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329

2022.03.04

Z세대 쩝쩝박사가 알려주는 요즘 SNS 제철 음식과 현실 고증 갑 밥친구

[김상하의 이게 뭐Z?]

  • 김상하 채널A 경영전략실 X-스페이스팀장

    입력2022-03-09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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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검색창에 ‘요즘 유행’이라고 입력하면 연관 검색어로 ‘요즘 유행하는 패션’ ‘요즘 유행하는 머리’ ‘요즘 유행하는 말’이 주르륵 나온다. 과연 이 검색창에서 진짜 유행을 찾을 수 있을까. 범위는 넓고 단순히 공부한다고 정답을 알 수 있는 것이 아닌 Z세대의 ‘찐’ 트렌드를 1997년생이 알잘딱깔센(알아서 잘 딱 깔끔하고 센스 있게)하게 알려준다.
    한국인은 누구보다 밥에 진심이다. 우연히 누군가를 만나면 “밥 먹었어?”라고 인사하고, 예의상 하는 것일지라도 “밥 한번 먹자”는 말을 꼭 한다. 한 커뮤니티에 이런 짤이 올라온 적이 있다. 한국인은 소중한 사람에게는 “콩 한 쪽도 나눠 먹는다”라 하고, 협박할 때는 “국물도 없다”라 하며, 바쁜 사람은 “나 요즘 밥 먹을 시간도 없어”라고 말하는 것만 봐도 얼마나 밥에 진심이냐는 것이다.

    [jasmineandtea 틱톡 캡처]

    [jasmineandtea 틱톡 캡처]

    SNS 제철 음식

    먹거리로 장난치면 지옥에 가기 전 엄마한테 바로 등짝 스매싱이 날아오지만, 요즘은 장난으로 만든 요리가 레시피가 되고 상품으로도 출시된다. Z세대가 사용하는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인 틱톡, 유튜브, 인스타그램을 보면 눈을 의심케 하는 레시피가 많이 나오는데, 아마 시작은 달고나 커피였을 것이다. 달고나 커피가 처음 유행할 때 “한국인은 나태지옥에 절대 갈 수 없다”는 말이 나돌았다. 400번을 젓는 달고나 커피를 모두가 만들어 SNS에 인증했고, 달고나 커피는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 메뉴가 됐다.

    이후 수많은 레시피가 SNS에서 유행하고 있는데, 맛은 잘 모르겠지만 정성은 엄청 들어가고 모양은 신기한 음식이 많이 등장한다. 유튜버 ‘한세’가 SNS에서 유행하는 음식을 모아 ASMR(자율감각 쾌락반응)를 제작하고 ‘SNS 제철 음식’이라 제목을 썼는데, 이보다 정확한 표현을 없을 것 같다.

    제철 음식 할 때 2월에는 딸기, 3월에는 달래처럼 건강한 음식이 떠오른다면 그냥 한국지리 공부를 열심히 한 사람이다. 이제 지리 지도에 나오는 제철 음식이 아닌 SNS와 커뮤니티에 올라오는, 지금 유행하는 SNS 제철 음식이 무엇인지 생각해야 진정한 ‘맛잘알’ 쩝쩝박사가 될 수 있다. 쩝쩝박사가 되기 위한 필수 코스인 SNS 제철 음식 레시피 몇 가지를 따라 해보자.

    라이스페이퍼 불닭쌈 튀김

    SNS에 올라온 라이스페이퍼 불닭쌈 튀김. [jasmineandtea 틱톡 캡처]

    SNS에 올라온 라이스페이퍼 불닭쌈 튀김. [jasmineandtea 틱톡 캡처]

    준비물 불닭볶음면, 라이스페이퍼, 체다치즈



    1. 불닭 볶음면을 끓인다.
    2. 라이스페이퍼를 물에 넣어 잘 편다.
    3. 라이스페이퍼에 불닭볶음면을 올리고 체다치즈를 불닭 양만큼 넣어 말아준다.
    4. 프라이팬을 약불에 올리고 기름을 두른 후 라이스페이퍼 불닭쌈을 익힌다.

    과일만두

    SNS에 올라온 과일만두. [유튜브 오조 캡처]

    SNS에 올라온 과일만두. [유튜브 오조 캡처]

    준비물 젤라틴 3장, 설탕 2스푼, 물, 레몬즙, 과일

    1. 젤라틴을 물에 넣고 10분 동안 불린 후 설탕을 넣는다.
    2. 설탕과 섞은 젤라틴의 물기를 빼고 전자레인지에 20초 동안 돌린다.
    3. 접시에 젤라틴을 얇게 부어 냉장실에 2시간가량 넣어둔다.
    4. 굳은 젤라틴을 꺼내 10㎝가량의 동그란 컵 모양대로 파낸다.
    5. 과일을 작게 자르고 키친타월로 물기를 제거한다.
    6. 동그란 젤리 위에 과일을 올리고 만두 모양으로 접는다.

    이것들을 만들기 귀찮다면 마지막으로 아주 간단한 음식인 엽떡투게더가 있다. 동대문 엽기떡볶이를 배달시키고 투게더 바닐라 아이스크림 한 통을 떡볶이에 넣으면 끝난다. 엽떡투게더는 SNS에서 호불호가 크게 갈리지만 Z세대 제철 음식으로 한 끼를 먹어보고 싶다면 추천한다.

    짧지만 굵은 Z세대 밥친구

    Z세대의 인기 밥친구인 유튜브
채널 ‘너덜트’(왼족)와 ‘숏박스’. [너덜트 캡처, 숏박스 캡처]

    Z세대의 인기 밥친구인 유튜브 채널 ‘너덜트’(왼족)와 ‘숏박스’. [너덜트 캡처, 숏박스 캡처]

    이렇게 음식을 만들었다면 함께 먹을 밥친구가 필요하다. Z세대가 밥친구를 추천해달라는 글을 올렸다면 이는 밥 먹을 때 보기 좋은 콘텐츠를 의미하는 것이다. 유튜브에 밥친구를 검색하면 예능프로그램이 많이 나온다. 예능프로그램 제목을 밥친구라고 짓거나, #밥친구 해시태그를 통해 검색 유입되도록 하기 때문이다. 알고리즘을 통해 만들어지는 밥친구 말고, 요즘 Z세대가 밥 먹을 때 자주 보는 밥친구는 뭘까.

    쿠팡플레이 SNL코리아 코너 ‘주기자가 간다’를 보고 누리꾼이 보인 반응은 “Z세대 말투 현실 고증 갑”이었다. SNL코리아는 이외에도 다양한 연예인이 ‘어쩔티비’를 활용해 고등학생 현실 고증을 하거나, SNS 스타가 유명해지는 과정을 보여줬다. ‘현실 고증’ 콘텐츠는 현실에 있을 법한 대사, 상황, 패션 등을 재연해 인기다.

    유튜브에서 현실 고증 콘텐츠로 Z세대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채널은 ‘숏박스’다. 미용실, 카페 등 일상에서 누구에게나 한 번쯤 일어날 법한 일을 5분이라는 짧은 영상으로 공감 가게 만든다. 하이퍼 리얼리즘이라 해도 될 만큼 옷부터 상황까지 똑같아 채널을 만든 지 3개월 만에 86만 구독자가 생겼고, 콘텐츠가 올라올 때마다 유튜브 인기 급상승 영상으로 등극하며 SNS에서 화제다.

    ‘숏박스’와 비슷한 채널로 ‘너덜트’도 있는데, 이 채널 역시 현실 고증 콘텐츠를 다룬다. 당근마켓을 이용하려는 남편들이 아내에게 질문을 계속하면서 물건을 구매하는 내용인 ‘당근이세요?’ 콘텐츠가 SNS에서 화제가 되면서 채널이 유명해졌다.

    위에서 소개한 채널의 공통점은 내가 겪은 일들을 보여주는 것 같아 공감될 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공감 댓글을 통해 소통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짧은 데다, 세계관이 연결되는 내용이 아니라서 어느 편부터 시청해도 바로 이해할 수 있다는 점이 밥친구로서 최적이다. 그러나 밥친구는 꼭 남과 똑같을 필요가 없다. 최근 현실 고증 콘텐츠가 Z세대 사이에서 유행하는 것일 뿐 드라마, 예능, 다큐 등 내가 밥 먹을 때 보는 콘텐츠가 모두 ‘밥친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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