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793

2011.06.27

시원하고 달콤하고 참외가 요리로 변했네

참외잡채

  • 한영용 cookkan@hanmail.net

    입력2011-06-27 11: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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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원하고 달콤하고 참외가 요리로 변했네
    벌써부터 덥다. 습한 날씨는 사람을 슬슬 지치게 만든다. 아스팔트를 달구는 햇볕도 장난이 아니다. 이런 날은 빨갛게 달아오르는 피부가 걱정이다. 하얀 모시옷을 꺼내 입고 외출 준비를 한다. 뽀송뽀송한 모시 덕에 기분이 좋아진다. 한 손에 부채 들고 거리를 나서니 소매 속으로 시원한 바람이 파고든다.

    과일가게의 노란 참외가 햇빛에 반사돼 금싸라기처럼 빛난다. 싱그러운 참외 향기가 코를 자극해 걸음이 절로 멈춰진다. “와, 이 참외 얼마예요”라고 묻자 기다렸다는 듯 과일가게 할머니가 나를 위아래로 살핀다. “모시가 참 곱다, 이렇게 멋있는 옷은 처음 본다”며 칭찬에 침이 마른다. 참외를 파는 일은 관심 밖인 듯하다. 할머니 칭찬이 고마워 모델처럼 빙그르 돌아 보인다. 할머니는 잘 익은 참외 한쪽을 내 입에 넣어준다.

    ‘와사삭’ 참외의 달콤함이 입속으로 퍼져 나간다. 난 참외 유혹을 뿌리치지 못한다. 참외는 열이 많고 땀을 많이 흘리는 사람에게 최고의 과일이다. 하지만 성질이 냉해 손발이 차거나 장이 약해 화장실을 자주 들락거리는 사람은 조심하는 것이 좋다.

    참외는 몸속 나쁜 균을 없애주기도 한다. 또 신장에 쌓인 노폐물을 배출시켜 부기를 내리는 데 그만이다. 그러니 여름철에는 냉수보다 입이 즐겁고 탈수 예방 효능도 탁월한 참외와 친하게 지낼 일이다. 참외를 색다르게 즐기려면 음식으로 만들면 된다. 비타민 C, 카로틴이 풍부한 파프리카와 궁합이 잘 맞는다. 파프리카는 칼슘과 철분도 풍부해 스트레스 해소 및 두뇌 활동에 도움을 준다.

    참외잡채는 여름철 식탁에 자주 올려도 무방하다. 참외를 잘게 썰어 샐러드로 만들어 먹으면 육식 위주의 식단에서 오는 영양 불균형을 막을 수 있다. 소화가 잘될 뿐 아니라 칼슘과 섬유질도 다량 함유한 참외. 아이 성장 촉진과 어른 골다공증 예방의 수호천사다.



    재료 참외 3개, 청피망ㆍ노란 파프리카 1개씩, 채 썬 쇠고기 200g, 불린 당면 100g, 소스(간장 2큰술, 물 2컵, 참기름ㆍ조청 3큰술씩, 커피 1작은술, 다시마 약간, 후추 약간)

    만드는 방법

    1 참외는 반으로 자른 뒤 씨를 빼고 깎아 소금에 절여둔다.

    2 청피망ㆍ노란 파프리카는 채 썰어 소금에 절여둔다.

    3 준비한 재료로 소스를 끓인 뒤 당면을 넣고 국물이 졸아들면 쇠고기를 넣어 볶는다.

    4 달군 팬에 1, 2를 넣어 참기름으로 볶아낸 뒤 식혀 물기를 제거한다.

    5 3, 4를 잘 버무려 접시에 담아 낸다.

    시원하고 달콤하고 참외가 요리로 변했네
    * 필자는 신라호텔 조리사 출신 음식 연구가로, 특히 전통음식의 세계화를 위해 다채로운 장류 및 차를 개발해 선보이고 있다. ‘별미전 · 전통반찬’ ‘된장과 간장에 대한 소고’ ‘요리사가 말하는 요리사’ 등의 저서도 출간했다. 대통령직속 미래기획위원회 한식세계화 자문위원을 지냈으며 현재 청운대 식품영양학과 겸임교수, 다산연구소 운영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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