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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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어 열풍 맨해튼에 상륙

  • 입력2006-12-13 15: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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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이들까지 “니 하오”요즘 뉴욕에 있는 유엔 주재 중국대표부 소속 중국 외교관들에게는 유엔에 함께 근무하는 다른 외교관들에게서 중국어 선생을 구해달라는 요청이 끊이지 않는다. 경제 성장 등으로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위치가 커지면서 일어난 변화다.

    전 세계에 불고 있는 중국어 열풍이 미국에도 상륙했다. 뉴욕 맨해튼에 있는 중국문화원에도 중국어를 배우려는 수강생이 부쩍 늘었다. 성인들만 배우는 것이 아니다. 5~12세 어린이들도 중국어 배우기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중국어를 배우는 학생들도 중국계 미국인이 아닌 백인이 다수를 차지한다. 맨해튼의 중국문화원은 맨해튼에 자리잡은 미국 기업들을 상대로 아예 사원 교육용 중국어 강좌를 패키지로 제공하고 있다.

    지금까지 미국에서 외국어 교육은 스페인어, 프랑스어 등 서유럽 계통 언어들이 절대 다수를 차지했다. 아시아 언어 중에서는 일본어에 일부 미국인들이 관심을 보였을 뿐이다. 중국어 배우기가 서유럽 계통 언어보다 어려울 뿐 아니라 미국이 여전히 유럽 중심 사고에 익숙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세계 최대의 인구에, 앞으로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소비시장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은 중국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자 미국에서 중국어 배우기 열기가 고조되고 있는 것이다. 미국 전역 고등학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2400개 학교가 중국어 코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른 계층보다 ‘세상 돌아가는 법’을 더 잘 알게 마련인 상류층의 중국어 열풍은 더욱 거세다. 맨해튼 일대 부유층을 중심으로 보모를 구할 때 아예 똑똑한 중국인 보모를 구하는 것이 유행이다. 어차피 보모가 필요한데 중국어를 구사하는 보모를 구한다면 ‘애도 맡기고 중국어 회화도 배울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미국 대학생들의 유학 코스로도 인기가 높다. 미국 대학생들은 전에는 유학지로 아시아 지역에서는 일본을 1순위로 꼽았으나 지금은 중국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 중국에서 공부하는 미국 유학생은 해마다 2배 이상 급증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미국 공교육에서 중국어 교육이 본격적으로 ‘뜨지’는 못하고 있다. 가장 큰 걸림돌은 중국어도 잘하고 영어에도 능숙한 교사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에 중국이 정부 차원에서 미국에 유능한 중국어 교사를 보내기 위해 발벗고 나서고 있지만 당분간 중국어 교사 부족 현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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