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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적 오컬트 슈퍼히어로 영화
성수기인 여름 극장가에 한국 영화 빅4의 경쟁이 뜨겁다. 코미디(‘엑시트’), 액션 역사극(‘봉오동 전투’), 사극(‘나랏말싸미’), 그리고 호러영화(‘사자’) 등 골라 보는 재미가 있다. 이 중 ‘사자’는 호러영화의 하위 장르인 …
영화평론가·성결대 교수 2019년 08월 09일 -
명품 애니 실사화, 향수와 새로움 사이
1990년대 월트 디즈니사(디즈니)의 애니메이션이 일으킨 바람은 폭풍처럼 강했다. 미키마우스가 간판이던 디즈니는 아이들이나 보는 만화영화를 만드는 영화사라는 인식이 강했다. 디즈니가 한창 침체기일 때 등장한 ‘인어공주’(1989)는…
영화평론가·성결대 교수 2019년 07월 22일 -
그렇게 그 남자, 아버지를 알게 되다
아버지가 죽고, 장례식을 치르고, 화장을 한다. 한 사람의 거대한 우주가 사라지는 순간이다. 그를 둘러싼 복잡하고 다채로웠던 기억은 흩어져 사라질 것이다. 어쩌면 시간의 주름 안에 숨어 있다 가끔씩 어느 순간 떠오를지도 모르겠다. …
영화평론가·성결대 교수 2019년 07월 08일 -
이탈리아 시골과 도시를 유랑하는 마술 같은 순간
라짜로는 행복할까. 라짜로로 인해 사람들이 행복할까. 착하고 친절한 라짜로의 순롓길을 보여주는 이탈리아 영화 ‘행복한 라짜로’는 소박한 풍경과 가난한 사람들을 통해 사회의 거대한 부조리에 대해 말한다. 서정주의에서 마술적 리얼리즘을…
영화평론가·성결대 교수 2019년 06월 24일 -
연기만큼은 ‘보헤미안 랩소디’ 라미 말렉을 능가하다
피아노 위에서 현란하게 춤추는 손가락, 청량하게 뻗어 올라가는 높은 음에 강렬한 의상과 독특한 선글라스로 치장하고 화려한 무대 퍼포먼스까지 선보이는 그 남자는 수줍고 내성적인 사람이었다. 상처 입은 내면을 가리고자 그는 더 호사스럽…
영화평론가·성결대 교수 2019년 06월 10일 -
젊은 세대는 어떻게 ‘오월 광주’를 대면하는가
‘제1광수’로 불리는 사나이가 있다. 흐릿한 흑백사진 속 그를 보고 일군의 사람은 북한군의 5·18 민주화운동 개입설을 굳게 믿는다. 또 어떤 사람들은 그를 ‘김군’이라고 칭한다. 다큐멘터리 ‘김군’은 그렇게 서로 다른 이름으로 불…
영화평론가·성결대 교수 2019년 05월 27일 -
자신의 운명을 선택한 고양이의 교훈
많은 일본 영화가 그렇듯, 소설 원작 자체가 유명한 작품이다. 함께 살 인간을 선택했던 길고양이가 주인과 마지막을 함께 보내고자 스스로 운명을 결정한 이야기. 수많은 ‘고양이 집사’를 울린 화제의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원작자는…
영화평론가·성결대 교수 2019년 05월 13일 -
배우 이광수의 재발견
영화는 실존 인물에서 출발했다. 광주 한 복지원에서 10여 년을 한 몸처럼 살아온 지체장애인 최승규 씨와 지적장애인 박종렬 씨의 실화다. 한 명은 머리가 되고, 다른 한 명은 몸이 돼 함께 생활하며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복지사 자격증…
영화평론가·성결대 교수 2019년 04월 30일 -
아이도 어른을 성장시킨다
배우 김윤석의 감독 데뷔작이다. ‘타짜’의 아귀, ‘황해’의 면정학, ‘도둑들’의 마카오박, ‘1987’의 박처장 역을 맡았던 배우, 그 김윤석이 맞다. 강하고 어두운 캐릭터를 줄곧 맡아온 그가 여성 드라마를 연출하다니, 고개를 갸…
영화평론가·성결대 교수 2019년 04월 12일 -
또 하나의 내가 살고 있는 다른 세계가 있다면…
코미디언으로 활약하다 자신이 쓴 각본으로 연출까지 하며 데뷔전을 치른 조던 필 감독은 흥행 대성공이라는 선물 이후 각종 영화제에서 각본상과 감독상을 수상해 그야말로 잭팟을 터뜨렸다. 인종차별 문제를 호러 장르의 문법과 독창적으로 결…
영화평론가·성결대 교수 2019년 04월 03일 -
소통되지 못하는 언어의 비밀
언어를 소재로 했지만 스토리 심층에서 사랑과 상처, 그리고 죄책감에 대해 이야기하는 영화다. 언어 때문에 일어나는 해프닝이 아니라, 과거의 사건으로 언어가 갇혀버린 누군가에 대한 이야기다. 멕시코의 어느 마을, 소멸 위기에 놓인 토…
영화평론가·성결대 교수 2019년 03월 21일 -
한글과 사랑에 빠진 일곱 할매의 ‘써니’
경북 칠곡군 약목면 복성리의 80대 할머니들이 길에 서서 떠듬떠듬 간판 글자를 읽는다. 보리밥, 된장찌개, 캄보디아, 국제결혼, 쌀집…. 일제강점기인 1930년대에 태어난 이들은 우리말과 글이 금지된 시대였던지라 애초에 한글을 접하…
영화평론가·성결대 교수 2019년 03월 04일 -
좀비 호러와 농촌 코미디, 어설픈데 웃기네
‘좀비’라는 존재는 더는 낯설지 않다. KTX 좀비 블록버스터 ‘부산행’에서 시작해 좀비 사극 ‘창궐’의 실패를 교훈 삼은 넷플릭스의 사극 드라마 ‘킹덤’의 성공을 보면 이제는 좀비영화가 확실한 하나의 장르로 정착한 듯하다. 무서운…
영화평론가·성결대 교수 2019년 02월 15일 -
가슴에 돋은 칼로 슬픔을 자르다
레바논의 빈민가, 시리아에서 온 난민, 아동 노동, 미성년 강제결혼, 불법체류, 불법입양, 아동매매. 영화가 상영되는 2시간 동안 번갈아가면서 화두로 떠오르는 단어들이다. ‘가버나움’은 비록 픽션이지만 지독한 현실을 바탕으로 구성된…
영화평론가·성결대 교수 2019년 01월 28일 -
우아한 흑인과 거친 백인의 사랑스러운 로드무비
미국 최초 흑인 대통령 버럭 오바마가 재임하던 시기인 2010년대 이후 미국 영화에도 블랙 열풍이 불었다. 흑인인권영화가 활발히 제작, 소비되는 현상이 두드러졌다. 이런 현상은 ‘똑바로 살아라’(1989)의 스파이크 리가 활동한 1…
영화평론가·성결대 교수 2019년 01월 14일 -
‘올바름’을 빼고 ‘열심히’면 됐던 시대의 초상
‘내부자들’의 우민호 감독과 명실상부한 ‘국민’배우 송강호의 만남만으로도 거대한 기대를 낳을 수밖에 없는 영화다. 복수심에 불타던 악당이 사회 정의 구현을 선택하는, 조금은 믿기 어려운 결말임에도 충실하게 논리를 쌓아올려 카타르시스…
영화평론가·성결대 교수 2018년 12월 31일 -
총 대신 춤, 전쟁 대신 평화, 그 단순한 이치
거제포로수용소를 배경으로 인류애와 사랑이 피어오르는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겠다고 작정한 이가 있다면, 어느 누가 그 어둡고 무겁고 진지한 소재를 재미 본위의 대중영화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상상이나 할까. 그러나 그 일이 일어났다.…
영화평론가·성결대 교수 2018년 12월 14일 -
대도시 1인 가구의 공포를 끌어올린 호러 스릴러
불법촬영, 무차별식 ‘묻지마’ 범죄, 익명의 스토커 등의 뉴스가 매일같이 터져 나오는 흉흉한 세상에서 문을 잠그고, 또 확인하고, 그래도 안심되지 않는 현대인의 공포를 극대화한 영화다. 은행에서 계약직 직원으로 일하는 경민(공효진 …
영화평론가·성결대 교수 2018년 11월 30일 -
탈북한 억척어멈의 순정
탈북 여성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다. 수많은 탈북자 관련 다큐멘터리 가운데 이 작품이 좀 더 특별한 이유가 있다. 10월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이자 배우 이나영이 6년간의 침묵을 깨고 스크린에 등장한 영화 ‘뷰티풀 데이즈’에 영감…
영화평론가·성결대 교수 2018년 11월 19일 -
살아남은 자의 슬픔은 그만, 추악한 세상과 이별을
1991년 봄은 몹시도 추웠다. 동구권 사회주의가 붕괴되고 소련이라는 거대한 왕국이 해체됐으며 냉전이 종식된 때였다. 위기에 몰린 노태우 정권은 3당 합당을 통해 1990년 민주자유당이라는 거대 여당을 만들어냈고, 개혁 분위기는 일…
영화평론가·성결대 교수 2018년 11월 0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