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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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망베르 등 452종류… 치즈 천국 프랑스

  • < 백승국/ ‘극장에서 퐁듀 먹기’의 저자 > baikseungkook@yahoo.co.kr

    입력2004-10-29 14: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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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망베르 등 452종류… 치즈 천국 프랑스
    미국인 역사 교사 케이트(맥 라이언)는 파혼을 선언한 약혼자를 찾아 파리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이때 옆좌석에 앉아 있던 프랑스 남자(케빈 클라인)가 약혼자를 되찾도록 도와주겠다며 함께 칸으로 가는 기차에 오른다. 그때 기차 식당에서 케이트가 치즈를 먹으며 말한다. “공식 확인된 치즈만 452종류라는데, 놀랍지 않아요?”

    ‘치즈’ 하면 슬라이스 치즈, 크림 치즈, 모차렐라 치즈 정도만 알고 있던 사람들도 영화를 보면서 치즈 종류가 그렇게 많다는 데 새삼스레 놀랐을지도 모른다. 여행을 떠나기 전 케이트는 프랑스인을 가리켜 ‘담배와 유제품이나 즐기는 사람들’이라며 비웃지만, 기차 식당칸에서 느낀 치즈 맛은 케이트를 단숨에 매료시켰고 결국 치즈 예찬론자로까지 만들었다.

    프랑스에서는 치즈를 ‘프로마주’(fromage)라고 부른다. 보통 식사가 끝난 후 와인과 함께 먹고, 프랑스 정식 만찬일 때는 샐러드와 디저트 사이에 먹는다. 400여종이 넘는 치즈 중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는 ‘카망베르’ ‘브리’ ‘로크포르’ 등을 꼽는다. 이중에서도 노르망디 지방의 작은 마을 이름을 딴 카망베르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치즈다. 우윳빛이 나는 이 치즈는 맛이 부드러워 한국인들이 좋아하고, 애처인 조제핀의 체취와 같다 해서 나폴레옹이 즐겨 먹기도 했다.

    해외여행을 온 한국 관광객 중 관광 코스로 치즈 전문 가게를 들를 때 ‘발냄새’가 난다며 킁킁거리고 코를 막는 사람들을 볼 수 있는데, 이런 모습은 외국인이 한국에 와서 김치나 마늘 냄새가 역겹다며 우리를 난처하게 할 때와 별반 차이가 없다. 다른 나라의 음식 문화를 존중해 줄 수 있는 자세, 이것도 훌륭한 매너의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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