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90

2007.06.19

야구와 골프 두 ‘젊은 왕자’에 일본열도가 후끈

  • 입력2007-06-13 14: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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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구와 골프 두 ‘젊은 왕자’에 일본열도가 후끈

    이시카와 료(왼쪽)와 사이토 유키.

    두 명의 젊은 ‘왕자’가 일본열도를 달구고 있다. 먼저 대학야구의 사이토 유키(18) 투수. 지난해 고시원대회 우승투수로 고교야구 열풍을 일으켰던 사이토는 경기 때마다 파란 손수건으로 땀을 닦는 모습을 보여 ‘손수건 왕자’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런 그가 올해 와세다대학에 진학해 이번에는 대학야구 붐을 일으키고 있다.

    6월3일 도쿄 진구(神宮) 구장에서 열린 도쿄 6대학 리그 결승전에는 3만6000명의 관중이 몰려 전석 만원을 기록했다. 이 대회 사상 만원 기록은 1997년 봄 이후 10년 만의 일. 이날 경기는 사이토가 선발로 나선 와세다대학이 게이오대학을 9대 5로 눌러 승리했다. 스포츠신문뿐 아니라 ‘아사히신문’ ‘요미우리신문’ 등 종합지들도 우승사진을 1면에 게재할 정도로 이 소식은 융숭한 대접을 받았다.

    그간에도 사이토 투수가 가는 곳마다 늘 팬들이 카메라를 들고 몰려들어 화제가 되곤 했다. 연습 장면을 취재하려는 매스컴의 카메라와 접근을 금지하는 대학 측의 숨바꼭질도 계속됐다. 스포츠신문 1면에 수풀 사이로 사이토의 뒷모습이 찍힌 사진이 큼지막하게 실리는 식이었다.

    또 한 사람의 왕자는 세계 남자프로골프투어 사상 최연소 챔피언이 된 15세의 고교 1년생 이시카와 료. 늘 쑥스러운 듯 싱그러운 미소를 머금고 있어 그에게는‘수줍음 왕자’라는 별명이 붙었다.

    이시카와는 5월20일 일본 오카야마 현에서 열린 일본골프투어(JGTO) ‘먼싱웨어오픈 KSB컵’(총상금 1억엔)에서 쟁쟁한 프로골퍼들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그로서는 프로대회 첫 출전에서 세계 주요 남자프로골프투어 사상 최연소 챔피언이 된 것. 이 대회에서 그의 우승 스코어는 4라운드 합계 12언더파 276타(72·69·69·66). 평균 비거리는 300야드를 넘나들었다.



    수줍은 표정으로 “타이거 우즈처럼 세계 골퍼들을 즐겁게 해주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하는 그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자, 낮은 인기로 고심하는 아베 신조 총리가 즉각 그를 총리관저로 불러들여 악수하는 장면이 매스컴을 통해 보도되기도 했다.

    이시카와 선수에 대한 매스컴의 취재 열기도 대단하다. 6월6일에는 지난달 투어 우승 후 처음으로 공식대회에 출장하는 그를 취재하기 위해 한 공중파 방송이 과도한 취재를 시도했다가 사과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방송사 측이 경기 중 이시카와 선수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기 위해 같은 조에서 돌 예정인 경기자에게 마이크 장착을 부탁했다가 거절당한 것.

    일본인들이 두 ‘왕자’에게 열광하는 이유는 무한한 장래성을 보여주는 데다 외모도 수려하고 예의 바르다는 점 때문. 모 방송국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사이토 투수와 이시카와 선수의 장점 1위로 산뜻함이 꼽혔고 청결, 예의 바름이 뒤를 이었다. 두 ‘왕자’ 열풍은 젊은 실력자에 목말라하는 일본의 사회현상도 반영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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