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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열의 남미에서 찾은 마음속의 고요함
“난 지금 어디에 있는 걸까. 어쩌다 여기까지 오게 된 걸까.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이런 혼잣말이 되뇌어질 때가 여행을 가야 할 적기라고 외치는 남자 4명이 남미로 향한다. 이들은 답답한 일상을 탈출해 새로운 세계를 만나고자 …
공연예술학 박사·동아연극상 심사위원회 간사 2018년 07월 17일 -
단 2명의 배우가 쏟아낸 울림
피아니스트 데이비드 헬프갓(71)의 인간 승리를 담은 영화 ‘샤인’을 보면 영재소년 헬프갓은 작곡자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1873~1943)의 피아노 협주곡 3번을 공연한 직후 정신장애를 겪기 시작한다. 그만큼 라흐마니노프 작품은 …
공연예술학 박사 · 동아연극상 심사위원회 간사 2018년 07월 10일 -
금기를 뛰어넘은 환생
가슴에 묻은 첫사랑을 아직도 잊지 못하는 남자에게 연인이 환생해 나타난다? 영화 ‘번지 점프를 하다’의 신비로운 로맨틱 스토리다.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다. 국어교사인 남자 앞에 18년 만에 환생해 나타난 연인은 그의 제자다. 더구…
공연예술학 박사 · 동아연극상 심사위원회 간사 2018년 07월 03일 -
죽은 자의 애도(哀悼)에 대한 성찰
초등학생 시절, 어질고 착한 인현왕후를 못살게 구는 표독스러운 장희빈이 사약을 받는 드라마 장면이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배우의 명연기보다 장희빈이 사약을 받는다는 소식을 들은 이들이 모두 만세를 부르며 좋아하는 장면에 충격을 받았…
공연예술학 박사 · 동아연극상 심사위원회 간사 2018년 06월 26일 -
시나브로 깨닫는다. 밥을 먹는 이유를…
외국과 달리 우리나라에서 “식사하셨어요?”는 인사말이다. 밥상머리 교육도 그렇고, 가족을 뜻하는 ‘식구(食口)’가 한집에 살면서 끼니를 같이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것을 보면 우리 민족에게 식사는 중요한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3월 초연…
공연예술학 박사 · 동아연극상 심사위원회 간사 2018년 06월 19일 -
고달픈 인생에서 한줄기 빛, 가족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라는 영화 대사처럼 연인 간 사랑은 보통 강렬하고 화려하게 불타오르지만, 사랑이 식어버리면 뒤도 안 돌아보고 떠나가는 씁쓸함을 안긴다. 반면 아무리 밉디미워 밖으로 돌고 돌아도 가족 간 사랑은 언젠가 다시 타…
공연예술학 박사 · 동아연극상 심사위원회 간사 2018년 06월 12일 -
소시민의 화해를 위한 연대 의지
14세기 갑작스러운 페스트 창궐로 굳건하던 유럽 봉건제도는 쇠락의 길로 접어든다. 페스트는 오한을 동반한 고열이 나면서 피를 토하거나 의식을 잃고 24시간 내 죽는 끔찍한 병이었다. 죽기 전 온몸이 검게 물들어 흑사병(黑死病)이라는…
공연예술학 박사 · 동아연극상 심사위원회 간사 2018년 06월 05일 -
강요된 이타심은 善일까
고장 난 기차가 인부 5명을 향해 맹렬히 달리고 있다. 내 앞에 철로 변경 스위치가 있고, 그 스위치를 누르면 기차는 다른 철로로 진입해 인부 1명만 덮치게 된다. 스위치를 눌러 5명을 구할 것인가. 그 순간 우리는 어떤 결정을 해…
공연예술학 박사 · 동아연극상 심사위원회 간사 2018년 05월 29일 -
뮤지컬 ‘젊음의 행진’ 아련한 추억을 듣다
지금이야 스마트폰만 켜면 원하는 음악을 들을 수 있지만 1990년대까지만 해도 인기 스타들의 무대를 보려면 TV 음악프로그램을 기다려야 했다. 잠시 화장실에 다녀온 사이 보고 싶었던 가수의 무대가 지나가버려 울상을 지을 때도 있었다…
공연예술학 박사 · 동아연극상 심사위원회 간사 2018년 05월 22일 -
사형제도에 던지는 물음
“준엄한 법과 정의의 이름으로 영원히 사회에서 격리하겠습니다. 피고인에게 사형을 선고합니다.” 우리나라는 사형제도가 존재하지만 마지막 집행일이던 1997년 12월 30일 이후 사형을 집행한 적이 없다. 우리나라는 ‘실질적 사형제도 …
공연예술학 박사 · 동아연극상 심사위원회 간사 2018년 05월 14일 -
나의 정의가 모두의 정의는 아니라는 깨달음
그리스 아테네의 아크로폴리스 언덕 남쪽에는 1만6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거대한 야외공연장 디오니소스 극장이 자리한다. 아직도 원형 그대로 보존된 이 극장은 2500여 년 역사를 자랑하며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고대 아테네에서는…
공연예술학 박사 · 동아연극상 심사위원회 간사 2018년 05월 08일 -
청소년을 배려하지 않은 난해한 무대
국제아동청소년연극협회가 만든 ‘아동청소년 연극 헌장’ 제2조는 ‘아동청소년 연극은 성인 연극과 우열의 차이가 아니라 형식과 목표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즉 수준 차이는 없고 보여주는 외관만 다를 뿐이라는 얘기다.…
공연예술학 박사 · 동아연극상 심사위원회 간사 2018년 04월 30일 -
무대에서 처음 본 대본, 배우와 관객은 긴장감 속으로…
서울 종로구 연지동 두산아트센터에는 재능 있는 젊은 아티스트를 발굴해 육성하는 아트인큐베이팅 공간 ‘Space111’이 있다. 최근 이곳에서 이란 출신의 젊은 극작가 낫심 술리만푸어(38)의 색다른 공연이 무대에 올랐다. 기존 극의…
공연예술학 박사 · 동아연극상 심사위원회 간사 2018년 04월 24일 -
우리는 모두 같은 하늘… 잊고 있던 본성 건드린 걸작
충남 공주의 옛 지명은 고마나루(곰나루), 한자로는 웅진(熊津)이다. 이곳에는 ‘곰 사당’인 웅신단(熊神壇)이 지금까지 남아 있다. 공주 연미산에서 나무꾼과 곰은 부부의 연을 맺고 아이 둘을 낳고 산다. 그러나 생활에 염증을 느낀 …
공연예술학 박사 · 동아연극상 심사위원회 간사 2018년 04월 18일 -
소녀들을 통해 보는 어른의 오늘
프랑코포니(La Francophonie)는 프랑스어를 사용하는 지역을 뜻하는 말로, 일반적으로 프랑스어를 모국어나 행정언어로 쓰는 국가로 구성된 국제기구(OIF)를 지칭한다. 프랑스와 옛 식민지, 유럽 일부 국가 등 53개국이 정회…
공연예술학 박사 · 동아연극상 심사위원회 간사 2018년 04월 10일 -
거부할 수 없는 사랑의 서사시
광활한 설원에서의 애잔한 사랑으로 기억되는 뮤지컬 ‘닥터 지바고’가 6년 만에 한국 관객을 다시 만나고 있다. 제정러시아 차르 시대부터 제1차 세계대전, 볼셰비키 혁명, 러시아 내전으로 이어지는 혼돈 시대의 여러 인간 군상이 뮤지컬…
공연예술학 박사 · 동아연극상 심사위원회 간사 2018년 03월 27일 -
“삐뚤어졌지만 진정성 있는 범죄자”
1991년 개봉한 스릴러 영화 ‘미저리’에서 주인공 애니 역을 맡아 열연한 캐시 베이츠(70)의 명연기 덕에 한동안 ‘미저리’는 광적으로 집착하는 여성을 지칭하는 고유명사로 쓰였다. 조 · 단역을 전전했던 베이츠는 ‘미저리’로 출세…
공연예술학 박사 · 동아연극상 심사위원회 간사 2018년 03월 20일 -
막다른 골목에 선 도시인의 자화상
얼마 전 서울을 방문한 한 이탈리아 친구가 한강을 보고 “바다가 아니냐”고 물었다. 서울 허리를 관통하는 한강은 폭이 1km를 넘지만, 로마를 가로지르는 테베레강은 평균 88m 폭으로 흘러간다. 그래서 한강이 바다처럼 보였나 보다.…
공연예술학 박사 · 동아연극상 심사위원회 간사 2018년 03월 13일 -
찬란하지만 땅에 닿는 순간 녹아버리는 봄눈
1969년 김춘수 시인이 발표한 ‘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에서 ‘3월의 눈’은 봄을 알리는 새로운 시작을 뜻한다. 샤갈 마을의 눈과는 다르지만 서울 명동예술극장 무대에 오른 ‘3월의 눈’이 관객의 눈을 적시고 있다. 연극 ‘3월…
공연예술학 박사 · 동아연극상 심사위원회 간사 2018년 03월 06일 -
빨치산과 토벌대, ‘벌교 꼬막’이 던진 희망
연극 ‘로풍찬 유랑극장’은 세르비아 극작가 류보미르 시모비치의 ‘쇼팔로비치 유랑극단’을 재창작한 작품이다. 극단 달나라동백꽃이 2012년 초연한 ‘로풍찬 유랑극장’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예술 창작산실 올해의 레퍼토리’에 선정돼 …
공연예술학 박사 · 동아연극상 심사위원회 간사 2018년 02월 2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