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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정신의 이탈 … 예술은 빈 껍데기?
헤겔은 고대 그리스에서 예술이 정점에 달했다고 보았다. ‘물질을 통한 정신의 표현’이 예술인 만큼 ‘정신과 물질이 행복하게 결합한’ 그리스 조각에서 예술은 최고의 목표를 이루었다는 것이다. 그 후 정신은 예술을 떠나 종교와 철학이라…
20060530 2006년 05월 29일 -
운동을 포착해낸 ‘선과 색채의 마술사’
“‘퇴폐미술전’에서는 무엇을 하려고 하는가? 이 전시회는 정치적 무정부주의와 문화적 무정부주의의 공통의 근원을 보여주고, 예술의 퇴폐가 글자 그대로 예술의 볼셰비즘이라는 사실을 폭로하기 위한 것이다. 이 전시회는 해체를 추동하는 세…
20060516 2006년 05월 10일 -
예술가 내면세계 캔버스로 말하다
20세기에 들어와 예술은 추상적으로 되었다. 그림에 일어난 이 급격한 변화의 요인으로 가장 많이 거론되는 게 바로 카메라의 보급이다. 인간의 손이 어찌 카메라보다 자연을 더 완벽하게 모방할 수 있겠는가. 이렇게 자연을 재현하는 과제…
20060502 2006년 04월 28일 -
‘신을 닮은 인간’ 미술사에서 사라진 까닭은
신체’의 이상적 아름다움을 창조하는 것은 서구 예술의 중심 과제였다. 서구에서는 예술을 ‘자연의 모방’이라고 불러왔다. 이때의 ‘자연’은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자연이 아니라 내 안의 자연, 즉 인간의 몸을 가리킨다. 하지만 그 자연…
20060418 2006년 04월 17일 -
종교와 왕권을 웃음으로 조롱하다
영화 ‘왕의 남자’에 광대패가 공연을 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장터에서 왕과 비의 성관계를 질펀하게 비웃다가, 궁중에 들어가서는 부패한 대신들을 날카롭게 풍자한다. 광대패는 심지어 수입 대본을 보고 중국의 경극을 연기하기도 한다. 우…
20060404 2006년 04월 03일 -
일본 군국주의 만행, 벚꽃은 말한다
아내의 고향인 일본 규슈의 가고시마에는 ‘가미카제 박물관’이 있다. 차를 몰고 박물관으로 가는 길에 갑자기 평지 위에 우뚝 솟은 삼각형 모양의 산이 눈에 들어온다. 처남이 산에 얽힌 사연을 들려준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그 산은 ‘…
20060321 2006년 03월 20일 -
연금술 상상력이여 부활하라!
‘현자의 돌’이라는 것이 있다. 일명 ‘철학자의 돌’이라고도 하는데, 평범한 금속을 값이 비싼 금으로 만들어주는 재료라고 한다. 금은 곧 화폐로 통하니 그 돌만 있으면 집에 돈 찍어내는 기계를 가진 셈이 된다. 고대와 중세, 그리고…
20060228 2006년 02월 27일 -
‘의심과 믿음’의 황우석 줄다리기
“옳게 판단하고 참과 거짓을 구별하는 능력은 자연적으로 모든 사람들에게 균등하게 배분되어 있다.” (‘방법서설’) 데카르트에 따르면 모든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이성적 존재다. 모든 이의 정신이 ‘균등하게’ 이성적이라면, 중요한 것은…
20060214 2006년 02월 13일 -
공학 재료로 수난당하는 ‘여성의 몸’
황우석 박사의 2004년 논문이 나왔을 때 세계는 두 번 놀랐다. 세계 과학자들은 먼저 인간의 난자를 이용한 체세포 복제에 성공했다는 데 놀랐다. 이어서 그들은 황 박사 연구팀이 연구용 난자를 240개 넘게 구했다는 사실에 놀랐다.…
20060124 2006년 01월 23일 -
과학 울타리 부숴버린 황 골렘
오래전부터 유대인들은 위기의 순간에 인조인간이 나타나 민족을 구원해준다는 믿음을 갖고 있었다. 고대에도 이민족의 침입을 많이 받았고, 중세 이후에는 전 세계로 흩어져 사회적 소수자로 살면서 늘 절멸의 위기감을 느껴야 했기 때문일 게…
20060110 2006년 01월 09일 -
디지털 군중에겐 고삐가 없다
87년에 나는 군 복무 중이라 시민항쟁의 거대한 흐름에 동참하지 못했다. 당연히 100만의 군중 속에 섞여서 “독재타도! 호헌철폐!”를 외치는 느낌이 어떤지 알 수도 없었다. 물론 대학 다닐 때 시위에는 열심히 참가했지만, 주로 경…
20051227 2005년 12월 26일 -
헉! 개구리가 공주에게 동침 요구
‘그림 동화집’은 어떤 언어학적 우연 때문에 어린 시절 내게 큰 실망을 줬던 책이다. 제목은 ‘그림’ 동화집인데 펼쳐보니 그림이 하나도 없는 게 아닌가. ‘그림’이 작가의 이름이란 걸 알게 된 것은 훗날의 일이었다. 어쨌든 그 후로…
20051206 2005년 11월 30일 -
‘속도 권력’ 몸까지 굴복 시켰다
주한미군이 한강 이남으로 철수한다고 했을 때, ‘한미동맹의 약화’라 말하며 그 책임이 현 정권에 있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있었다. 미군의 이동은 전 세계 미군의 전략적 재편 문제이지, 한미관계와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 이미 오래전부…
20051115 2005년 11월 14일 -
컴퓨터 게임 속 돈키호테 종횡무진
에스파냐 시골의 향사 아론소 기하노는 밤낮으로 기사도 이야기를 탐독한 나머지 정신이 이상해져 자기 스스로 중세기의 편력 기사가 되어 세상의 부정과 비리를 도려내고 학대당하는 사람들을 돕고자 ‘돈키호테 데 라 만차’라고 자칭하고, 갑…
20051101 2005년 10월 31일 -
마법의 세계로 이르는 ‘프로그래밍’
밀라노 영주 프로스페로는 마술을 좋아하여, 정치는 동생 안토니오에게 맡겨두고 오직 연구에만 몰두한다. 그 사이 야심을 품은 동생 안토니오는 나폴리의 왕 알론조와 공모하여 형을 몰아내고 자신이 밀라노 공국의 영주가 된다. 배신당한 프…
20051018 2005년 10월 17일 -
0과 1, 아날로그 예술에 도전장
지금 당신이 읽고 있는 이 글씨는 실은 0과 1의 조합으로 만들어낸 것이다. 인간이 문자를 0과 1의 디지털 코드로 표기하게 된 것은 언제부터일까? 동양에는 주역의 괘상도가 있고, 서양에는 라이프니츠의 이진법이 아주 오래전부터 존재…
20051004 2005년 09월 30일 -
영상시대 글쓰기 종말은 오는가
헤르만 헤세의 ‘유리알 유희’는 카스탈리엔이라는 어느 유토피아에 관한 얘기다. 거기에는 선별된 사람들이 모인 종단이 있었는데, 그곳의 수도승들은 종교적 제약 없이 음악, 철학, 명상 등 온갖 종류의 학예에 몰두하며 정신적 삶을 꾸려…
20050906 2005년 08월 31일 -
초우량 신인류 만들면 안 될까
이제 원숭이만 남았다.’ 황우석-이병천 박사팀이 이끈 개 복제 실험의 성공을 전하는 동아일보 기사의 제목이다. 이 기사를 읽으면서 묘한 느낌이 들었다. 황 박사는 영장류의 복제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이 기사는 영…
20050816 2005년 08월 12일 -
“기술이여, 디자인을 따르라”
그림에는 두 종류가 있다. 하나는 역사화, 인물화, 정물화, 풍경화와 같은 세계의 그림이다. 오랫동안 예술은 ‘자연의 모방’으로 여겨져왔다. 그럼 추상화는 어떤가? 언뜻 보기에 아무것도 묘사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 추상화도 어떤 의…
20050802 2005년 07월 28일 -
문자시대 이전으로의 회귀?
옛 소련 시절, 모스크바 거리에 개가 두 마리 있었다. 한 마리는 살이 찌고, 한 마리는 삐쩍 말랐다. 삐쩍 마른 개가 살찐 개에게 묻는다. “너는 어디서 먹을 게 나서 그렇게 살이 피둥피둥 쪘냐?” 그러자 살찐 개가 태연하게 대답…
20050712 2005년 07월 0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