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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 풍향계 ‘기획회의’ 200호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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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 풍향계 ‘기획회의’ 200호 발행

출판 풍향계 ‘기획회의’ 200호 발행
1999년 투박한 모습으로 창간된 격주간 출판 전문지 ‘기획회의’가 5월25일자로 200호를 맞았다. ‘기획회의’는 출판인들이 현안을 토론하고 경험을 나누며 대안을 모색하는 이른바 업계 잡지다.

언젠가 장르문학이 발달한 과정을 살피다 그 중심에 잡지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무릎을 친 적이 있다. 아이작 아시모프 같은 과학자는 1951년 ‘파운데이션 시리즈’라는 공상과학(SF) 소설을 썼을 뿐 아니라, 77년 ‘아시모프의 SF 매거진’이라는 잡지를 창간했다. 잡지의 활성화는 관련 산업의 중흥을 이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데, 이런 현상은 영화 등 문화 관련 산업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 이슈와 논쟁을 이끈 잡지가 출판계에 존재한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감사할 일이다.

‘기획회의’는 200호를 자축하기 위해 특별기획 단행본 ‘21세기 한국인은 무슨 책을 읽었나’를 출간했다. 21세기에 탄생한 베스트셀러 200권을 선정해 리뷰를 싣고, 전문가들이 진단한 분야별 흐름도 담았다. ‘기획회의’가 걸어온 길과 21세기 전반기 우리 출판이 달려온 모습이 이 한 권을 통해 대략 정리될 법하다.

특별기고 형식으로 ‘21세기에 등장한 밀리언셀러 60종’도 담았는데, 20세기와 다른 21세기의 밀리언셀러 만들기 법칙이란 점에서 의미심장하다. 21세기, 그 어느 때보다 출판계의 위기감이 높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수십 종의 밀리언셀러가 등장했다.

불황이라지만 책은 많이 팔렸다. 다른 식으로 말하면 빈익빈 부익부가 심화됐으며, 대형 출판사와 소수의 독립 출판사로 재편된 시대를 살고 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21세기를 수놓은 밀리언셀러의 법칙은 무엇일까. 첫째, 소설에 국경은 없다. 전 세계적으로 마케팅하고, 지구촌 사람들이 공동으로 읽는다. 국내에서 2000만 부 이상 팔린 ‘해리포터’ 시리즈를 시작으로 ‘다 빈치 코드’ ‘연금술사’ 등이 모두 지구촌 베스트셀러다.



둘째, 블록버스터 학습만화가 밀리언셀러가 된다. ‘만화로 읽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 이어 ‘Why?’ 시리즈, ‘마법천자문’ ‘코믹 메이플 스토리’ ‘서바이벌 만화과학상식’ 등은 최소 300만 부에서 최대 2000만 부까지 팔렸다.

셋째, 2000년대 이후 경제경영서 중에서도 ‘자기계발서’는 밀리언셀러의 산실이다. ‘살아 있는 동안 꼭 해야 할 49가지’ ‘아침형 인간’ ‘선물’ ‘마시멜로 이야기’ 등이 모두 밀리언셀러로 등극했다.

우리는 일찍이 책 읽는 문화를 만들지 못했고, 그 결과 인문서가 살아남기 힘든 척박한 텃밭에서 21세기 내내 넓은 의미의 실용서만을 탐독했다는 뼈아픈 지적이 있다. 21세기의 밀리언셀러를 돌아보니 이 지적에 수긍이 간다. 바라건대 ‘기획회의’ 같은 잡지가 활성화돼, 대중이 요구하는 책과 대중에게 질문을 던지는 책의 문화를 견인하길 바란다.



주간동아 588호 (p78~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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