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209

2019.10.11

캣닥터 이영수의 세·모·고(세상의 모든 고양이)

조기 진단이 우선인 고양이 당뇨

  • 수의사·백산동물병원장

    vetmaster@naver.com

    입력2019-10-14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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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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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과 마찬가지로 고양이도 나이가 들면 여러 성인병이 나타난다. 대표적인 질병이 바로 당뇨다. 당뇨는 신체(세포)에서 글루코스(당)를 에너지원으로 적절하게 사용하지 못해 발병한다. 혈액 속 당을 세포가 이용할 수 있게 신체(세포)로 넣어줘야 하는데, 이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해 혈액에 당이 쌓이면 당뇨가 된다. 혈액의 당을 신체에 공급하는 일은 췌장에서 분비되는 인슐린이 한다. 

    고양이 당뇨는 사람과 마찬가지로 1형과 2형 등 2가지가 있으며, 2형 당뇨가 많다. 1형은 인슐린 자체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것이고, 2형은 인슐린은 만들지만 이를 잘 이용하지 못하는 것이다. 당뇨가 무서운 이유는 신체의 자연 치유력을 떨어뜨려 감염에 취약해지거나, 여러 장기가 망가지기 때문이다. 각종 합병증을 유발하며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 

    고양이에게 2형 당뇨를 유발하는 가장 큰 원인은 비만이다. 살이 찌면 몸 안에 지방세포가 많아지고 이 세포가 인슐린 기능을 떨어뜨린다. 췌장에서 인슐린이 정상적으로 분비되더라도 그 효과가 떨어져 추가로 투여 받아야 하는 상황까지 올 수 있다.

    다음, 다뇨 증상 보이면 주의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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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양이가 당뇨에 걸리면 초기에는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물을 많이 마시고 소변을 자주 보는 모습이 종종 보인다. 만약 잘 먹는데도 체중이 계속 감소하거나, 다음(多飮), 다뇨(多尿) 증상이 나타난다면 바로 병원을 방문하자. 혈당 수치 같은 여러 검사를 통해 당뇨를 진단할 수 있다. 다만 고양이는 내원할 때 스트레스를 받으면 일시적으로 혈당이 높게 나올 수 있다. 이로 인해 정기적인 혈당 측정 및 다른 추가 검사가 필요한 경우도 생긴다. 

    고양이 당뇨는 초기 진단과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초기에 치료를 잘 받으면 인슐린을 계속 투여 받지 않아도 생활이 가능하다. 장기간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케톤산증, 당뇨병성 신경병증, 백내장 같은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고양이가 10세가 넘었다면 6개월에 한 번씩 혈당검사와 소변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당뇨 진단이 나왔다면 수의사의 지시에 따라 치료를 받아야 한다. 보통 의료용 인슐린 투여와 정기적인 혈당 관리가 필요하다. 특히 중요한 건 식이 조절과 체중 관리다. 평소 저탄수화물-고단백 식사를 할 수 있도록 신경 쓰는 것이 중요하다. 꾸준한 운동도 도움이 되지만, 고양이는 운동시키기가 쉽지 않다. 매일 짧게라도 장난감으로 자주 놀아주거나, 푸드퍼즐로 식사를 제공하는 것이 방법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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