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70

2007.01.23

누리꾼이 생사람 잡을라

  • 이동현 스포츠한국 연예부 기자 kulkuri@sportshankook.co.kr

    입력2007-01-17 11: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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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리꾼이 생사람 잡을라
    이찬-이민영 커플의 갑작스러운 파경이 2007년 새해 연예계를 충격으로 몰아넣은 것도 잠시, 이번엔 이미 방송계를 떠난 노현정 전 KBS 아나운서의 이혼설이 연예계에 화제를 뿌리고 있다.

    노현정 이혼설의 출발은 지난 연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노씨는 시댁 식구들과 연말연시를 보내기 위해 잠시 귀국했다. 그런데 남편 정대선 씨와 동행하지 않고 홀로 입국한 사실이 알려지며 이혼설이 불거진 것. 출처도 근거도 불분명한 이혼설은 이때부터 인터넷을 통해 급속히 확대 재생산됐다. 누리꾼들의 댓글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과정에서 이혼설에는 살이 붙었고 마치 기정사실처럼 포장되기에 이르렀다.

    이찬-이민영 커플의 파경 소식과 이를 둘러싼 배경 취재에 혼이 쏙 빠져 있던 연예 관련 언론매체들은 ‘또 터졌구나!’ 하고 방송가를 샅샅이 훑어대며 취재에 열을 올렸다. 정대선 씨가 결혼 전 근무했던 BNG스틸은 물론, KBS 아나운서팀과 예능팀 보도팀 등에는 취재진의 확인 방문과 전화가 빗발쳤다. 이로써 노현정 이혼설은 기정사실화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이 사건은 결국 해프닝으로 끝났다. 정대선 씨는 학업에 전념하느라 미국에 남아 있었을 뿐이었고 노현정 씨는 열흘 남짓의 귀국 기간에 시댁과 친정을 오가며 가족과 즐거운 시간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가의 새해 가족모임에도 참가하고, 시숙부인 정몽준 대한축구협회장과도 만남을 갖는 등 오랜만에 가족, 친척들과 정을 나눴다. 그 과정에 가족에게 임신 사실을 알렸고 시댁 어른들의 사랑까지 듬뿍 받고 미국으로 돌아갔다고 전해진다. KBS 동료들과도 만남의 시간을 가진 노씨는 1월7일 남편 곁으로 돌아갔다.

    근거가 불분명한 ‘노현정 이혼설’이 연예계를 강타한 배경엔 ‘노현정 극비리에 귀국’이라는 제목으로 노현정 씨의 귀국 소식을 전한 인터넷 매체의 자극적인 보도가 있었다. ‘극비’라는 표현이 일부 누리꾼을 자극했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소문을 낳기 시작한 것이다. 여기에는 증권가 소식지(일명 ‘찌라시’)도 일조했다. 결혼과 함께 방송가를 떠난 지 5개월이 지났지만 변함없는 유명세를 치르게 된 셈.



    노현정 씨는 국내에 머무는 동안 KBS 아나운서 동료들을 만난 자리에서 이제 더 이상 공인이라고 볼 수 없는 자신에 대해 여전히 필요 이상의 관심을 기울이고 선정적 보도를 하는 언론매체에 불만을 토로했다고 한다. 그저 귀국했을 뿐인데 ‘극비리’라는 자극적인 문구를 쓴 점에 대한 불만인 것. 노씨는 2006년 8월 결혼식 당시 기자회견에서 “결혼 이후에도 많은 ‘관심’ 가져주시고 사랑해달라”고 말했는데 그 발언이 고스란히 현실화되고 있는 듯한 상황이다.

    다행히 이혼설이 불거진 시점은 노현정 씨가 이미 한국을 떠난 후였다. 만일 국내에 머무르고 있었다면 쓸데없는 관심에 시달리고 마음고생을 했을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그나마 반가운 것은 노현정 씨가 2세를 가졌다는 소식이 전해진 점이다. 노현정 씨는 현재 임신 3개월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6월이면 아기 엄마가 될 전망. 이른바 ‘황금돼지띠’ 아기의 엄마가 된다. 새해에 터진 엉뚱한 소문을 액땜으로 삼고 행복한 아내로, 행복한 엄마로 오래오래 잘 살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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