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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수한 된장찌개 사람 잡았군!
이건 마술이다. 12년 만에 부활한 사형의 당사자가 된 살인마가 죽기 직전 된장을 추억한다. “아, 그 된장찌개 맛 한번 보고 싶다”고 말이다. 한 방송국 피디가 이 말에 솔깃해 된장을 추적한다. 그런데 들을수록 이상하다. 연쇄살인…
20101018 2010년 10월 18일 -
중년남자 불안과 욕망 벗기기
홍상수의 영화들은 웃긴다. 그런데 새 영화 ‘옥희의 영화’를 보며 자주 웃을 수는 없었다. 홍상수의 이 영화에는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중년 남자가 등장한다. 그 중년은 인생의 트랙을 절반쯤 돌아본 자만의 세련된 허무주의를 보여준다…
20101004 2010년 10월 04일 -
동성 커플 가족이 사는 법
‘에브리바디 올라잇’은 동성애 가족영화다. 주목해야 할 것은, 방점이 동성애가 아니라 가족에 찍힌다는 점이다. 동성애 가족이란 어떤 가족일까. 조니와 레이저에게는 엄마만 둘이 있다. 그들이 부모가 된 사연은 짐작하는 그대로다. 기증…
20100913 2010년 09월 13일 -
궤도를 이탈한 자, 용서받지 못한 자
세 사람의 현역 군인이 병영을 이탈한다. 그렇다고 영화 ‘탈주’가 탈영병 이야기는 아니다. 사실 세 사람이 도망친 곳은 단순히 부대가 아니라, 군대로 제유(提喩)되는 우리 사회이기 때문이다. 영화가 시작하면 세 명의 군인이 뛰쳐나온…
20100830 2010년 08월 30일 -
자식은 그렇게 부모 곁을 떠나는 거야!
세상에 자신이 원하는 대로 가족을 선택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부모 없는 아이는 부모가 있기만을 바랄 것이고, 가난한 부모 밑에서 태어난 아이는 좀 더 부잣집에서 태어났으면 하고 생각해봤을 것이다. 사실 어떤 가정에서 태어난들 …
20100816 2010년 08월 16일 -
꽃미남 원빈, 감성 액션 신고식
‘아저씨’는 무척 ‘쎈’ 영화다. 일단 캐스팅이 세다. ‘우리 형’ ‘마더’ 같은 작품에서 변신과 변모를 시도했다고는 하지만, 사실 아직 원빈 하면 커피광고 속의 꽃미남 이미지가 강하다. 이런 점에서 ‘열혈남아’(2006), ‘굿바…
20100802 2010년 08월 02일 -
평범한 인간에 숨어 있는 살인 본능
사람의 영혼은 어디까지 망가질 수 있을까. 영화 ‘킬러 인사이드 미’는 관객에게 이 질문을 던진다. 텍사스를 배경으로 한 ‘킬러 인사이드 미’는 1952년에 출간된 소설을 원작으로 한 만큼 조금은 복고적이며 고풍스러운 분위기로 시작…
20100719 2010년 07월 19일 -
‘어떻게’ ‘왜’… 스릴러 질문의 뒤집기
영화 ‘이끼’는 윤태호의 만화를 원작으로 삼고 있다. ‘이끼’는 인터넷 연재라는 매체의 변화를 받아들여 스크롤 리듬에 맞춰 새로운 스릴을 창조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기존의 가로로 읽는 만화의 스토리 전개를 세로의 리듬에 맞춰 …
20100705 2010년 07월 05일 -
1인 3역 김명민의 연기 본색
세상이 흉흉하다. 우리 딸들은 학교에 가다가 평생 잊지 못할 상처를 입고, 혹은 학교에 도착해서도 자신을 향해 내뻗는 음험한 손길을 피하지 못한다. 세상은 원래 험악한 곳이라지만 최근의 뉴스를 보고 있으면 해도 너무하다는 생각이 든…
20100621 2010년 06월 21일 -
달라진 패밀리 ‘의리’는 어디 갔나?
2010년에 다시 ‘대부’를 보는 것은 복고풍 의복을 체험하는 기분과 유사하다. 우리는 이미 말런 브랜도의 불룩 내민 턱과 낮게 깔린 음성을 알고 있다. 1970년대 관객에게는 새로운 말런 브랜도이자 일종의 특수효과였겠지만, 201…
20100607 2010년 06월 07일 -
우린 다 그렇고 그런 속물 아닌가
속물과 ‘안’ 속물의 차이는 뭘까? 영화 속에서 불륜녀를 하나씩 옆자리에 두고 두 남자가 이 주제에 대해 설전을 벌인다. “저 거지의 옷을 벗기고 나면, 그래도 저 사람이 거지일까?” “너, 그렇게 인생 복잡하게 살지 마. 넌 꼭 …
20100524 2010년 05월 24일 -
묻습니다, 세상이 아름다운가요?
모든 훌륭한 예술작품은 생의 아이러니를 표현한다. 이창동 감독의 다섯 번째 작품 ‘시’ 역시 그렇다. ‘시’에는 단순히 대답으로 환원할 수 없는, 생의 아이러니가 가득 들어차 있다. 그래서 보는 내내 먹먹하고, 보고 나서도 한동안 …
20100510 2010년 05월 10일 -
외딴집 작가의 원초적 스릴러
우리가 생각하는 작가의 이미지는 어떤 것일까. 줄담배, 커피중독자, 신경쇠약 직전의 날카로운 언행…. 백지를 앞에 두고 전전긍긍하며, 감정의 기복이 심해 작가라는 꼬리표를 떼고 보면 영락없이 어딘가 문제 있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 …
20100504 2010년 04월 26일 -
욕구불만 세상 행복한 표류기
‘공기인형’은 예쁜 이름과 달리 남성의 성욕 배출을 위해 만들어진 섹스기구를 뜻한다. 간혹 코미디 영화에서 보았던 희극적이면서도 그로테스크한 그 인형 말이다. 배두나 주연의 영화 ‘공기인형’은 이 에어돌에 대한 이야기다.고레에다 히…
20100420 2010년 04월 15일 -
정신 좀 차려라, 천박한 속물들아
이웃집 남자는 그저 그런 사람이다. 부동산중개업을 하고, 아들을 두고 있으며, 벌이도 제법 쏠쏠하다. 이 남자의 관심사는 오직 돈과 여자. 그것도 사실 평범하다. 우리 옆집에 사는 중년 남성 가운데 돈과 여자에 관심 없는 이가 과연…
20100406 2010년 03월 31일 -
그래도 희망은 살아 있다
사카모토 준지 감독의 ‘어둠의 아이들’은 르포와 다큐멘터리 중간쯤에 놓인 극영화다. 결론적으로 ‘극영화’이니 아무리 사실적 사건이거나 재현이라 할지라도 필름에 담긴 이상 허구다. 아니, 어쩌면 관객들은 ‘어둠의 아이들’을 보며 영화…
20100323 2010년 03월 17일 -
마일리지 쌓는다고 인생이 좋아질까?
이 남자 쿨하다. 1000만 마일리지를 쌓는 것이 목표인 그는 기내 반입용 여행가방 하나에 자신의 삶을 압축한다. 갈아입을 옷, 서류, 세안도구 정도가 전부인 이 남자에게 가장 중요한 소지품은 바로 마일리지가 적립되는 VIP 컨시어…
20100309 2010년 03월 04일 -
운명 따라 돌고 도는 인생
영화의 특성상 당대 스타일이라는 것이 있게 마련이다. 조폭 코미디가 유행할 무렵이면 조폭 마누라도 등장하고, 조폭이 학교에도 가고, 아버지가 조폭이 되기도 한다. ‘과속스캔들’이 성공한 이후 가족 코드에 웃음을 가미한 영화가 많아진…
20100216 2010년 02월 11일 -
의리가 얼어 죽었다고 누가 그래!
이번에도 아버지다. 게다가 이혼남으로 사회도 몰라주고 아내도 몰라준다. 누구 이야기일까? 바로 배우 송강호 얘기다. 장훈 감독의 두 번째 작품 ‘의형제’는 자신이 전부라고 믿었던 체제에 배신당한 남자들의 이야기다. 그런데 이 남자,…
20100202 2010년 01월 27일 -
그래, 내게도 아홉 살 욕망 있었음을
내 정신적 나이는 몇 살일까? 여기, 오십에 가까운 겉모습과 달리 마음속 나이는 아홉 살인 남자가 있다. 아홉 살은 어떤 나이였던가? 엄마의 사랑과 보호가 훈육보다 따뜻했던 시기, 이제 막 학교에 들어가 엄마의 법이 아닌 세상의 언…
20100119 2010년 01월 1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