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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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떠나는 미술관 투어

  • 호경윤 아트인컬처 수석기자 www.sayho.org

    입력2008-10-15 15: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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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에 떠나는 미술관 투어

    아르코미술관에서 열리는 윤석남 개인전.

    미술기자 구보 씨, 새로운 모습으로 인사드립니다. 자, 이제 보름에 한 번꼴로 구보 씨와 함께 한국 미술 현장을 발이 부르트도록 쏘다녀보실까요. 한동안 비엔날레다, 아트페어다 한바탕 난리법석이 벌어진 이후 미술시장도 조금씩 안정을 취해가는 모양입니다. 특히 얼마 전 열렸던 한국 최대의 아트페어 KIAF(9월19~23일)는 지난해의 성공과 올해 미술품 양도세 과세 방침 때문에 그 성과에 더욱 관심이 몰렸죠. 다시 말해 ‘한국 미술시장 거품론’에 대한 진상을 궁금해했던 것입니다. 정말 미술시장에 거품이 끼었던 거냐고요? 네, 일단은 ‘맞다’고 해두죠. 우선 판매액수가 내려갔기 때문입니다. 행사 첫날부터 지난해와 분위기가 판이하더라고요. 사람 수가 적었고, 팔려나가는 장면이 잘 보이지 않았다는 거죠. 그렇지만 오히려 구보 씨는 더 좋았더랬습니다. 왜냐하면 부스마다 내놓은 작품들의 수준이 지난해보다 높아졌더라고요. 게다가 지난해의 성공을 보고 참여한 외국의 유명 화랑도 많았거든요.

    국공립 미술관서 페미니즘·사진·비디오아트 등 다양한 전시

    가을에 떠나는 미술관 투어

    ‘한국현대사진 60년’전에 참여하는 김한용 작가와 스튜디오 사진.

    미술시장이 잘되든지 말든지 미술관은 저 두꺼운 벽처럼 한결같이 담담한 표정이네요. 다들 알고 계시죠? 미술관과 갤러리의 차이 말이에요. 큰 거? 작은 거? 대략 규모로 넘겨짚으시면 곤란합니다. 가장 큰 차이는 바로 작품을 파느냐, 안 파느냐에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갤러리는 작품을 파는 곳이고, 미술관은 작품을 모으는 곳입니다. 그래서 갤러리의 가장 큰 손님은 미술관인 셈이고요. 여하튼 대부분의 미술관은 정부에서 운영하기 때문에 예산이 정해져 있어서인지, 미술시장 분위기에 촉각을 세우는 편은 아닙니다. 어쩌면 순수미술에서는 비엔날레 같은 잔치나 아트페어 같은 5일장보다 미술관에서 열리는 의미 있는 기획전이 더 필요한 것인지도 모르겠네요. 그럼 요즘 국공립 미술관에서는 어떤 전시를 하는지 살펴볼까요? 먼저 경기도미술관에서는 제목부터 여성주의로 뜨겁게 불타오르는 ‘언니가 돌아왔다’전(11월30일까지)이 열리고 있습니다. 이 전시에는 평소 페미니즘에 관심을 두고 작업해온 작가 윤석남 강은수 손국연 송상희 이순종 장지아 홍현숙 등이 참여합니다. 이중에서 윤석남은 ‘한국 페미니즘 미술의 대모’라고 불리는데요,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 있는 아르코미술관에서 대규모 개인전(11월20일까지)도 열리고 있답니다.

    아 참,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리는 세계적 비디오 아티스트 빌 비올라의 개인전(10월26일까지)과 ‘한국현대사진 60년’전(10월26일까지)도 종료일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꼭 가보시기 바랍니다. 요즘에야 DSLR 카메라가 흔해져서 너도나도 찍지만, 이번 전시에 나온 1924년생 김한용 작가는 일제강점기 저 멀리 만주사진학교에서 어렵게 사진을 배워 1세대 광고 사진가가 됐다고 합니다. 이번에는 풍경사진 두 점을 내놓았는데, 사실 이 할아버지 작가의 스튜디오에 가면 벽과 천장은 물론, 심지어 화장실에까지 김지미 유지인 태현실 윤정희 등 1960~70년대 광고사진이 빼곡히 붙어 있을 정도니까요.

    그런데 미술관까지 가려니 너무 멀다고요? 어쩌겠어요, 그것도 한국미술 현실의 단면인 것을. 그래서 최근에는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국군기무사령부 땅에 국립현대미술관 분관을 짓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좀더 편한 ‘문화생활’을 위해 ‘기무사에 미술관을 원하는 사람들의 모임’ 홈페이지(www.fgam.org)에서 온라인 서명 한번 하고 가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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