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43

2006.07.11

2006년 ‘여름 세일’ 쇼핑 전쟁 터졌다

  • 입력2006-07-06 13: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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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랑스의 여름 세일이 6월28일 시작됐다. 파리 시내는 대형 백화점은 물론 동네 잡화점에 이르기까지 온통 ‘Soldes(세일)’를 알리는 전단으로 뒤덮였다. 여름, 겨울 두 차례 있는 프랑스의 세일은 이제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얼마나 싸게 살 수 있기에 세일 기간에 맞춰 쇼핑 관광을 오는 외국인들까지 있을까. 한번 따져봤다.

    A라는 명품 브랜드 가방의 정상 판매가는 500유로. 세일 첫 주에는 보통 30% 정도 할인하므로 350유로다. 여기에 175유로 이상 구매하는 외국인에게 주어지는 면세 혜택 12%를 더하면 금액은 308유로가 된다. 명품 가방은 통상 프랑스 내 판매가가 한국과 아시아보다 20% 이상 싸다고들 한다. 20%만 치더라도 이 가방의 아시아 지역 판매가는 625유로 정도로 추산할 수 있다. 프랑스 세일 기간 때의 가격 308유로의 두 배가 넘는다.

    지난겨울 세일 때 AFP통신이 한 중국인 얘기를 소개했다. 그는 자기가 묵는 호텔이 어느 동네에 있는지 모른다고 했다. 그냥 일행들을 따라서 백화점을 뒤지고 다니는 중이라고 했다. 파리에는 관심이 없고, 파리의 물건들에만 관심이 있다는 얘기였다.

    어쩌다 한 번 프랑스의 세일을 맛보는 외국인은 그렇다 치고 매년 여름, 겨울 세일을 반복해 맞는 프랑스 사람들은 어떨까. 기자가 보기엔 마찬가지다.

    세일 첫날 대형 백화점 앞에서 개장 시간을 기다리며 진을 치는 사람들은 대부분 프랑스인들이다. 외국 쇼핑객들과 차이점이 있다면 프랑스인들은 대부분 타깃을 정해놓고 가게를 찾는다는 것이다. 세일이 시작되기 한두 달 전부터 매장을 돌아다니며 살 물건을 미리 찜해뒀기 때문이다.



    프랑스의 세일은 갈수록 열기를 더하고 있다. 다른 유럽 국가들에서 오는 쇼핑객은 여전하다. 여기에다 해외여행이 자유로워진 중국인들이 대규모로 가세하고 있다. 세일을 노려 파리를 찾는 외국인은 수만 명으로 추산된다. 업체들도 세일 기간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갖은 애를 쓴다. 세일 기간을 늘려달라고 아우성이다. 올해는 법으로 영업이 금지된 일요일에도 문을 열 수 있도록 해달라며 정부에 로비를 벌이고 있다.

    한마디로 ‘쇼핑 전쟁’이다. 지금 프랑스에선 지구촌을 달구고 있는 월드컵에 못지않은 뜨거운 쇼핑 전쟁이 또다시 시작됐다.



    파리 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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