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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엔 그럴싸한 ‘죽은 여인의 방문’
얼굴없는 미녀’는 1980년에, 지금은 없어진 TBC에서 방영했던 ‘형사’ 납량특집 에피소드를 영화화한 작품이다. 이순재와 장미희가 주연한 이 이야기는 당시 공중파에 방송되었다는 사실 자체가 놀라울 정도로 상당히 파격적인 줄거리였다…
20040812 2004년 08월 06일 -
삶의 궁지에 몰린 쿠르드족 아이들
영화는 이따금 우리에게 숫자와 낱말들로 구성된 차가운 지식 이상의 것을 가르친다. 최근 나온, 전 세계 아트 하우스를 휩쓴 이란 영화들을 생각해보라. 이란 아이들의 맑은 눈동자를 담은 그 영화들이 없었다면 과연 우리가 중동의 커다란…
20040805 2004년 07월 29일 -
화끈하게 부시 때리기
마이클 무어의 ‘화씨 9/11’이 한 일 가운데 가장 쓸 만한 일 중 하나는 사람들에게 ‘다큐멘터리’라는 장르에 대해 다시 한번 일깨워준 것이다. 다큐멘터리가 객관적이지 않고, 객관적인 척하지 않는다고 해서 다큐멘터리가 아닌 어떤 …
20040729 2004년 07월 22일 -
달콤한 사랑, 씁쓸한 뒷맛
내 남자의 로맨스’(감독 박제현)는 ‘노팅 힐’의 한국 버전이다. 지나친 속단이라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 이 영화를 만든 사람들조차도 툭하면 ‘노팅 힐’과 휴 그랜트를 언급하니 말이다.하지만 두 영화 사이에는 결정적인 차이점이 있다…
20040722 2004년 07월 16일 -
음모에 빠진 두 나쁜 놈 ‘가방 작전’
‘투 가이즈’. 글자 그대로 두 사내녀석이라는 뜻이다. 무슨 제목이 이런가. 한글로 쓰면 볼품없는 말이 영어로 쓰면 갑자기 쿨~해지기라도 한다는 건가? 아무래도 이 영화를 기획한 사람들은 정말 그렇게 생각한 모양이다. 이들의 순진함…
20040715 2004년 07월 08일 -
점점 다가오는 죽음의 공포
‘착신아리’는 국내에 처음으로 개봉되는 미이케 다카시의 영화다. 그의 극단적인 B급 정서에 열광하는 팬들에게는 조금 실망스러운 선택이라고 해야겠는데, 신작 ‘착신아리’는 ‘링’과 ‘주온’의 전통을 잇는 모범적인 일본식 귀신영화이기 …
20040708 2004년 07월 01일 -
해녀와 우체부 ‘동화 같은 사랑’
우체국에서 일하는 나영(전도연 분)은 어머니 연순(고두심 분)의 잔소리에 못 이겨 가출한 아버지 진국을 찾으러 고향 우도로 내려갔다가 그만 20여년 전의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고 만다. 당시 해녀였던 연순의 집에서 머물던 나영은 연순…
20040701 2004년 06월 25일 -
표절과 무성의 쇼크…확 깬다 깨
드디어 한국 호러영화 시즌이 시작되었다. 올 시즌의 문을 여는 작품은 6월11일에 개봉된 유상곤 감독의 ‘페이스’와 18일에 개봉되는 김태경 감독의 ‘령’이다. 유감스럽게도 올 여름 한국 호러영화의 시작은 상당히 안 좋다. 설정…
20040624 2004년 06월 17일 -
표절과 무성의 쇼크 … 확 깬다 깨
드디어 한국 호러영화 시즌이 시작되었다. 올 시즌의 문을 여는 작품은 6월11일에 개봉된 유상곤 감독의 ‘페이스’와 18일에 개봉되는 김태경 감독의 ‘령’이다. 유감스럽게도 올 여름 한국 호러영화의 시작은 상당히 안 좋다. 설정…
20040624 2004년 06월 17일 -
여대생과 사랑에 빠진 백마 탄 왕자
이 민주주의 세상에도 왕족들은 여전히 존재한다. 예전에 그들은 통치자였지만 지금은 할리우드 연예인에 더 가깝다. 그럴싸한 이미지와 상징들로 사람들을 안심시키고 스캔들로 오락을 제공해주는 것, 그것이 그들의 일이기 때문이다. 통치행위…
20040617 2004년 06월 11일 -
환경재앙으로부터 지구를 지켜라
롤랜드 에머리히의 ‘투모로우’는 그의 히트작 ‘인디펜던스 데이’처럼 전지구적 재난을 다루고 있다. ‘인디펜던스 데이’에서 호전적인 외계인들이 지구를 침략했다면, ‘투모로우’에서는 온실효과로 인한 온난화 현상 때문에 지구에 급작스러운…
20040610 2004년 06월 02일 -
44편의 영화가 뒤죽박죽 ‘하나로’
쿠엔틴 타란티노는 할리우드에서 감독 딱지를 달고 행세하는 사람들 가운데 가장 훌륭한 DJ다. 이 말은 그의 기막힌 음악 선곡 재능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다. 타란티노의 영화들은 모두 고유의 독립된 작품이라기보다 전문지식이 ‘빠삭’한…
20040603 2004년 05월 27일 -
평범한 스릴러에 화려한 영상 덧칠
곤 사토시의 애니메이션 영화들은 반동적이면서도 혁명적이다. 이 모순 되는 진술은 그의 영화들을 바라보는 방향과 관련이 있다. 여러분은 어느 쪽이 더 도전적으로 느껴지는가. 일본 애니메이션이라는 도전적이고 스타일리시한 장르의 매력을 …
20040527 2004년 05월 19일 -
서울 도심에 도인들 납시오
‘아라한 장풍대작전’은 류승완의 ‘킬 빌’이다. 타란티노가 자신이 좋아하던 온갖 장르 영화들을 총집합한 영화를 만들었던 것처럼, 류승완도 ‘아라한 장풍대작전’에서 그가 팬으로서 흥분하며 좋아했던 장르들을 재구성하고 조합한다. 물론 …
20040520 2004년 05월 14일 -
상상의 날개 달고 신나는 공중전
몇 년 전부터 미야자키 하야오의 옛 영화들이 의무방어전을 치르는 권투선수처럼 생기 없이 극장가에 나타났다가 조용히 사라지고 있다. ‘천공의 성 라퓨타’도 아마 비슷한 경로를 밟으며 사라질 듯하다. 이미 볼 사람들은 비디오와 DVD로…
20040513 2004년 05월 07일 -
헉! 엄마의 커밍아웃 큰일났네
한 나라를 대표하는 영화감독이 종종 나라의 이미지를 바꾸어놓을 때가 있다. 지금 스페인의 대표적인 감독으로 떠오른 페드로 알모도바르의 작품들을 보라. 마치 스페인이라는 나라가 알모도바르의 영화처럼 성적으로 자유분방하고 진보적일 것 …
20040506 2004년 04월 30일 -
현대 도시의 암울한 두 청춘
구로사와 기요시의 ‘밝은 미래’는 장르 호러물이 아니다. 영화는 머리 긴 여자 귀신을 불러오는 대신, 최근 해외에 판매되는 아시아권 영화의 절반 정도가 공유하는 듯한 설정으로 시작한다. 앞날이 캄캄한 대책 없는 두 청춘이 몽유병에라…
20040429 2004년 04월 22일 -
연쇄 살인 그리고 가짜 인생
마이클 파이의 소설을 각색한 D.J. 카루소 감독의 영화 ‘테이킹 라이브즈(Taking Lives)’에서 가장 흥미진진한 부분은 연쇄살인마의 살인 동기다. 이 영화의 연쇄살인마 마틴 애셔는 그냥 사람을 죽이는 것이 아니다. 그는 가…
20040422 2004년 04월 16일 -
옹고집 노인네들 ‘이념과 삶’
‘송환’은 옹고집으로 똘똘 뭉친 노인네들의 이야기다. 그들은 출소한 비전향장기수들로 대부분 북에서 내려온 ‘간첩’이다. 감독인 김동원은 출소한 비전향장기수 두 명을 처음 만난 1992년부터 그들이 북으로 송환된 2000년까지 그들과…
20040415 2004년 04월 08일 -
사랑의 힘이냐 인권 침해냐
김호준 감독의 ‘어린 신부’는 일단 의도부터 의심스러운 영화다. 16살 소녀 보은(문근영 분)과 24살 청년 상민(김래원 분)이 역겨울 정도로 이기적이고 성급한 할아버지의 똥고집에 의해 억지로 결혼한다. 문명세계에서는 일어나서는 안…
20040408 2004년 04월 0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