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기 만보

글쓰기의 감옥에서 발견한 것 外

  • 입력2018-11-19 11: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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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읽기 만보

    ※만보에는 책 속에 ‘만 가지 보물(萬寶)’이 있다는 뜻과 ‘한가롭게 슬슬 걷는 것(漫步)’처럼 책을 읽는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글쓰기의 감옥에서 발견한 것
    위화 지음/ 김태성 옮김/ 푸른숲/ 384쪽/ 1만4500원 


    인생’과 ‘허삼관 매혈기’로 유명한 현대 중국의 이야기꾼이 작가로서 성장 과정을 담은 에세이집. 고교 시절까지 문화대혁명기를 사느라 중국 작가는 루쉰과 마오쩌둥밖에 없는 줄 알았다는 말에서 쓴웃음을 짓게 된다. 소설 쓰기와 읽기를 병행한 저자의 진솔한 체험담에 특유의 넉살이 넘친다. 처음 배운 글쓰기가 문화대혁명 때 대자보 쓰기였는데, ‘남의 입안이나 들여다보는 일’이 지겨워 소설 쓰기로 눈을 돌렸다는 대목에선 인간다운 길을 천착해온 주제 의식의 근원을 엿볼 수 있다.





    저는, 암병동 특파원입니다
    황승택 지음/ 민음사/ 232쪽/ 1만5000원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워진 삶은 살아보지 않고는 말할 수 없다. 이 책은 혈기 왕성한 30대 후반 덜컥 백혈병에 걸려 카메라 앞 마이크를 내려놓고 병상 위 노트북컴퓨터를 열게 된 한 방송기자의 이야기를 담았다. 11년 차 기자가 초긍정 마인드로 위트 있게 써내려가 술술 읽힌다. 3차 발병 후에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병마에 맞서는 저자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게 된다. 인세는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을 위해 쓰인다고 하니 책도 읽고 기부도 하고 일석이조다.









    우리는 저마다의 속도로 슬픔을 통과한다
    브룩 노엘 · 패멀라 D. 블레어 지음/ 배승민 ·  이지현 옮김/ 글항아리/ 440쪽/ 1만9800원 


    어른도 배울 일이 많은 게 인생이다. 특히 꼭 배워야 하는 ‘과목’은 애도하는 법 아닐까. 부모, 형제, 친구, 혹은 자식과 갑작스레 생사의 이별을 하게 될지도 모르는 것이 인생이므로. 저술가이자 심리치료사인 저자들의 경험과 수많은 상담 사례를 통해 제대로 애도하는 법을 일러주는 안내서다. 애도란 직선으로 이동하는 엘리베이터 같은 것이 아니다. 사방이 거울로 된 유령의 집을 통과하는 것처럼, 왜곡되고 변형된 자신의 모습을 보고 또 보게 되는 것이라고 저자들은 말한다.





    뮤지컬 코스모스
    스테판 알렉산더 지음/ 노태복 옮김/ 부키/ 312쪽/ 1만6000원

     

    모든 과학이 그렇듯, 물리학도 현상의 원인을 밝히고 이를 설명하려는 학문이다. 하지만 비전공자가 보기에 물리학은 오히려 현상의 이해를 어렵게 한다. 물리학 언어인 수학적 기호와 표현 방식이 익숙지 않기 때문. 저자는 자신의 과거 이야기와 음악을 동원해 친절하게 물리학을 해설한다. 단순히 물리학 언어의 의미를 알려주는 데 그치지 않고 뇌과학, 생물학, 천문학 등 다양한 분야에 물리학이 어떻게 접목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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