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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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는 꿈과 위로를 주는데…

  • < 김의찬/ 영화평론가 > sozinho@hanmail.net

    입력2004-11-22 14: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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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타는 꿈과 위로를 주는데…
    얼마 전 영화 ‘킬러들의 수다’를 봤다. 아무래도 ‘킬러들의 수다’에서 가장 웃음을 자아내는 건 영화 속 킬러들이 TV 여성 앵커의 열렬한 팬이라는 점이 아닌가 싶다. 위험한 임무 앞에서 주눅이 들어 있던 그들은 팀 리더인 상연이 앵커를 만나 직접 살인지령을 받았음을 알게 된다. 이들의 반응은 엉뚱하게도 “진짜로 그 여잘 만났다는 거야?”라는 식이다. 냉혹하기 그지없는 킬러들도 자신들이 숭배하는 스타 앞에선 한 사람의 보잘것없는, 스타의 말 한마디에 조종당하는 팬일 따름이다. 언젠가 할리우드 영화 중 ‘더 팬‘이라는 영화가 개봉된 적이 있었다. 로버트 드니로가 야구광으로 분하는데 자신이 숭배하는 야구선수를 협박하는 범죄를 저지른다. 그의 내면연기가 섬뜩했다. 반면 ‘킬러들의 수다’엔 아주 귀여운 팬클럽이 등장한다. 방금 전 살인을 저지르고, 뉴스를 보면서 여성 앵커의 얼굴에 정신팔린 남성들이 그들이다. 심각한 메시지도 없고, 별다른 주제의식이 숨어 있는 것도 아니지만 킬러들의 고독감을 달래주는 ‘스타’의 존재는 영화에서 특별한 재미를 준다. 누군가에게 위로받고 싶을 때, 우리는 하늘의 별을 보는 대신 영화에서, TV에서, 잡지에서 스타를 본다. 그들이 특정한 표정을 지을 때 우린 공감하면서 심정적으로 우리 곁으로 내려온 별들과 잠시 하나가 되는 것이다.

    사족 하나. 인터뷰 기사를 읽다 보면 국내 스타들은 술과 이성, “열심히 하겠다”는 선언식 멘트를 너무 자주 남발하는 건 아닌지 싶을 때가 있다. 최근 감명 깊게 읽은 책에 대해 자랑스럽게 말하는 배우가 있다면 당장 팬클럽에 가입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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