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83

2005.05.03

정치적 위기 극복 노린 “작전상 후퇴”

  • 강지남 기자 layra@donga.com

    입력2005-04-28 12: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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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20일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가 사임을 선언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이탈리아 최장수 총리로 재직해왔지만, 연정 붕괴 위기를 막기 위해 ‘후퇴’를 선언한 것. 베를루스코니가 이끄는 중도우파 ‘자유의 집’ 연정은 이달 초 지방선거에서 13개 선거구 중 11곳을 잃는 참패를 하면서 연정 붕괴 위기에 몰렸다.

    1937년생인 베를루스코니는 한때 유람선 가수로 활동하다 60년대 아파트 단지 건설로 부를 축적했다. 이후 언론 사업에 뛰어들어 현재 이탈리아 3대 민영방송, 인터넷 미디어 그룹 ‘뉴미디어’, 영화제작 및 배급사 ‘메두사’, 프로축구단 ‘AC 밀란’ 등을 보유한 이탈리아 최대 재벌이다. 2000년 포브스지에 따르면, 그는 120억 달러의 재산을 보유한 세계 14위의 부자다. 그러나 각종 탈세 및 돈 세탁 혐의로 법원을 들락거렸고, 98년에는 2년 9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2001년 총선에서 우파연합이 승리하면서 총리직에 올랐다.

    베를루스코니는 평소 친분이 두터운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부탁으로 이라크에 파병하면서부터 정치적 입지가 좁아지기 시작했다. 올해 초 미군의 이탈리아 여기자 총격 사건이 터지자 그의 인기는 곤두박질쳤다. 그러나 그의 사임 선언은 정치적 위기 돌파용이며, 조만간 총리직에 다시 복귀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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