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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더는 ‘구독’ 없이 살 수 없게 된 Z세대

[김상하의 이게 뭐Z?] 구독에 갖다 바치는 돈 얼마인가!

  • 김상하 채널A 경영전략실 X-스페이스팀장

이제 더는 ‘구독’ 없이 살 수 없게 된 Z세대

※검색창에 ‘요즘 유행’이라고 입력하면 연관 검색어로 ‘요즘 유행하는 패션’ ‘요즘 유행하는 머리’ ‘요즘 유행하는 말’이 주르륵 나온다. 과연 이 검색창에서 진짜 유행을 찾을 수 있을까. 범위는 넓고 단순히 공부한다고 정답을 알 수 있는 것도 아닌 Z세대의 ‘찐’ 트렌드를 1997년생이 알잘딱깔센(알아서 잘 딱 깔끔하고 센스 있게)하게 알려준다.

다양한 구독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일상이 곧 구독이 돼가고 있다. [GettyImages]

다양한 구독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일상이 곧 구독이 돼가고 있다. [GettyImages]

통장 내역을 보면 작은 돈인 것 같지만 비중이 큰 게 바로 구독 서비스다. 절대로 방금 앱스토어에서 구독 내역을 보다 열이 받아 이 글을 쓰는 게 아니다. ‘구독 경제’라는 말이 생겼을 정도로 이제는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만 구독하는 게 아니라 아침밥, 속옷, 영양제까지 일상이 곧 구독이 돼가고 있다. 내 돈 주고 사기에 아깝고, 내가 챙기기 귀찮은 것까지 모두 구독에 맡겨버리는 Z세대가 구독에 어떻게 돈을 쓰는지 알아보자.

#구독팟_구해요

OTT 구독은 정말 많은 사람이 하고 있다. 예전에는 음악 플랫폼 스트리밍이나 다운로드 구독이 필수였다면 지금은 OTT 구독이 필수다. 필자는 현재 애플티비플러스, 티빙, 쿠팡플레이, 웨이브, 라프텔,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 7개를 구독 중인데 솔직히 너무 많다. 요즘 OTT로만 나가는 돈이 매달 5만 원은 족히 된다.

새로운 OTT 플랫폼은 늘어나는데 구독료가 만만치 않자 조금 아껴보려고 많은 이가 구독팟(구독+파티원)을 찾는다. 말 그대로 함께 구독할 사람을 구하는 것이다. 디즈니플러스가 한국에 처음 들어왔을 때도 인스타그램 스토리에서 많은 사람이 구독팟을 구했다. 친하지 않은 사람끼리도 구독팟이 될 수 있다. 특히 직장에서 구독팟을 구하는 사람이 점점 늘고 있다. 필자는 티빙의 경우 얼굴도 잘 모르는 친구의 친구와 함께 구독하고 있고, 디즈니플러스는 인스타스토리에서 “한 자리 구한다”고 해 슬쩍 들어갔다. 이제 Z세대에게 구독 서비스는 꼭 친구하고만 해야 하는 것이 아니다. 오픈카톡방에서도 구하고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도 구해 자리만 채울 수 있으면 된다.

#업무필수_워크툴

회사에서 일하다 보면 쓰게 되는 워크툴. 카카오톡을 통해 파일을 주고받으면 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나중에 그 파일이 어디 있는지 모르고 기간도 만료돼 다운로드 받기 어려울 때가 많다. 필자가 구독하는 서비스 중 가장 애정하는 서비스가 바로 ‘카카오톡 톡서랍’이다. 이것만 있으면 파일 기간 만료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얼마 전 회사에서 각 팀마다 어떤 워크툴을 사용하는지 조사했는데, 확실히 Z세대를 포함한 20대가 많이 포진된 팀에서 ‘노션’을 비롯해 ‘슬랙’ ‘깃허브’ 등 다양한 워크툴을 쓴다는 걸 알 수 있었다. Z세대는 플랫폼 활용에 어려움이 없기에 재택근무가 활발할 때도 다양한 업무툴을 쓰는 경우가 많았다. 업무와 사생활을 분리할 수 있어 유용하다는 평이 대부분이다. 또 굳이 진행 중인 업무를 말하지 않아도 클릭만으로 현황을 알 수 있어 물어볼 필요가 없다.

#최애랑_대화하는_팬덤_구독

팬덤 구독 서비스인 ‘위버스’(왼쪽)와 ‘버블’. [디어유, 위버스 캡처]

팬덤 구독 서비스인 ‘위버스’(왼쪽)와 ‘버블’. [디어유, 위버스 캡처]

가끔 SNS에서 웃긴 짤을 보면 ‘위버스’ ‘버블’ 웃긴 짤이라고 쓰여 있다. 버블과 위버스는 아이돌과 대화할 수 있는 구독 서비스다. 위버스의 경우 무료 서비스지만 최애가 SNS를 하는 것처럼 그곳에만 사진을 올리면 팬들이 댓글을 달 수 있는 커뮤니티 기능이 있고, 버블은 유료 구독을 하면 최애와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다. 아이돌이 자신의 일상을 공유하고 메시지도 보내준다니, ‘덕심’이 충만한 이로서는 절대 참을 수 없다.

#힙한_가구도_구독

가구 구독은 부모님이 안마 의자나 정수기를 대여해서 쓰던 렌털 서비스와 비슷한 개념이다. 하지만 감성 빼면 시체인 Z세대는 ‘비싼 대신 우리 집을 힙하게 만들어줄 수 있는 아이템’으로 여긴다. 최근 이사를 준비하면서 “써본 적이 있어야 사지”라고 생각하다 무인양품에서 만든 ‘미공’이라는 가구 구독 플랫폼을 접했다. 간지 작살나는 삼성 큐브 미니 냉장고를 ‘내돈내산’ 하기는 너무 부담스러워도 꼭 갖고 싶어 할부의 힘을 빌리려 할 때 구세주처럼 찾은 서비스다.

필자의 글을 꾸준히 보는 사람은 알겠지만, Z세대는 누구보다 공간을 중요시하고 공간 꾸미기에 진심이다. 비싼 조명을 둔 감성 맛집으로 집을 꾸미고 싶지만 경제적 여유가 없는 Z세대에게는 구독 서비스가 당연히 환영받을 수밖에 없다. 가구 외에도 바이닐(LP)을 구독하는 서비스도 있는데, 매달 11일 바이닐 2장을 배송하고 회수하며 심지어 새벽 배송까지 해준다.

이외에도 매달 포스터를 발송해주는 구독 서비스가 있는데, 다양한 작가의 작품으로 굿즈를 만들어 배송해주기 때문에 매달 새로운 분위기로 집을 꾸밀 수 있다. 구독만 하면 가게 인테리어를 매달 다르고 힙하게 꾸밀 수 있고, 작가들에게는 새로운 수익원이 되기도 해 획기적인 아이디어라고 생각한다.

#구독은_일상_그_자체

콘택트렌즈부터 영양제까지 일상에 필요한 다양한 제품을 손쉽게 구독할 수 있다. [GettyImages]

콘택트렌즈부터 영양제까지 일상에 필요한 다양한 제품을 손쉽게 구독할 수 있다. [GettyImages]

필자가 제일 잘 까먹는 게 콘택트렌즈를 사는 일이다. 얼마 전 안경을 밟았는데 아침에 렌즈가 없어 -4.5 시력으로 세상을 흐릿하게 보며 출근한 적이 있다. 그 후 절대, 다시는 이런 일이 없게 하겠다는 다짐으로 찾은 게 렌즈 구독 서비스다. 기간을 정하면 렌즈를 정기적으로 배송해주는데, 안경점이 문 닫을까 걱정 안 해도 되고 귀찮게 퇴근하고 안경점에 다녀오지 않아도 돼 진짜 유용한 서비스라고 생각한다. 이외에도 영양제를 내 몸 상태에 맞게 배달해주는 구독 서비스도 있는데, 이렇게 모든 걸 구독 서비스가 해결해주면 내가 한층 더 게을러지는 건 아닐까 가끔 고민될 때도 있다.





주간동아 1342호 (p58~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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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35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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