사나이는 마지막 석유 시추를 할 수 있는 땅이 있다고 유혹하는 청년에게 이렇게 외친다. “너한테도 나한테도 밀크셰이크가 있어. 그런데 난 내 빨대를 가지고 너의 밀크셰이크에 꽂아 다 먹어버리지. 난 매일 너의 물을 마셔. 매일 그 …
20080325 2008년 03월 19일 -
세 남자 숨가쁜 추격전 미국의 오늘 차가운 조롱
이 세계엔 동정도 연민도 없다. 음악도 신음도 없다. 사람들은 비명을 지를 새도 없이 죽어가고, 나무 한 그루 없는 땅엔 바람 소리만이 횡횡하다. 코엔 형제의 신작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는 비정한 ‘침묵의 누아르’다. 자신이…
20080311 2008년 03월 05일 -
슬퍼서 더 아름다운 단 한 번 사랑과 속죄
떨리는 남자의 어깨를 진정시키며 여자는 그의 귓가에 속삭인다. “내게로 돌아와요. 내게로.” 담배연기와 함께 피어오르며, 터지는 폭약의 굉음 속에서도 여자의 속삭임은 멈추지 않고 날갯짓한다. “내게로 돌아와요. 내게로.” 전쟁에 징…
20080226 2008년 02월 20일 -
신체 바꾸기 달콤한 제안 스릴 넘치는 베팅
영생불사의 명약을 꿈꾸던 진시황의 후예들에게 마지막 남은 꿈이 있다면, 남의 몸을 빌려서라도 지구상에 발붙이고 싶은 신체 강탈의 의지일 터. 공상과학(SF) 영화 ‘우주의 침입자’ ‘바디 에이리언’ 등 일명 ‘바디 스내처(신체 강탈…
20080205 2008년 01월 30일 -
잔혹 살벌 이발사 엽기 사회를 향한 복수
1979년 뮤지컬 ‘스위니 토드’가 초연됐을 때, 이는 과거 모든 뮤지컬과의 결별을 의미했다. 양동이로 피를 퍼붓고 20명의 등장인물이 동시에 노래를 부르는가 하면, 주인공들이 모두 죽어버리는 이 기이한 뮤지컬이 뭐가 대단했기에 비…
20080122 2008년 01월 16일 -
진기한 볼거리로 채운 판타지 모험여행
크리스마스이브에 어쩌다 이렇게 재미없는 판타지 영화에 대해 쓰게 됐는지, 참 지지리 복도 없다는 생각이 들지만 일단 시작은 재미있는 이야기로 해보자. 그러니까 ‘황금 나침반’의 원작자 필립 풀먼은 ‘반지의 제왕’을 쓴 J.R.R. …
20080108 2008년 01월 0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