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52

2002.09.19

식사 도중 마시는 물 ‘소화 훼방꾼’

30분 전이나 공복일 때 마시는 것이 가장 좋아… 천천히 ‘씹어서’ 마셔야

  • < 최영철 기자 > ftdog@donga.com

    입력2004-09-24 15: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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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사 도중 마시는 물 ‘소화 훼방꾼’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탈레스는 ‘물은 만물의 근원이며, 모든 것은 물에서 시작하여 물로 돌아간다’는 ‘물 예찬론’을 펼친 바 있다. 탈레스의 주장이 아니더라도 인체의 60∼80%를 차지하는 ‘물’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더 이상 재론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물이 건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만 알고 있을 뿐, 물을 어떻게 먹어야 하고, 어떤 식으로 활용해야 건강에 유익한지에 대해서는 무관심하거나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우리가 매일 마시는 물의 대표적인 기능은 여러 가지 영양소의 소화, 흡수를 돕고 몸에서 생긴 불필요한 찌꺼기 등을 몸 밖으로 내보내는 일이다. 뿐만 아니라 각종 신진대사의 결과로 발생한 열이나 땀을 체외로 발산해 체온을 조절하는 중요한 역할도 담당한다. 이 같은 물의 기능을 잘 활용한다면 건강에 큰 도움이 되는 것은 자명한 일.

    베스트 클리닉의 이승남 원장(가정의학과 전문의)은 “마시는 물은 인체에 필수 불가결한 요소로 이를 활용한 다양한 건강법이 있다”고 설명한다.

    식사 도중 마시는 물 ‘소화 훼방꾼’
    의학계에서 인정한 ‘물 건강법’ 중 가장 일반적인 것은 ‘마시는 요령’. 가령 아침 공복시의 물 한두 잔이 변비 예방에 효과적이라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무조건 많이 마신다고 다 좋은 것은 아니다. 식사 직전이나 식사 도중에 마시는 물은 위 속의 소화효소나 위산을 희석시켜 소화하는 데 지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물은 공복일 때 혹은 식사하기 30분 전에 마시는 것이 가장 좋다고 한다. 또한 마시는 물의 온도는 체온보다 약간 낮은 20~25℃가 좋다.





    물 이용한 다이어트 비법 인기


    물을 마실 때는 천천히 마시는 것이 좋다. 보통 목이 마를 때 물을 ‘벌컥벌컥’ 들이켜는데 이는 물이 몸에 흡수되는 속도를 감안하지 않은 것으로 심장과 신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옛날 목이 마른 선비에게 물에 가랑잎을 띄워 건네주던 아낙네의 행동이나 ‘물은 씹어서 마시라’는 어른들의 말씀도 모두 이와 같은 맥락이다.

    식사 도중 마시는 물 ‘소화 훼방꾼’
    하루에 마셔야 하는 물의 양은 총 8∼10잔. 사람의 몸에서 하루 동안 배출되는 물의 양이 약 1.5ℓ라는 점을 감안하면 1일 최소 2.5ℓ 이상의 물을 섭취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물이라고 해서 모두 몸에 좋은 것은 아니다. 오염된 물이나 미네랄이 제거된 물은 오히려 질병을 유발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좋은 물이란 유해성분이 포함되어 있지 않고 칼슘과 마그네슘, 나트륨 등 미네랄이 함유된 물을 말한다. 끓인 물이나 국내 정수기의 70∼80%를 차지하는 역삼투압 방식의 정수기 물 등은 끓이는 과정이나 정수과정에서 미네랄이 제거되기 때문에 좋은 물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약알칼리성을 띠는 물이 인체에 유익한 물이라고 할 수 있다.(주간동아 350호 참조)

    물을 이용한 건강법은 비단 마시는 것뿐만이 아니라 물 다이어트·건강목욕법 등 다양하다. 물 다이어트는 다른 원푸드 다이어트와는 다르게 하루 세 끼 식사를 정상적으로 한다는 점, 그리고 돈이 들지 않는다는 점에서 젊은 여성들에게 인기가 있다. 물을 마시면 살이 빠지는 이유는 신진대사가 활발해짐으로써 노폐물이 체외로 배출되기 때문이다. 아침에 일어나서 한 컵 마시고, 매 식사 30분 전에 한 컵, 그리고 오전 오후에 한 컵씩, 저녁식사 전후에 세 컵의 물을 마시는 것이 물 다이어트의 포인트다.

    목욕 또한 잘 활용하면 최고의 ‘건강법’이 될 수 있다. 실제로 목욕의 효능은 한의학은 물론 양의학에서도 인정하고 있다. 목욕은 온열효과와 수압효과, 부력효과가 있어 신체의 기 순환을 원활하게 한다. 특히 혈액순환을 촉진해 피로를 풀어주고, 모공 속 노폐물을 제거해줘 피부미용에도 좋다. 그러나 무조건 탕에만 들어간다고 효과를 보는 것은 아니다. 박환서 박사(독일 뒤셀도르프 환경기기개발 연구원)는 그의 저서 ‘건강목욕법’에서 “열탕·온탕·냉탕 등 물의 온도와 반신욕·음양교차욕·각탕 등의 다양한 목욕법을 조합하여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목욕법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밝히고 있다.

    가령 육체적 피로 회복을 위해서라면 고온에서 장시간 목욕하는 것이 좋다. 44℃ 내외의 열탕에 10분 간격으로 몸을 담그는 것이 요령. 열탕은 면역력을 강화시키는 효과가 있어 감기와 피로 회복에 도움을 주고 스트레스 해소에도 좋다. 뿐만 아니라 독소를 없애는 효과가 있어 숙취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 정신적 피로 회복을 위한 목욕법도 있다. 정신이 산만하거나 집중력이 떨어지는 경우엔 미온에서 장시간 목욕하는 것이 좋다. 38℃ 내외의 따뜻한 물에 몸을 푹 담그고 있으면 몸의 안정과 진정을 가져다주는 휴식 바이오리듬이 형성된다.



    목욕할 때 좋은 물은 ‘약산성수’


    배꼽 아래 부분만 열탕에 담그는 반신욕은 초기 감기 치료에 좋고 남성 기능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스트레스와 과로로 목이 뻣뻣하고 어깨가 결릴 때 반신욕을 하면 윗몸의 독소가 빠져나가 금세 개운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목욕할 때 인체에 좋은 물은 어떤 물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마시는 물은 약알칼리수가 좋지만 목욕할 때는 ‘약산성수’가 좋다. 인체에 담긴 물 중 체액과 혈액은 약알칼리성이고 피부 세포에 담긴 물은 약산성이다. 따라서 마시는 물은 약알칼리성이, 피부의 건강을 위해 씻는 물은 약산성이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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