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53

2008.09.16

2개월 동안 미술아 놀자!

  • 호경윤 아트인컬처 수석기자 www.sayho.org

    입력2008-09-12 10: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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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개월 동안 미술아 놀자!

    2008 광주비엔날레 출품작. 니나 피셔 & 마로안 엘 사니, Spelling Dystopia(2008).

    무더위가 한풀 꺾인 요즘, 한국 미술계가 후끈 달아올랐다. 아니, 아시아 미술계 전체가 비엔날레 열기로 뜨겁다. 9월5일에는 광주비엔날레, 다음 날엔 부산비엔날레와 중국의 광저우트리엔날레가 개막한다. 또 9일에는 난징트리엔날레와 상하이비엔날레, 11일에는 싱가포르비엔날레가 시작되고, 12일에는 다시 한국에서 미디어시티-서울이 문을 연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13일 마지막 순서로 요코하마트리엔날레와 타이베이비엔날레가 기다리고 있다.

    2008 광주비엔날레(9월5일~11월9일)는 카셀도큐멘타, 세비야비엔날레 등의 총감독을 지낸 ‘스타’ 큐레이터 오쿠이 엔위저가 예술총감독으로 선임됐다. 인도의 랜지트 호스코테와 한국의 김현진이 함께 기획하는 이번 비엔날레의 주제는 파격적이게도 ‘없다’. 대부분 비엔날레는 광범위하고 추상적이지만 특정 주제를 정해놓고 담론을 제시하는 것이 기본 취지이자 전형적인 방법이다. 그러나 광주비엔날레는 ‘주제 없음’이라는 다소 급진적인 선택을 했다.

    지난 1년 동안 전 세계에서 열렸던 전시를 스크리닝해 ‘연례 보고’하는 형식으로, 국제 미술네트워크의 변화와 미술의 새로운 양상을 보여주려는 것이다. 광주 혹은 한국에 발이 묶여 있는 대부분의 관객에게 한스 하케, 고든 마타 클락, 실파 굽타 등 다른 나라에서 열린 전시 가운데 좋은 평가를 받은 작품만 한자리에서 볼 수 있으니 더없이 좋은 기회다. 한편으로는 기획자들이 이런 일차적인 방식으로 접근한 데 대해선 좀 허탈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곰곰 생각해보면 올해 광주비엔날레의 기획자들은 아마도 ‘그들만의 리그’에서 전에 본 적 없는 큐레이터십을 뽐내려는 심산인 듯하다. 그러나 국제 미술계에서 날고 기는 ‘그들’과 단체관람으로 동원될 관객들 사이의 괴리는 크게 벌어지는 콘셉트가 아닌가 싶다. 따라서 그 간격을 줄일 수 있는 열쇠는 해외 곳곳에서 들어오는 명작 사이사이에 ‘끼워 넣어’질 새로운 ‘제안’들의 재배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신정아 사건으로 이미지에 타격을 입은 광주비엔날레는 지역사회와 미술계로부터 재단의 전반적인 개혁을 요구받기도 했다.

    광주는 파격적으로 ‘주제 없음’, 부산은 ‘낭비’ 주제로 정해

    2개월 동안 미술아 놀자!

    1. 아이작 줄리앙, Western Union : Small Boats(2007). 2008 부산비엔날레 출품작. 2. 니시오 야스유키 작품. 3. 테레사 허버드 작품.

    최근 박광태 광주시장을 이사장으로, 재단이사회 실무를 맡을 상임부이사장(문화 CEO)으로 미술평론가 이용우 씨를 선임한 광주비엔날레의 새로운 운영체제가 비엔날레의 예술적 본질까지 업그레이드하길 기대한다.



    바다가 있는 도시라는 특장점을 내세우는 부산비엔날레(9월6일~11월15일)는 매 회마다 ‘현대미술전’ ‘바다미술제’ ‘조각프로젝트’로 구성된다. 이번 비엔날레의 전체 주제는 ‘낭비’. ‘현대미술전’의 김원방 감독은 그 대주제 아래로 ‘이미 지나치기 때문에’라는 세부 주제를 잡고, 25개국 93명의 현대미술 작가를 모았다. 광안리해수욕장을 중심으로 전시를 준비한 ‘바다미술제’의 전승보 감독은 “이곳을 전시장소로 선택한 것은 우연일 수도 필연일 수도 있으며, 내 어린 시절의 마음이 되살아나는 듯하다”고 고백했다. 지난해 7월 5대 운영위원장으로 이두식 홍익대 교수를 임명한 뒤 첫 행사인 이번 비엔날레에는 부대전시가 많다.‘미술은 살아 있다’전, ‘미술은 지금이다’전과 부산 시내 32곳의 화랑에서 ‘갤러리페스티벌’ 등이 열린다.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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