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849

2012.08.06

박지원 전격 출두 이한구 새 됐다

  • 김행 소셜뉴스 위키트리 부회장

    입력2012-08-06 09:4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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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지원 전격 출두 이한구 새 됐다
    제갈량의 머리와 조조의 간계를 동시에 가졌다고 해서 ‘제갈조조’라고 부르는 박지원 민주통합당(이하 민주당) 원내대표. 그에 대한 정치적 호불호나 그의 혐의에 대한 논란을 떠나, 7월 31일 대한민국 정치는 박 원내대표가 다 말아먹었다. 당일 오후 2시 40분까지 언론은 8월 2일로 예정된 박 원내대표 체포동의안 표결을 두고 ‘가결이냐 부결이냐’ 설왕설래했다.

    그러나 당일 오후 3시 박 원내대표는 검찰에 전격 출두했다. 검찰은 물론 언론도 새누리당도 심지어 민주당조차 예상치 못한 ‘박지원 칼’에 모두 허가 찔렸다. 출두시간마저 계산한 완벽한 시나리오였다.

    통상 정치인의 출두시간은 오전 10시다. 그러나 박 원내대표는 3차례의 검찰 소환 통보에 불응하다 8월 2일로 예정된 체포동의안 표결 직전의 마지막 순간을 7월 31일 오후 3시로 스스로 정했다.

    3시? 절묘한 타이밍이다. 통상 신문사들은 다음 날 신문 발행을 위한 마지막 편집회의를 오후 2시에 한다. 그의 3시 출석을 전달받은 언론사들은 혼비백산했다. 그는 언론을 상대로 보기 좋게 한 방 먹였다. 또한 그의 전격적인 출두를 예상치 못한 검찰은 증인인 임석(50·구속기소) 솔로몬저축은행 회장, 오문철(59·수감 중) 보해저축은행 전 사장과의 대질조사도 준비할 수 없었다. 시간으로 봐서 검사 나리님(?)들은 당일 저녁 술자리 약속이나 챙기고 있지 않았을까. 게다가 박 원내대표는 전날 국회로 넘어온 체포동의요구서를 통해 검찰이 자신에 대해 어떤 혐의를 두는지 모두 파악하고 출두했다. 그의 혐의에 대해서는 법원이 최종 판정하겠지만 적어도 이날 출두에서는 누가 이기는 게임이었겠는가.

    그의 시나리오를 보는 순간 영화 ‘타짜’ ‘도둑들’을 만든 최동훈 감독이 떠올랐다. 최 감독은 직접 시나리오를 쓰는 감독으로 유명하다. 한 치의 시간차도 허용하지 않는 완벽한 구성(plot). 그러니 영화계는 최 감독이, 정치권은 박 원내대표가 쥐락펴락하며 평정했다고 할 수밖에.



    그의 노련함에 완전히 새(bird) 된 인물은 스스로를 백면서생이라 칭한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이 원내대표를 향한 조롱이 쏟아졌다.

    @bulko**** : 민주당 박용진 “박근혜, 이한구 계속 쓸 거냐” 이한구, 새누리당 내에서도 고립무원. 교체 여부 주목-황구는 대개 말복까지 살아남기 힘들다던데….

    @djaak**** : 새누리당은 1일 이한구 원내대표의 사퇴 약속을 지키라는 민주통합당의 압박에 대해 “임기는 새누리당 의원들과 당 각료들이 정하는 것”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amns**** : 박지원 대표의 자진 검찰 출두, 새누리당은 패닉…. http://j.mp/Ol**** 박근혜와 이한구는 꼼수 쓰지 말고 약속을 지켜라!

    @yoji**** : 박지원 부담 던 민주당, 국정조사 등 ‘강공모드’로. http://durl.me/2x**** 박지원 내공에 박그네나 이한구는 게임이 안 되는 듯ㅋㅋ 홍내관 김내관 이내관도 마찬가지ㅋ

    SNS상에서 조(鳥)누리당으로 불리는 새누리당에서 한 마리 새로 전락한 이 원내대표! 그가 과연 2012년 대통령선거를 치룰 수 있을까. 우려스럽다는 황‘우려’ 대표와 함께? 아 참, 황우려 대표는 황우여 대표가 본명이다. 여하튼 “완전히 새 됐다”. 적어도 SNS 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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