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간동아 로고

  • Magazine dongA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현대미술 따라잡기

소통을 위한 미술, 소통을 벗어난 미술

  • 유진상 계원조형예술대 교수·미술이론

소통을 위한 미술, 소통을 벗어난 미술

소통을 위한 미술, 소통을 벗어난 미술

움베르토 에코

현대미술과 관련해 가장 모호한 개념 중 하나가 ‘소통’이다. 많은 사람들이 미술을 통해 소통해야 한다거나 현대미술이 많은 이들에게 더 쉽게 다가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과연 현대미술은 소통을 위한 것일까? 현대미술에 국한해 결론부터 말하자면, 소통을 위한 미술과 그것보다 더 큰 나머지가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만큼 소통을 벗어난 미술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이야기다.

1962년에 쓰인 ‘열린 예술작품(Opera Aperta)’이라는 책에서 움베르토 에코는 다음과 같이 말한 바 있다.

“(예술에 대한 담론에서) 절대적으로 구분되는 두 개의 영역이 있다. 하나는 소통에 대한 것으로, 그것은 인간의 행위들과-주체, 이야기, 복선 등이 의미를 띠는-‘구체적(concrete)’ 관계들을 대상으로 한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예술로 하여금 절대적으로 ‘형식적인(formal)’ 유형의 발화 내용을 기술적 구조의 수준에서 만들어내게 하는 것이다.”

다소 어려운 이 문장은 베르톨트 브레히트와 제임스 조이스를 비교하면서 나온 것이다. 브레히트가 교육적이고 혁명적인 예술을 위해 소통을 강조한 반면, 조이스는 즉각적인 소통을 달성하지는 못하지만 내적 일관성을 지닌 독자적 양식(style)을 추구했다.

서로 섞일 수 없고 비교될 수도 없는 이 두 위대한 예술가에 대해 논하면서 에코는 조이스의 편을 들고 있다. 그는 보르헤스도 인용한 바 있는 조이스의 저 유명한 말-“내게 정치에 대해 말하지 마시오. 나는 오직 형식(또는 문체, style)에만 관심이 있을 뿐이오.”-을 이 책의 결론에서 강조하고 있다.



그는 “예술적 언어가 즉각적으로 이해 가능한, 구체적 ‘용도’를 지닌 언어로 번역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흔히 거론되듯 예술의 ‘쓸모없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말한다. 소통되지 않는 예술이라고 해서 의미가 없지는 않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그의 생각과는 달리 예술의 ‘무용성(無用性)’과 예술적 소통의 기능에 대한 오해는 현대미술에 대한 합당한 접근을 가로막는 배타적 관념들로 이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주간동아 550호 (p78~78)

유진상 계원조형예술대 교수·미술이론
다른호 더보기 목록 닫기
1339

제 1339호

2022.05.13

블랙&화이트, 공식 데뷔한 ‘쿨톤’ 김건희 여사의 TPO 전략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