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67

2007.01.02

추락하는 음반시장 “바닥 안 보여”

  • 정일서 KBS 라디오 PD

    입력2007-01-02 12: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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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락하는 음반시장 “바닥 안 보여”
    음반업계 불황의 골이 생각보다 깊다. 올해 발매된 음반 중 10만 장 이상 판매고를 올린 앨범은 11장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소속사에서 집계한 것이 그렇고, 누리꾼들이 즐겨 찾는 인터넷 음반판매량 집계사이트인 ‘한터 차트’ 기준으로 보면 10만 장 이상 팔린 음반은 6장에 그친다.

    4월 발매된 SG워너비 3집 ‘내 사람 : Partner for life’가 27만여 장(소속사 집계 33만5000장) 팔려 올 최다 판매기록을 세웠고, 16만 장의 판매고를 올린 동방신기 3집, 11만8000장이 팔린 플라이 투 더 스카이 6집, 10만9000장이 팔린 버즈 3집이 뒤를 이었다.

    이제 정말 앨범시장의 붕괴가 초읽기에 들어간 것일까? 1990년대 초반 CD가 처음 등장했을 때 음악 마니아들은 기술적 우월성과 편리성 등 CD가 많은 장점을 가졌음에도 LP를 그리워했다. 나도 그중 하나여서 지금도 LP를 산다. 큼지막한 LP 커버가 주는 감동은 CD의 그것에 비할 바가 아니다. 앨범 커버 아트의 전성기는 명백히 LP 시절이었다. LP와 CD는 소리의 질도 다르다. 레코드 바늘이 소리골을 통과하면서 만드는 LP 소리는 디지털 신호로 수록된 CD에 비해 깊고 따뜻하고 인간적이다.

    하지만 CD보다 LP가 좋다고 우기는 것도 이제는 배부른 투정이 될 듯하다. 앨범 자체가 그 수명을 다할 것 같으니 말이다. 이런 식으로 판매량이 급감한다면 그 누구도 더는 앨범을 만들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음악은 각각의 곡으로서뿐만 아니라 앨범의 한 부분으로서도 의미를 가진다. 그 곡들의 의미들이 모여 앨범의 컨셉트를 만드는 것이다. 1967년 비틀스가 전설적인 앨범 ‘Sgt. Pepper’s Lonely Hearts Club Band’로 컨셉트 앨범의 전형을 확립한 이래 그것은 절대적인 명제였고, 그 가치는 여전히 유효하다. 앨범은 절대 사라져서는 안 된다.





    음악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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