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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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죽일 놈의 747은 여전히 진화 중

  •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입력2008-12-22 17: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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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죽일 놈의 747은 여전히 진화 중
    시작은 창대했으나 그 끝은 미미하리니. 새 정부는 출범과 동시에 ‘747(7% 성장,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 세계 7위 경제 달성)’을 전면에 내세웠다. 열 달이 지난 지금, 창대하던 목표와는 딴판으로 747은 새 정부에 대한 조롱거리로 전락, 각종 아류작을 만들어내며 진화했다. 특히 중요한 일이 터질 때마다 747은 이를 비꼬는 단골소재가 됐다.

    5월부터 7월까지 거리를 가득 메운 촛불집회는 새 정부에게 가장 큰 위기였다. 여론조사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었지만 공통적인 것은 대통령 지지율의 급격한 하락세. 특히 ‘내일신문’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6월16일 발표한 여론조사(‘그저 그렇다’는 답변이 포함된 5점 척도) 결과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7.4%에 불과했다. 부자가 망해도 3년은 간다는데 석 달도 못 가고 허우적거린 셈이다.

    8월 베이징올림픽 기간에 잠잠해진 듯했지만 747은 여전히 살아 있었다.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가 “이명박 대통령의 747 공약 가운데 마지막 7은 베이징올림픽에서 세계 7위에 올랐으니 달성한 것이다”라고 말해 많은 이의 공분(公憤)을 사기도 했으니 말이다.

    9월 리먼 브러더스의 파산으로 시작된 세계 금융공황은 한국 주식시장 역시 패닉 상태로 내몰았다. 1년 전만 해도 2000선을 유지하던 종합주가지수가 1000선이 붕괴되는 데 걸린 시간은 겨우 몇 달. 주가가 800대로 자유낙하하는 걸 본 사람들은 머리를 치며 747을 되뇌어야 했다. “747은 주가지수를 말하는 거였구먼!”

    12월이 되자 또다시 747이 화두다. 이번에는 New 747이다. 매년 홍수 피해액과 복구비용 7조원을 절약하는 4대강 정비사업을 추진해 7만 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하자고 한다. 이것이 대운하 사업인지를 둘러싼 논란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누군가의 말처럼 ‘7(칠)수 있는 4(사)기는 다 7(치)는 것’만은 제발 아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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