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62

2006.11.28

한류 기세 꺾였다고? 누가 그래!

  • 이동현 스포츠한국 연예부 기자 kulkuri@sportshankook.co.kr

    입력2006-11-22 17: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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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류 기세 꺾였다고? 누가 그래!

    일본 도쿄 부도칸에서 단독 콘서트를 연 안재욱.

    ‘한류는 위대하다!’

    가수 겸 탤런트 안재욱이 11월8일 일본 도쿄 부도칸(武道館)에서 단독 콘서트를 성공적으로 치렀다. 여전히 식지 않은 ‘한류의 힘’을 유감없이 떨쳐 보인 이날 공연에는 1만여 명의 여성 관객이 객석을 가득 메웠다.

    이번 콘서트는 일본 공연문화의 메카인 부도칸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더욱 컸다. 부도칸은 일본 가수들에게 ‘꿈의 무대’로 여겨지는 곳. 일본 가수들도 어지간한 스타가 아니고서는 좀처럼 콘서트 기회를 얻기가 어렵다고 한다. 그런 장소에서 한국에서 가수로서는 그다지 높은 평가를 받지 못하는 안재욱이 성공적으로 공연을 치른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류가 일본에서 여전히 위상이 대단함을 입증한 사례이기 때문이다.

    2006년 들어 일본 내에서 한류스타들에 대한 흠집 잡기를 비롯해 ‘혐(嫌)한류’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한류 열풍의 기세가 한풀 꺾이고 있다는 ‘한류 위기론’도 국내 연예계에 팽배했다. 그러나 한류스타 안재욱은 이러한 위기감을 단번에 날려버렸다. 한류 열풍이 시들지 않았음을 몸소 증명한 셈이다.

    안재욱은 이날 1만여 관객과 2시간 30분 동안 함께 호흡하며 열광적인 무대를 만들었다. 부도칸을 찾은 관객 대부분은 30대 이상 여성 팬이었다. 50대 이상 초로의 여인들도 심심치 않게 눈에 띄었다. 이들은 공연 내내 자리에서 일어서서 흥겨운 멜로디에 몸을 맡긴 채 한류스타 안재욱과 하나가 됐다. 안재욱이 자신의 최고 히트곡 ‘Forever’를 앙코르 곡으로 부를 때엔 너 나 할 것 없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따라 부르며 공연의 열기를 즐겼다.



    중년 여성들이 이처럼 열광적으로 공연을 즐기는 것은 일본에서도 보기 드문 풍경이다. 일본 가요 관계자들도 “새로운 공연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평가할 정도. 일본 가요에 열광하는 이들이 대부분 10, 20대 신세대인 것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안재욱에 앞서 부도칸 콘서트를 가진 박용하, 류시원 등의 한류스타들도 중년 여성 팬들의 열광적인 환호 속에 함께 호흡하며 성공적인 무대를 펼쳤다. 그리고 이는 자연스레 한류 열풍이 일본 연예계의 시장 자체를 대폭 확대했다는 평가로 이어졌다. 일본 가요계의 한 관계자는 “안재욱, 류시원, 박용하 등의 음악적 실력을 높이 평가하긴 어렵다. 하지만 일본 가요계에 중년 여성 팬들을 대상으로 한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낸 점에서 개척자다. 그들이 만든 시장은 생활 속에 깊이 파고들어 있는 만큼 지속성은 더욱 강할 것”이라고 높게 평가했다.

    안재욱은 공연을 마친 뒤 “나이 지긋한 아주머니 팬들이 그처럼 열정적으로 콘서트를 즐겨주셔서 더욱 힘이 났다. 1만여 관객과 하나 된 2시간 30분이라는 시간이 너무 짧게 느껴졌다”며 “한류는 일본 팬들에겐 문화를 넘어 생활의 일부가 돼가고 있다는 인상을 강하게 받았다. 중년 여성들이 생활 속에서 즐길 수 있는 문화가 된 것이다. 일본의 신세대 인기가수가 공연한다고 해서 아주머니들이 1만명이나 모일 것 같은가.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한류의 힘이다. 자랑스럽다”고 한류에 대한 강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안재욱의 말대로 한류의 힘은 아직 꺾이지 않았다. 생활 속에서 문화를 즐기기 원하는 중년 여성 팬들은 조용한 가운데 한류의 지지세력으로 확고한 버팀목이 돼주고 있다. 안재욱의 이번 부도칸 콘서트는 한류가 겉으론 약해진 감도 있지만 일본 팬들의 생활 속으로 파고들어 뿌리 깊게 자리잡고 있다는 자부심을 느끼게 한 생생한 현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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