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07

2007.10.23

‘NHN ○○’만 생각하면 배 아파!

  • 입력2007-10-17 17:04: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NHN OO라면 쳐다보기도 싫어요.”

    이는 우리나라 인터넷 검색시장의 80%를 장악하고 있다는 NHN에 대한 직장인들의 솔직한(?) 평가다. 그렇다고 NHN의 압도적 시장 지위에 눌린 경쟁업체 직원들의 장탄식만은 아니다. OO에 들어가는 단어가 바로 ‘주가(株價)’이기 때문이다.

    코스피지수가 2000포인트를 재돌파하며 블로고스피어는 다시 주식 얘기로 넘실댄다. 최근 주식시장의 최대 화제 중 하나는 ‘인터넷주의 재발견’이다. 특히 한때 ‘인터넷벤처’로 분류됐던 NHN의 기세는 그야말로 ‘욱일승천’이다. 여타 인터넷회사들과 NHN 사이에는 ‘넘사벽(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이 존재한다는 말도 있지만, 네이버는 너무나 급작스럽게 세계 초일류 회사가 됐다. 문제(?)는 NHN 주식을 보유했던 개미들의 수가 적잖이 많다는 점. 물론 지금까지 가지고 있다면 억울해할 이유가 없다. ‘무릎에 사서 어깨에 팔라’는 주식 격언을 충실하게 지킨 이들은 속절없이 오르기만 하는 NHN 주가에 ‘OTL(좌절)’감을 느낀다.

    배가 아프지만(기자 역시 마찬가지), NHN의 주가를 되짚어보자.

    ‘2002년 10월 NHN 코스닥 상장, 시초가 2만2000원, 물량은 890여 만주, 시가총액 1970억원.’



    만 5년이 흐른 현재의 상황은?

    ‘2007년 10월 코스닥 시가총액 1위, 주가 26만원, 물량 4800만주, 시가총액 약 12조원.’

    우리나라에 ‘꿈의 주식’이 있었다면 바로 NHN이 될 것이다. 상장 후 만 5년간 60배가 올랐기 때문이다. 이를 좀더 세련되게 분석하면 X5 = 60, X의 값은 2.2679이니 매년 2.26배씩 상승했다는 얘기다. 펀드가 자랑하는 ‘복리 효과’를 넘어서는 ‘기하급수 효과’인 셈이다. 쉽게 말해 상장 때 1억원을 넣었다면 지금 60억원이 돼 있다는 것이다.

    NHN으로 ‘대박’난 사람들은 한두 명이 아니다. NHN의 창립자인 이해진 최고 전략담당 임원은 단 5%의 지분으로 6300억원의 주식을 보유하게 됐다. 창립자군에 속하지 않더라도 NHN 초기 입사자 300여 명은 평균 1600주의 우리사주를 받았다. 3500만원을 투자한 사람들이 지금까지 보유했다면 20억원이 넘는 자산가가 됐다는 뜻이다.

    물론 그런 행운은 쉽게 오지 않았다. 간발의 차로 우리사주를 못 받았던 개발자들, 서둘러 판 새가슴들, NHN에 대한 적대감으로 다른 인터넷주를 산 삐딱이들…. 이들은 매일 저녁 주식시세표를 보며 한탄한다. “타임머신이 있어 2002년으로 되돌아간다면 로또 번호를 떠올릴 필요도 없이 NHN 주식을 살 텐데….”

    당신은 인터넷과 NHN의 미래를 신뢰하는가. 그렇다면 이제라도 주식을 살 일이고, 불안하다면 남의 행운을 시기할 자격이 없다. 어차피 당신과는 무관한 일이니까.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