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82

2007.04.24

여성 독자가 원하는 실용서

  • 출판칼럼니스트

    입력2007-04-18 20: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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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 독자가 원하는 실용서
    2006년 최고 화제작인 ‘여자생활백서’ 때문인지 ‘여성을 위한 성공학’ 책이 줄지어 출간되고 있다. ‘행복한 여자는 혼자서도 당당하다’ ‘끌리는 여자는 101가지가 다르다’ ‘알파걸’ 등의 메시지는 현명하게 20, 30대를 보내고 아름답고 매혹적인 여자로 살라는 것이다.

    물론 과거에도 여성을 위한 자기계발서는 존재했다. 하지만 더 이상 ‘남자처럼 일하고 여자처럼 승리하라’고 말하지 않고, ‘외박은 해도 지각은 하지 말라’ ‘술 마시고 절대 헤어진 남자에게 전화하지 말라’ ‘놀았다고 티내지 말라’와 같이 수다스럽지만 직설적으로 조언한다. 마치 ‘코믹 메이플스토리’를 통해 요즘 아이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듯 ‘여자생활백서’로 현재를 살아가는 20대 여성의 삶을 볼 수 있다고나 할까.

    돈과 남자 때문에 힘들어하는 ‘섹스 앤 더 시티’의 캐리, ‘세일!’이라는 글씨만 봐도 가슴이 터질 듯 ‘지름신’이 강림하는 ‘쇼퍼홀릭’의 레베카, 성공하기 위해 악마 같은 상사를 참아내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앤드리아를 모두 합쳐놓은 여자가 바로 요즘 20, 30대다. 그리고 이런 여자들의 달라진 취향을 적극적으로 반영한 책은 ‘여성을 위한 성공학’ 분야가 아니라 오히려 실용서다.

    먼저 시크한 세상 물정에 오감을 열어놓고 사는 패션 피플 서은영과 장윤주가 들려주는 옷 잘 입는 이야기 ‘스타일북’이 포문을 열었다. 이어 몸은 서울에 머물지만 마음은 뉴욕을 활보하는 여성들을 위해 ‘패션모델 송경아, 뉴욕을 훔치다’ 같은 책이 뒤를 잇고 있다.

    해외 여행서가 국내 여행서보다 2배 이상 매출을 보인 지 오래지만, 해외 여행서의 바람이 멈출 줄 모르고 더욱 거세지고 있다. 2006년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른 국내 여행서는 ‘대한민국 최고 여행지를 찾아라’가 유일하다.



    2004년 출간된 ‘아이 러브 도쿄’를 필두로 여성들이 선호하는 자유여행이나 시티여행, 도깨비 여행을 위한 해외 여행서들은 조금씩 진화한 형태로 지속적으로 출간되고 있다. ‘홍콩 필살기’ ‘금요일에 떠나는 상하이’ ‘밤도깨비 도쿄’ ‘인조이 도쿄’는 모두 여행 패턴의 변화에 맞춘 여행 가이드북이다. 짧은 시간에 최대한 도시를 즐기도록 최적의 여행 동선을 짜주거나 남들(더 정확하게 말해서 남자)이 가지 않는 아기자기한 소품 가게나 특별한 공간을 소개하는 데 중점을 둔다. 아예 쇼핑여행에 컨셉트를 맞춘 책도 있다.

    여기에 하나만 더하자면 ‘하우투 여행’보다는 언젠가 하고 싶고 가보고 싶은 욕망을 다룬 여행서의 등장이다. ‘이탈리안 조이’ ‘여자 혼자 떠나는 걷기 여행2’ ‘스페인 너는 자유다’는 모두 소시민이 꿈꿀 수 없는 장기 체류의 경험을 담은 여행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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