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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 만나는 ‘서예적 추상’세계
고암 이응노는 행복하고도 불행한 화가다. 화가로서 생전에 자신의 작품세계를 인정받고 부와 명예를 얻었으니 행복한 작가였고, 동시에 조국에서 마지막 순간까지 외면당했으니 철저히 불행했다. 그가 타계한 지 12년. 한국 화단은 이제야 …
20010927 2004년 12월 24일 -
짧은 삶이 남긴 영원한 예술혼
어떠한 경우에도 죽음은 애달프다. 특히 ‘요절’(夭折)은 말 그대로 삶의 허리가 꺾이는 것이니 더욱 애달프다. 요절한 화가의 그림이 좀더 특별하고 신비롭게 보이는 것은 그러한 이유 때문일까. 아마 그것만은 아닐 것이다. 화가는 보통…
20010920 2004년 12월 22일 -
“마음의 눈으로 작품을 감상하세요”
마음으로 보는 전시회. 12월20일까지 소격동 아트선재센터에서 열린 ‘우리들의 눈’展은 눈이 아닌 마음으로 봐야 한다. 작품을 출품한 이들이 앞이 보이지 않는 시각장애학생들이기 때문. 볼 수 없기 때문에 만지고, 느끼고, 들은 것을…
20011227 2004년 12월 14일 -
“혼돈의 시대 함께한 蘭은 내 친구”
“내게 난(蘭) 그림은 친구 같은 존재입니다. 나를 문인화가로 불러준다면 기쁘겠지요.” 12월11일부터 열리고 있는 ‘미의 여정, 김지하의 묵란’전을 보러 인사동 학고재 화랑에 들어서자 뜻밖에 한구석에 앉아 있는 김지하의 얼굴이 보…
20011227 2004년 12월 14일 -
장르 해체 두드러진 실험성
12월이 되면서 한 해를 결산하는 공연과 음악회가 곳곳에서 열리고 있다. 공연에 비하면 드문 편이지만 미술에서도 ‘결산 전시회’가 가끔 등장한다. 성곡미술관에서 11월28일부터 열리고 있는 ‘2001년 한국미술의 눈’ 전은 9명의 …
20011213 2004년 12월 03일 -
전시회에 부는 ‘공간 파괴’ 바람
지난 90년대에 영국 언론이 문화부에 맹공을 퍼부은 사건이 하나 있었다. 영국 문화부가 템스강변의 낡은 화력발전소를 미술관으로 개조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흉물스러운 발전소 건물에 미술관이 웬말이냐는 비난이 쏟아졌다. 그러나 영국…
20011122 2004년 11월 23일 -
한국美 정체성을 찾아서…
작가를 찾아서-한국미술의 마에스트로’전이 열리고 있는 금호미술관 입구에는 8명의 흑백사진이 걸려 있다. 박서보는 자신의 추상화 앞에서 팔짱을 끼고 있고 카메라를 쥔 강운구는 피사체가 된다는 사실이 못내 어색한 표정이다. 그들의 얼굴…
20020207 2004년 11월 12일 -
불굴의 예술혼, 살아 있는 감동
운보 김기창(1914~2001) 화백의 생전 일화 한 토막. 운보는 법주사에서 묵던 날 새벽 종소리에 잠을 깨 절간을 산책하다 영감을 얻어 ‘새벽 종소리’라는 작품을 그렸다. 이 말을 듣고 한 지인이 “귀가 안 들리는 사람이 어떻게…
20020228 2004년 11월 01일 -
이방인들 고단한 삶의 기록
우리는 대부분 이방인으로서의 삶에 대해 무지하다. 크지 않은 국토 어디를 가도 같은 말, 같은 민족과 맞닥뜨리는 환경 속에서 뿌리내리지 못하고 떠도는 생의 표표함을 접할 기회는 거의 없다. 가끔 언론에 등장하는 동남아 출신 불법체류…
20020711 2004년 10월 18일 -
멈춰진 피사체, 그것은 그림
우연의 일치처럼 최근 여러 갤러리에서 사진 전시가 열리고 있다. 사진이 미술의 한 부분인지에 대해서는 수많은 의견과 논리가 존재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것 하나는 확실하다. 사진은 보는 이를 즐겁게 해준다.이미지와 표현 방식에 집중하…
20020725 2004년 10월 14일 -
세상 변해도 가슴 시린 ‘민중의 아픔’
‘나무의자 밑에는 버려진 책들이 가득하였다은백양의 숲은 길고 아름다웠지만 그곳에서는 나뭇잎조차 무기로 사용되었다.그 아름다운 숲에 이르면 청년들은 각오한 듯눈을 감고 지나갔다. 돌층계 위에서 나는 플라톤을 읽었다. 그때마다 총성이 …
20020808 2004년 10월 11일 -
개 같은 세상, 혹은 상팔자?
폭우 속에 어영부영 말복이 지나갔다. 숨죽이고 있던 적잖은 견공(犬公)들이 소리 없는 환호를 터뜨렸을 법하다. 사람의 가장 절친한 친구에서부터 여름에 빼놓을 수 없는 보양식까지, 개처럼 우리에게 다양하게 비춰지는 동물은 아마 없으리…
20020822 2004년 10월 05일 -
無의 세계 찾아 ‘물방울’ 속으로
캔버스에 내려앉은 물방울이 금방이라도 후드득 떨어져 내릴 것 같다. ‘물방울 화가’로 유명한 김창열의 작품은 도판으로 보는 것보다도 실물이 훨씬 더 매력적이다. 가까이서 본 물방울은 그저 몇 번의 붓터치로 그려진 물감 자국에 불과하…
20020912 2004년 10월 01일 -
몸에서 우주까지 … 톡톡 튀는 유럽 디자인
‘유럽’이라는 단어는 우리에게 어떤 인상을 주는가. 아마도 고전, 셰익스피어, 예술 등이 유럽이라는 단어와 겹치는 인상일 것이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가장 강렬한 유럽의 이미지는 ‘오래됨’이다. 세월의 먼지를 뒤집어쓴 채 우뚝 …
20020919 2004년 09월 24일 -
천년의 미술 ‘돈황 감동’ 눈을 뜨다
한 전도유망한 화가가 있었다. 서울대 미대에서 동양화를 전공했던 그는 졸업하던 해에만 크고 작은 단체전에 10여회 넘게 불려다녔다. 한국화가로서 흔히 겪게 되는 현대와 전통의 갈림길에서의 갈등도 없었다. 작가적 아이디어에 자신이 있…
20040826 2004년 08월 20일 -
북극의 푸른 하늘과 바다, 아! 눈이 시리다
노르웨이 작가인 테리에 리즈버그의 판화들은 고요하다. 푸른 하늘과 푸른 바다, 그리고 그 사이에 떠 있는 빙하들을 표현한 리즈버그의 판화들은 절로 북극의 시린 대기를 연상케 한다. 10월31일부터 11월14일까지 원서동 공간그룹에서…
20031113 2003년 11월 07일 -
질곡의 삶을 사는 ‘여성 자화상’
‘페미니즘’이란 말만 들어도 온몸의 털이 곤두서고, 비뚜름한 눈으로 경계심을 갖는 사람들이 여전히 있다. 그래서 우리나라에 페미니즘이란 말이 일반화된 1980년대 중반 이후 ‘나는 페미니즘 작가’라고 말하는 것은 일종의 ‘도발’로서…
20031030 2003년 10월 23일 -
‘현실과 꿈’ 캔버스 대충돌
벌써 15여년 전부터 이동기의 회화작품은 젊은 미술 애호가들에게 꾸준히 관심의 대상이 되어왔다. 1980년대 말과 90년대, 그리고 21세기 벽두로 이어지는 한국 최현대사에서 새로움에 대한 강박 속에 명멸하는 수많은 이미지들 사이에…
20031002 2003년 09월 25일 -
미술과 패션, 그리고 사진의 어울림
패션과 사진, 그리고 미술은 오랫동안 서로를 흠모해왔다. 그러나 그동안 셋은 공식적으로 서로 적개심을 내보이거나 모른 척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패션과 사진, 미술이 서로 ‘다르다’고 강변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미술…
20030828 2003년 08월 21일 -
“캔버스도 화장발 잘 받네”
얼굴을 캔버스 삼아 색조의 마술을 부리던 화장품들이 전시장 벽에 걸린다. 9월25일부터 10월1일까지 인사아트센터 제2전시장에서 열리는 ‘컬러풀, 파워풀’ 전은 국내에서 처음 시도된 코스메틱 아트 기획전이다. 화장을 여성들이 자신의…
20020926 2003년 08월 0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