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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여정과 닮은 곡선
예전에 여행 갔던 경남 통영에서 일행 모두가 가장 좋았다고 손꼽은 데가 미륵산 전망대다. 바람에 흔들리는 케이블카를 타고 미륵산으로 올라가는 재미뿐 아니라 하늘, 바다, 섬이 어우러진 풍경에 감동이 몰려오는 곳이었다. 케이블카 도착…
20170809 2017년 08월 07일 -
고립의 사각형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인물 가운데 프로크루스테스(Procrustes)라는 악당이 있다. 옛 그리스의 케피소스 강 주변에 살던 그는 아테네로 가는 길목에서 나그네들을 자신의 여인숙으로 유인했다. 그가 손님들을 맞이하는 방식은 이상야…
20170726 2017년 07월 25일 -
몰입의 기쁨 알려주는 ‘소실점’
부산으로 가는 KTX. 기차가 출발하기 전까지 맞은편 자동문은 쉴 새 없이 푸싱, 푸싱 소리를 내며 열리고 닫히기를 반복한다. 단체여행을 가는 앳된 얼굴의 여대생들이 우르르 들어와 빈자리에 앉고, 뒤이어 스페인어를 쓰는 외국인 가…
20170705 2017년 07월 04일 -
살아 움직이는 방사형
중앙에서 사방으로 퍼져나가는 모양을 의미하는 방사형은 문양 디자인에 자주 등장한다. 특히 원모양과 좌우상하 대칭의 꽃모양은 많은 패턴 디자인에 영감을 줬다. 아라베스크(Arabesque)는 풀과 꽃 같은 식물을 기하학적으로 디자인한…
20170614 2017년 06월 09일 -
닮은꼴이 주는 편안함
어느 날 문득 하늘을 보니 학 한 마리가 하늘을 날고 있었다. 나무를 피해 제대로 찍으려고 몇 걸음 옮기는 사이, 벌써 몸체가 흐트러지고 꼬리가 날아가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흩어졌다. 학이 아니었다. …
20170531 2017년 05월 30일 -
신성하고 완전한 원
반팔 차림새가 종종 눈에 띄는 5월의 봄날, 서울 성동구 서울숲 곳곳에 꽃이 활짝 피었다. 분홍색, 흰색, 붉은색의 화려한 튤립 정원을 지나니 하늘을 향해 튀어 오르는 황매화나무가 보였다. 달콤하고 고소한 향이 날 것만 같은 샛노란…
20170517 2017년 05월 15일 -
시작과 끝의 반전
퀴니가 벤자민을 안고 거실로 올라왔다. 양로원 노인들에게 소개해주려는 것이다. 아기 돌보기에 자신 있다는 할머니들이 벤자민 주위에 몰려들었다. 아기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보다 한마디 한다. “세상에, 내 전남편을 쏙 빼닮았어.” 주름…
20170510 2017년 05월 08일 -
살아 숨 쉬는 파랑
마크 와트니는 온통 적황색인 화성에서 홀로 561일 동안 생존한다. 지구에서 8000만km 떨어진 화성에서 살아 있는 생명체는 어쩌면 와트니 혼자일지도 모른다. 와트니는 동료들과 화성을 탐사하다 모래 폭풍을 만나 사고를 당하고 홀로…
20170419 2017년 04월 17일 -
부끄러운 중첩
유난히 수줍어하는 성향을 타고난 사람이 있다. 이런 사람은 칭찬받거나 실수를 해 주목받으면 부끄러워한다. 얼굴을 가리면 자신이 보이지 않는 듯, 양손으로 얼굴을 감싸거나 들고 있는 책 또는 물건, 아니면 휴대전화로 눈과 입을 가려 …
20170412 2017년 04월 12일 -
쓸모 있는 배경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 도형이 있다. 수학자이자 이론물리학자인 로저 펜로즈(Roger Penrose)가 고안한 ‘펜로즈 삼각형’이 그것이다. 삼각형 입체 그림을 가만 보니 뭔가 이상하다. 윗면인 듯한데 어느새 아랫면이 되고, 옆면이…
20170322 2017년 03월 17일 -
사각형의 두 얼굴
독일 직업정보 사이트 잡스인타운의 옥외광고 시리즈 중 ‘주크박스’ 편. [출처· www.jobsintown.de]도서관만큼 사각형이 많은 곳도 없다. 가끔 찾는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은 건물 모양부터 사각형이다. 사각형 기둥 사이의…
20170308 2017년 03월 07일 -
갈망하는 수직선
한때 서울 여의도 ‘63빌딩’(현 63스퀘어)에 다녀온 것이 자랑거리이던 시절이 있었다. 세월이 흘러 63빌딩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빌딩이라는 타이틀을 잠실 롯데월드타워&롯데월드몰에게 물려줬다. 555m, 123층에 달하…
20170208 2017년 02월 03일 -
위로의 사선
가파른 언덕을 오르느라 지쳐 있을 때 내리막길이 나타나면 그리 반가울 수 없다. 사선의 내리막이 힘든 육체의 수고를 덜어주니 무겁던 다리가 가벼워진다. 내리막의 사선, 즉 하강 사선은 힘든 고비를 넘긴 후 만나는 시원한 생수와도 같…
20170125 2017년 01월 23일 -
살아 숨 쉬는 점
하늘에 떠오르는 점 하나로 세상을 압도하는 태양. [사진 제공·shinyeonu]디자인 스튜디오 유마카노 (Studio Yumakano)의 ‘스마일 못’. [출처·yumakano.com]새해가 밝자마자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수신 알림…
20170111 2017년 01월 09일 -
내달리는 곡선
새로 오픈한 쇼핑몰을 구경 간 적이 있다. 수많은 상점과 레스토랑이 들어선 쇼핑몰은 층층마다 사람으로 가득했다. 사람이 많은 곳은 어디나 혼잡하다지만, 이곳은 유난히 어지러운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한 레스토랑의 대기 라인에 서서 …
20161228 2016년 12월 2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