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0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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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有感

“할 말 다 해보라”

  • 서정보 편집장 suhchoi@donga.com

    입력2017-06-26 10:4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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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 정부가 높은 지지율을 바탕으로 순조롭게 국정을 운영할 것이라는 기대가 어긋나고 있다. 한미정상회담, 사드 배치, 장관 국회 인사청문회, 젠더 논란 등으로 시끄럽고 어수선할 따름이다. 이미 검찰개혁 선봉으로 내세우려 했던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겐 ‘전(前)’이란 수식어가 붙었다. 새 정부의 상큼함은 문재인 대통령의 소탈한 행보에서나 가끔 보일 뿐, 과거 정부에서 보던 식상한 일들이 그대로 반복되고 있다. 왜 이 지경에 이르렀을까.

    조직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인 김호 더랩에이치 대표는 최근 칼럼에서 기업 임원을 컨설팅할 때 이렇게 부하직원과 소통하라고 조언한다고 한다. “일대일로 티타임을 갖고, 조언이나 판단을 하려 하지 말고, 질문으로만 대화를 이끌어가며,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라.”

    비단 기업에서만 필요한 일이 아니다.

    ‘노동개혁의 경우 마크롱 대통령은 당선되고 바로 그다음 주 최대 노조 단체와 경영자 단체 8곳을 엘리제궁으로 불러 노동개혁을 설명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아침 9시부터 저녁 7시까지 차례대로 한 명씩 부르고, 그들이 나갈 때마다 배웅한 뒤 엘리제궁 마당에서 브리핑까지 하게 해줬다.’

    이번 호 12쪽에 나오는 엠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이야기다. 마크롱 대통령이 실제 어떻게 대화를 이끌었는지 모르지만, 소통이 필요할 때 유사한 방식을 쓴 것이다.



    마크롱 대통령의 행적을 보면 문 대통령이 참고할 게 많을 듯하다. 둘 다 국민의 지지를 받는 대통령이다. 그러나 한쪽은 외연을 확장하며 더욱 힘을 받고 있는 반면, 다른 한쪽은 여소야대 상황에서 힘이 부쳐 보이는 형국이다.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한 문 대통령은 점점 ‘국민의 뜻’ 뒤에 숨는 듯하다.

    불러서 만났으면 한다. 그리고 이렇게 말하자. “서로 할 말 있으면 오늘 다 해봅시다.” 비록 ‘쇼’라고 해도 좋다. 우리는 이런 감동적 상황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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