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66

2006.12.26

음반시장 몰락의 상징 ‘타워레코드’

  • 정일서 KBS 라디오 PD

    입력2006-12-26 09: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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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반시장 몰락의 상징 ‘타워레코드’
    미국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거대 음반 체인점인 타워레코드가 결국 청산 절차에 들어갔다. 타워레코드는 1960년 캘리포니아 새크라멘토에서 출발해 미국에서만 20개 주에 89개 점포를 거느리고 세계 각국에 지점을 내는 등 대형 음반 체인점의 상징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이 회사는 최근 들어 경영난에 빠지면서 8월 델라웨어주 연방파산법원에 파산신청을 냈다. 그리고 10월 법원이 타워레코드를 기업 청산회사인 그레이트 아메리칸 그룹에 매각하는 것을 승인함으로써 마침내 실질적인 청산 절차를 밟게 된 것이다.

    타워레코드의 몰락을 바라보는 음악계의 시선은 착잡하다. 전통적인 오프라인 음반시장의 완전 붕괴가 현실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그동안 대형 할인점과 인터넷 쇼핑몰의 시장 장악력이 커지면서 타워레코드 같은 전통적인 음반 전문점들은 점차 설 자리를 잃어왔던 게 사실이다. 더욱이 디지털 음원시장이 커짐과 반비례해 음반시장 자체가 축소일로에 있었던 것을 감안하면 이번 일은 어느 정도는 예정됐던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타워레코드가 처음 실패를 경험한 곳이 바로 한국이었다. 강남역 부근에 자리해 한때 젊은이들 사이에서 만남의 장소로 인기를 끌었던 타워레코드가 수지 악화로 문을 닫은 것이 2000년. 당시 세계 곳곳에서 성공가도를 달리며 매장을 확장해 나가던 타워레코드는 처음으로 쓴잔을 들이켜며 한국에서 철수했다. 어디 타워레코드뿐이랴. 대학 시절 자주 가던 신촌 레코드점들은 이미 문을 닫은 지 오래고, 어렸을 때 동네마다 한두 개씩은 있었던 작은 레코드 가게들도 이제는 거의 보기 힘들어졌다.

    음악이 파일 형태로 온라인상에서 날아다니는 세상이다. 사람들은 조만간 CD가 완전히 사라질 것이라 한다. 하긴 상당수 가수들이 요즘은 음반 대신 디지털 싱글을 내고 있으니 그럴 것 같기도 하다. 그런데 그런 생각을 할 때마다 마음이 착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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