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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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랭크 자누지 오바마 당선인 외교정책자문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실세 조타수

  • 엄상현 기자 gangpen@donga.com

    입력2008-11-13 14: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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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랭크 자누지 오바마 당선인 외교정책자문관
    11월4일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버락 오바마 민주당 상원의원이 당선되면서 이명박 정부는 ‘오바마 인맥 찾기’에 비상이 걸렸다. 정부 출범 9개월 만에 한미관계 재설정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정부가 가장 큰 관심을 갖는 분야는 한미 및 북미관계는 물론, 동북아정책 결정에 참여할 오바마 외교안보 라인이다. 민주당 오바마 선거본부 외교정책자문관이자 한반도정책담당 팀장을 맡았던 프랭크 자누지(Frank Jannuzi·사진) 상원 외교위원회 전문위원이 그중 한 명이다. 그는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물러날 경우 제프 베이더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과 함께 그 자리를 대신할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예일대 역사학과를 졸업하고 하버드대 케네디 행정대학원에서 공공정책 석사학위를 받은 그는 미 국무성 정보수사국(INR) 동아시아지역 정치·군사 전문분석가로서 동북아지역 안보문제를 다뤘다. 특히 한반도 문제에 정통한 그는 한국과 북한을 여러 차례 방문한 바 있다.

    대통령선거가 치러지기 열흘 전인 10월25일 그는 6·15 미국위원회가 워싱턴D.C.에서 주관한 ‘10·4 남북정상회담 1주년 기념 해외동포대회’에 참석했다. 6·15 미국위원회는 2000년 당시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합의한 6·15 남북공동선언을 기념하기 위해 해외교포들이 만든 조직이다.

    그는 이날 행사에서 향후 남북관계는 물론 북미관계를 점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발언들을 쏟아냈다. 먼저 그는 한국과 미국의 대북정책이 그동안 지속적으로 엇갈려왔던 점을 지적했다. 미국 클린턴 정부가 북한에 대해 포용정책을 쓸 때 한국 김영삼 정부는 강경정책을 폈고, 한국 김대중 정부가 햇볕정책을 표방하자 이번에는 미국 부시 정부가 북한을 악의 축으로 몰았다는 것. 그리고 부시 정부의 대북 강경정책은 2기 때도 이어졌고, 한미의 불편한 관계는 노무현 정부 때까지 계속됐다는 것이다.



    그가 이날 이명박 정부를 강경보수로 규정하고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지적한 것을 보면 향후 한미관계가 그다지 순탄하지만은 않으리라는 전망이 가능하다.

    반면 북미관계에는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그는 이날 “오바마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미국은 북한과 직접 대화로 풀어나갈 것이고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낙관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11월17일이 자기 딸의 생일이라면서 “오바마가 당선되면 2009년 11월17일을 한반도의 정전 상태가 끝나고 평화조약을 맺는 날로 만들겠다”고 말해 이날 참석한 한인교포들에게 큰 박수를 받았다.

    과연 그가 오바마 정부에서 북미 간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시키면서 한반도에 평화무드를 조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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