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205

2019.09.06

남경엽의 부 · 가  · 인(부동산 가치 올리는 인테리어)

30년 넘은 노후 아파트, 700만 원으로 수리 끝

  • INC그룹 대표

    tough2415@naver.com

    입력2019-09-09 10: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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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제공 · 남경엽]

    [사진 제공 · 남경엽]

    ‘막퍼줘 프로젝트’의 대상은 공매로 낙찰 받은 30년 넘은 아파트였다. 세월의 흔적이 집 안 곳곳에 묻어 있었다. 이렇듯 연식이 오래된 아파트를 점검할 때는 하자부터 확인해야 한다. ‘막퍼줘 4호집’(4호집)의 경우 발코니 천장에 눈에 띄는 하자가 발견됐다. 바로 곰팡이였다. 

    곰팡이가 발생하는 원인으로는 크게 결로와 누수가 있다. 우선 결로(부실한 단열로 발생)가 원인인 경우 벽과 천장에 시커먼 곰팡이가 전반적으로 넓게 핀다. 4호집은 곰팡이가 새시 주변에 집중적으로 생겼다. 빗물이 실내로 유입되면서 생긴, 누수에 의한 곰팡이로 추측할 수 있었다. 대개 노후화된 새시가 제 기능을 못 해 발생하는 문제다. 새시를 새것으로 교체하고, 새시와 외벽이 만나는 부위의 틈새 내외부를 메운 뒤 실리콘으로 마감해야 한다. 예산이 부족하다면 적어도 실리콘 작업만은 다시 해야 한다. 

    하자를 해결한 뒤에는 이 집의 가치를 올려줄 핵심 전략을 찾아야 한다. 이 역시 현장에 답이 있다. 꼼꼼하게 현장을 파악하자.

    골칫거리 벽체 제거로 실내를 환하게

    [네이버 부동산, 사진 제공 · 남경엽]

    [네이버 부동산, 사진 제공 · 남경엽]

    4호집의 가장 큰 문제는 거실과 주방 사이에 있는 벽체였다. 벽체가 가로막고 있어 전체적으로 답답해 보였다. 거실 채광을 막아 대낮에 거실 전등을 켰음에도 주방등을 켜지 않으면 어두웠다. 소형 평형의 공사 포인트는 실내를 넓어 보이게 하는 것이다. 골칫거리 벽체의 철거 여부가 공사의 핵심이었다(사진1).
     
    벽체에는 내력벽과 비(非)내력벽이 있다. 내력벽은 건물 하중을 받치는 골조다. 철거 또는 변경이 불가능하고, 공사를 감행하면 벌금이나 처벌이 가해진다. 비내력벽은 하중을 받치는 골조가 아닌, 칸막이벽이므로 얼마든지 철거할 수 있다. 벽이 어떤 종류인지 확인해야 하는데, 4호집은 다행히 2가지 이유로 비내력벽이었다. 

    먼저 벽체 위쪽으로 개구부(벽이나 지붕, 바닥 등에 뚫린 구멍)가 있다. 기본적으로 실내 내력벽은 개구부를 만들지 않는다. 하중을 제대로 받칠 수 없고, 아래로도 전달할 수 없는 구조기 때문이다. 두 번째 단서는 스위치 옆 뜯어진 석고보드 사이로 보이는 시멘트 벽돌이다. 세워서 한 장씩만 쌓은 형태인데, 이런 경우 철거해도 상관없는 비내력벽체다. 



    벽체만 철거했을 뿐인데 실내가 훨씬 넓고 밝아졌다. 벽체 철거 과정을 본 이웃 주민이 그 이유만으로 임대차 계약을 하고 싶어 했을 정도다.

    소형 평형은 모던 화이트가 제격!

    [사진 제공 · 남경엽]

    [사진 제공 · 남경엽]

    소형 평형은 넓어 보이는 게 관건이다. 전체 콘셉트는 심플한 모던으로, 컬러는 화이트로 연출하는 것이 좋다(사진2). 이에 맞도록 마감재를 선정한 뒤 공정표를 짰다. 실제 공사를 진행할 때는 예전 기사에 언급했던 20평형대 아파트의 대표 사례인 ‘DMC롯데캐슬더퍼스트’의 본보기집을 공간별로 벤치마킹했다. 총 닷새 만에 입주 청소까지 모든 공사를 완료했다(표1 참조).


    주방

    [사진 제공 · 남경엽]

    [사진 제공 · 남경엽]

    공간이 넓고 밝아 보이도록 연출하려고 노력했다. 싱크대 상·하부장을 화이트 톤의 무광택으로 마감하고, 상판은 그레이 컬러를 선택했다. 매입 손잡이는 니켈크롬 컬러로 포인트를 줬고, 상부장과 레인지후드 끝 라인을 맞춰 심플하게 처리했다. LED(발광다이오드) T5(15W)로 상부장 조명을 별도로 설치했는데, 가격 대비 효과가 좋다(사진3).

    현관

    [사진 제공 · 남경엽]

    [사진 제공 · 남경엽]

    신발장은 주방가구와 동일한 화이트 톤의 무광택 PET로 마감했다. 손잡이는 주방 싱크대와 같은 니켈크롬 컬러를 선택해 통일감을 줬다.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신발을 놓을 수 있게 신발장 하부는 띄워서 시공했다. 현관 바닥은 낙상사고를 예방하고자 포슬레인 타일로 공사했다. 넓어 보이도록 600×600mm 크기의 밝은 타일을 사용한 것이 포인트(사진4). 현관문을 열고 들어왔을 때 가장 많이 보이는 곳부터 타일 공사를 시작하면 된다. 또한 깔끔한 수납을 돕도록 신발장 안에 우산 보관함을 설치했다.

    거실 및 침실

    [사진 제공 · 남경엽]

    [사진 제공 · 남경엽]

    아트월이나 포인트 벽을 계획하지 않았다. 벽지는 무지 계열의 화이트 컬러를 선택해 벽과 천장을 모두 마감했다. 바닥은 깔끔한 느낌의 메이플 장판을 골라 전체적으로 공간이 넓고 밝아 보이도록 연출했다(사진5). 만약 거실과 침실 마감재가 다르다면 두 마감재를 같이 놓고 비교하자. 최대한 비슷한 느낌으로 고르는 것이 좋다. 장판을 깔 때는 마루 패턴의 긴 면을 복도 쪽으로 해야 한다. 발코니 타일의 방향 역시 긴 면을 장 방향으로 붙여야 공간이 넓어 보인다.

    욕실

    [사진 제공 · 남경엽]

    [사진 제공 · 남경엽]

    셀프 인테리어를 통해 타일 페인팅을 한 뒤 거울과 욕실장, 액세서리만 변경했다(사진6_. 페인트 및 부자재 14만8000원, 3mm 거울 3만 원, 여닫이 욕실장 5만3000원, 액세서리(수건, 휴지걸이와 컵, 비누받침) 3만9000원으로, 총 27만 원이 들었다(표2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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