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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시간 감시당한다는 상상, 현실이었다

[책 읽기 만보]

  • 이한경 기자 hklee9@donga.com

실시간 감시당한다는 상상, 현실이었다

※만보에는 책 속에 ‘만 가지 보물(萬寶)’이 있다는 뜻과 ‘한가롭게 슬슬 걷는 것(漫步)’처럼 책을 읽는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스노든 파일
에드워드 스노든 지음/ 이혜인 옮김/ 푸른숲주니어/ 248쪽/ 1만3000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한국 1984만 가구 가운데 1980만 가구가 인터넷 접속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전체 가구의 99.7%가 집에서 인터넷을 사용한다는 뜻이다. 또 개인별 인터넷 이용 시간도 일주일 평균 20시간 이상인 것으로 집계됐다. 하루 3시간가량을 인터넷에 접속해 시간을 보낸다는 의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누구나 한 번쯤 개인정보를 포함한 사생활이 인터넷에 유포되면 어쩌나 걱정하기도 한다.

그런데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만약 누군가가 내 정보를 실시간으로 들여다본다면 어떨까. 내 노트북컴퓨터에 저장해놓은 영상을 보고, 내가 휴대전화로 통화한 상대가 누군지 알며, 태블릿PC에 설치된 카메라로 내 얼굴을 보고 있다면 말이다.

미국 CIA(중앙정보국)와 NSA(국가안보국) 등에서 컴퓨터 시스템 전문가로 일한 에드워드 스노든은 2013년 이것이 가정이 아닌 현실임을 알고 세상에 폭로할 계획을 세운다. 미국 정부가 테러 방지라는 명분하에 비밀 정보 수집 프로그램을 통해 실시간 무차별적으로 세계인의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있음을 알게 된 것이다. 이런 사실은 영국 ‘가디언’과 미국 ‘워싱턴포스트’를 통해 폭로돼 전 세계를 발칵 뒤집었다.

스노든의 폭로 후 이를 취재한 글렌 그린월드 가디언 기자는 퓰리처상을 받았다. 스노든과 함께하며 폭로 과정을 다큐멘터리 ‘시티즌포’로 담아낸 로라 포이트러스 감독은 아카데미상을 수상했다. 디지털 세상도 바뀌었다. 2016년 인터넷상에서 처음으로 암호화된 정보량이 암호화되지 않은 정보량을 넘어섰다. 2018년 유럽에서는 ‘잊힐 권리’를 포함한 개인정보 보호법이 정식 발효됐다. 당시 29세이던 스노든의 삶도 바뀌었다. 세상은 공익을 기려 많은 상을 안겼지만 미국 정부는 반역자 낙인을 찍어 추적에 나섰고, 그는 2013년 러시아로 망명했다.



스노든은 2019년 자신의 성장사와 비밀 정보 수집 프로그램 실체 및 폭로 과정을 담은 자서전 ‘영원한 기록(Permanent Record)’을 펴냈지만 한국에는 번역 출간되지 않았다. ‘스노든 파일’은 올해 출간된 자서전 청소년판의 번역본으로, 원작은 미국 중고교 및 공공도서관의 청소년 추천도서로 선정됐다. 스노든은 책 말미에 진정한 디지털 세대는 다음과 같은 기본적인 질문 던지기를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걸 다른 사람과 언제, 어디서, 어떻게, 공유해도 될까요?”





주간동아 1315호 (p64~64)

이한경 기자 hklee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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