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19

2002.01.24

미녀 기사, 반상 마녀에게 넉아웃

루이나이웨이 9단(흑):현미진 2단(백)

  • < 정용진 / 월간 바둑 편집장 >

    입력2004-11-09 14:38: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미녀 기사, 반상 마녀에게 넉아웃
    루이나이웨이(芮乃偉) 9단은 바둑사상 최강의 여류기사로 평가받는 기사다. ‘반상 남녀 성대결’에서도 지존 이창호 9단을 연거푸 넉아웃시킨 무시무시한 완력의 소유자. 지난해에도 국내외 여류기전을 싹쓸이하며 바둑문화상 여류기사상을 수상하긴 했으나 한국무대 데뷔 첫해인 2000년 국수전을 거머쥐며 센세이션을 일으킨 때와 비교하면 날이 많이 무뎌졌다. 2001년 21승19패, 승률 52.5%로 반타작 성적에 그치고 만 것은 한국바둑 층이 얼마나 두꺼운지 보여주는 사례다.

    ‘철녀’ ‘마녀’라는 별명이 붙은 루이 9단과 달리 도전자 현미진 2단은 한국바둑 최고의 ‘미녀 기사’로 통하는 스물세 살의 여대생(명지대 바둑학과 2년 재학중). 95년 입단했으며 도전무대는 이번 명인전이 처음이다. 그래서인지 루이 9단의 무리수를 되차게 반격하지 못해 일순에 형세를 그르치고 만다.

    미녀 기사, 반상 마녀에게 넉아웃
    백 △로 걸쳤을 때 손을 빼고 흑1·3으로 상변을 건드린 수가 수순을 뒤바꾼 착오. 특히 흑3은 에서 보듯 대단한 무리수였다. 백1로 나갔으면 9까지 거꾸로 흑 ▲가 잡히고 만다. 아마도 현 2단은 흑4로 A에 젖히고 백4로 흑 두 점을 잡아야 할 때 흑이 B에 두는 수상전을 걱정한 듯한데, 이것은 백C 이하 알파벳순으로 백이 한 수 빠르다.

    백4로 물러선 실전은 중앙 백돌이 양쪽으로 갈라진 형국이라 가뜩이나 하드펀처인 루이 9단의 파괴력을 생각할 때, 사실상 이곳에서 승부가 결정났다. 135수 끝, 흑 불계승.



    흑백19로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