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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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인구의 중심 청원군 남일면

  • 강지남 layra@donga.com

    입력2008-12-01 16: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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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인구의 중심 청원군 남일면

    광복 이후 한국의 인구 중심은 해마다 1km 가량 수도권을 향해 움직이고 있다. 2004년 현재 인구 중심은 충북 청원군 남일면.

    에드거 스프링스로 급히 가다(Dispatch at Edgar Springs)’.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 탄생을 사흘 앞둔 11월1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이런 제목의 기사가 실렸습니다.

    에드거 스프링스는 미국 미주리주 남부에 있는 작은 마을입니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270명이 살았지만 이후 점차 쇠락해 2000년에는 190명 정도만 남았습니다. 기자는 이곳 집과 정원들 대부분이 곧 쓰러질 듯 방치돼 있다고 전합니다. 백인 거주지임에도 마을의 표심(票心)은 오바마 민주당 후보에게 기울었지만, 누구도 새 대통령이 그들의 삶을 바꾸리라 기대하진 않는다고도 썼습니다.

    조용한 시골마을이 중요한 때 세계 유수 신문의 전면에 등장한 까닭은 무엇일까요? 그건 이곳이 ‘미국의 중간(middle America)’이기 때문입니다. 계층적 혹은 지리적 중간은 아닙니다. 에드거 스프링스는 미국 인구의 중심(center of U.S. population)입니다.

    전체 인구의 몸무게가 동일하다고 가정한 뒤, 어느 쪽으로도 무게가 기울지 않는 지점을 통계에서는 인구의 중심이라고 부릅니다. 이 지점에서 동서남북 어디로 가든 동일한 수의 인구가 거주하는 것이지요. 미국의 가장 최근 인구조사인 2000년 센서스를 기준으로 할 때 미국 인구의 중심은 위도 37.696987, 경도 91.809567, 에드거 스프링스의 토박이 제프 해리스의 앞뜰 부근입니다.

    그렇다면 한국의 인구 중심은 어디일까요? 수소문 끝에 2004년 통계청에서 광복 이후 한국의 인구 중심을 분석한 비공개 자료를 찾았습니다. 2004년 현재 한국의 인구 중심은 위도 36.3536, 경도 127.3233으로 충북 청원군 남일면입니다. 남일면사무소 홈페이지는 이 마을을 ‘인구 8166명의, 고품질의 당도가 높은 청원생명딸기가 나는 인심이 후덕한 고장’이라고 소개합니다.



    서북으로 인구 이동 상징적 지표 … 수도권 집중 땐 계속 상승

    언뜻 통계적 ‘유희’로 보이는 인구의 중심은 인구 이동을 상징적이고도 쉽게 보여준다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잘 알다시피 미국인들은 19세기 중반부터 서부 개척을 해왔습니다. 자연히 인구의 중심은 동에서 서로 움직이며 서부개척 속도를 나타냅니다. 1790년 처음 측정된 인구 중심은 메릴랜드주 체스터타운으로 에드거 스프링스에서 1691km 떨어진 곳입니다. 즉 미국인들은 210년 동안 1691km, 1년에 8km 정도씩 이동해왔습니다.

    우리나라의 인구 중심은 동남에서 서북 방향으로 꾸준하게 이동하고 있습니다(그림 참조). 1949년 충북 영동군 양산면에서 시작해 옥천군, 보은군을 거쳐 청원군 남일면에 이르렀습니다. 이 연구를 주도한 통계청 박성건 사무관은 “우리나라 인구 중심은 수도권과 영동 지역의 대결”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두 지역 인구가 가장 많은 가운데 수도권으로 인구가 집중하는 추세이기 때문입니다. 한국인들은 55년 동안 54km 가량 이동했습니다. 1년에 1km가 채 되지 않으니, 역시 우리 땅이 미국에 비해 좁긴 좁네요.

    미국에서는 10년 간격으로 인구 센서스를 시행합니다. 그때마다 인구 중심을 새로 산출해 해당 지점에 동판을 설치하고 홍보용 티셔츠도 배포하는 등 인구통계 및 인구이동 개념을 알리는 계기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우리도 이런 이벤트를 펼치면 어떨까요?

    2012년 제18대 대통령선거 때는 한국의 에드거 스프링스 마을로 표심 취재를 가봐야겠습니다. 그때쯤이면 한국의 인구 중심은 청원군 남일면을 지나 청주 시내 즈음으로 옮겨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수도권 집중 현상이 멈추지 않는다면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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