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780

2011.03.28

거칠어진 피부에도 봄, 봄이 왔어요!

달래청포묵

  • 한영용 cookkan@hanmail.net

    입력2011-03-28 13: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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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칠어진 피부에도 봄, 봄이 왔어요!
    봄은 겨우내 움츠러들었던 몸이 서서히 활력을 찾는 때다. 그래서 음식 섭취 욕구도 높아져 설익거나 기름진 음식을 거침없이 먹기도 하는데, 이럴 때일수록 소화가 잘되는 음식이 좋다. 그런 음식으로는 청포묵이 제격이다. 이름도 예쁘지만 달래와 어우러진 묵 맛은 말이 필요 없다.

    맷돌에 녹두를 갈고 체로 거른 후, 가라앉은 앙금을 모아서 쑨 묵을 청포묵이라 한다. 완산 팔미(八味) 중 하나로 전주의 대표적인 먹을거리다. 전주 남고산성 주변의 녹두밭에서 나는 녹두는 맑고 보드랍기로 녹두 가운데 으뜸이다. 이런 녹두로 만든 청포묵은 고혈압, 당뇨에 효과가 있다. 또 혈액을 맑게 해주고 해열, 해독 작용도 뛰어나다. 봄철 황사, 건조한 날씨로 거칠어진 아내와 아이들 피부에도 청포묵만 한 게 없다.

    청포묵만으로는 씹는 맛이 심심할 수 있기 때문에 봄나물을 곁들이는 게 좋다. 묵엔 씹는 느낌이 좋은 달래가 어울린다. 달래는 ‘들마늘’이라고도 하는데, 몸의 활동을 촉진해 원기를 북돋우는 효능이 있다. 달래를 달여 먹으면 빈혈과 간장 기능 회복에 좋고, 달래 줄기와 수염은 정력 증진에 좋다. 전혀 버릴 게 없는 음식이다. 특히 무기질과 비타민, 칼슘이 풍부해 아이들에겐 더할 나위 없는 영양식품이다. 한방에서도 달래 비늘줄기를 소산(小蒜)이라 해서 구토와 설사, 복통 치료에 쓰는데 종기나 벌레 물린 부위를 진정시키는 효과도 있다.

    이처럼 달래청포묵의 영양 가치는 무한하다. 부드러운 묵의 씹는 느낌과 달래의 아삭아삭함 또한 완벽한 하모니를 연출한다. 혹시 아이들이 달래 특유의 향과 맛을 싫어하면 양념장에 식초, 참기름을 곁들이는 게 좋다. 주말, 아내와 아이들에게 청포묵과 달래의 환상궁합을 선보이면 어떨까.

    재료 청포묵 1모, 달래 100g, (양념장 비율)간장, 참기름 2스푼, 식초 1스푼, 꿀·깨소금 반 스푼, 김 반장



    만드는 방법

    1 묵을 얇게 채 썬 뒤 달래를 3cm 길이로 썬다.

    2 간장 등으로 양념장을 만든 다음 묵, 달래와 무쳐낸다.

    3 취향에 맞게 김을 찢어 올려도 좋다.

    거칠어진 피부에도 봄, 봄이 왔어요!
    * 필자는 신라호텔 조리사 출신 음식연구가로, 특히 전통음식의 세계화를 위해 다채로운 장류 및 차를 개발해 선보이고 있다. ‘별미전 · 전통반찬’ ‘된장과 간장에 대한 소고’ ‘요리사가 말하는 요리사’ 등의 저서도 출간했다. 대통령직속 미래기획위원회 한식세계화 자문위원을 지냈으며 현재 청운대 식품영양학과 겸임교수, 다산연구소 운영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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