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91

2007.06.26

천정부지 맨해튼 호텔 요금 뉴욕 즐기기 부담 가중

  • 입력2007-06-22 09: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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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정부지 맨해튼 호텔 요금 뉴욕 즐기기 부담 가중

    미국 대통령이 뉴욕을 방문할 때 머무른다는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

    얼마 전 한국에서 미국 뉴욕 방문 계획을 세우던 A씨는 호텔 예약을 위해 인터넷을 뒤지다가 깜짝 놀랐다. 맨해튼의 호텔 요금이 그동안 너무 올랐기 때문이다. 하루 300달러 이하의 호텔을 찾기가 힘들었다. 미국에서 저렴한 호텔 체인으로 유명한 ‘컴포트 인’은 하루 310달러, 역시 대중적 호텔 체인인 ‘햄프턴 인’은 500달러가 넘었다. 미국 다른 도시에서 ‘컴포트 인’ 같은 호텔 체인은 100~150달러면 잘 수 있다.

    맨해튼 내에서는 수요가 몰리는 주말에 500달러 이하의 3성급 호텔을 찾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맨해튼에 인접한 뉴저지주의 호텔을 예약하려 했지만, 이도 쉽지가 않았다. 뉴저지주의 호텔을 예약하면 렌터카가 있어야 하는데, 교통이 복잡한 맨해튼에서 운전할 자신이 없는 데다 맨해튼 주차료가 천정부지여서 이것도 포기하고 말았다.

    A씨는 결국 맨해튼 할렘 근처의 저렴한 게스트하우스에 머물 수밖에 없었다. A씨는 “맨해튼의 물가가 비싸단 말은 들었지만 이 정도까지인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사실 A씨의 경험은 맨해튼에서는 그리 새로운 것이 아니다. 2001년 9·11 테러 이후 어려움을 겪은 맨해튼 호텔업계는 요즘 사상 최대 호황을 누리고 있다. 관광객이 집중적으로 몰리는 6, 7월 호텔 요금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웬만한 호텔은 400달러를 줘야 예약할 수 있다. 그런데 맨해튼 3성급 호텔의 시설은 다른 도시의 호텔에 비해 형편없이 떨어진다. 이 때문에 “호텔 요금은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미국 대통령이 뉴욕을 방문하면 꼭 머무는 뉴욕 최고급 호텔) 수준이지만, 시설은 모텔급”이라는 비판이 나올 정도.

    이처럼 호텔 이용 수요는 증가하지만 맨해튼 특성상 공급은 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요즘 맨해튼에서는 호텔을 고급 아파트로 재건축해 분양하는 사업이 인기를 끌면서 호텔 공급이 줄고 있는 상황이다.



    맨해튼은 미국에서 밤에도 걸을 수 있는 유일한 도심 지역으로, 미국 어느 도시보다도 볼거리와 먹을거리가 많다. 그러나 이곳을 제대로 즐기려면 상당한 지출을 감수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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